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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가 않아요.

찾고싶다 조회수 : 1,490
작성일 : 2011-03-01 01:21:13
제 마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어릴적엔 늘 목표가 있었어요.
학창시절엔 좋은대학에 가고싶었고..
고등학교때 연애하느라 성적이 뚝 떨어져서 기대했던 좋은대학은 못갔지만
어지간한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고..
대학교 다닐 때의 목표는 취업이었던 것 같아요.
취업준비할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결국 대기업에 취업했고
그때 참 기분 좋았었죠.

그렇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직장생활은 만만치가 않았구요..
직장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간관계나 여러가지 문제들..
그리고 업무가 나와 너무나 맞지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7년을 보냈네요.
직장에 다니면서.. 목표가 없어졌어요.
이 직장에서 잘나고싶다. 성공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안들어요.
그렇다고 박차고 나가서 다른 일을 알아볼 엄두도 안나구요.
용기도 부족하고 게으른 제가 한심하다는 생각만 들구요.

저는 제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할 수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저히 모르겠어요.
게으르고 끈기도 없고.. 뭘 하나 끝까지 해본게 없어요.
울 부모님이 말씀하시길 지금 다니는 회사 들어간거 말고는 제가 끝까지 제대로 한게 없대요.

어쨌든.. 그럭저럭 나이차서 결혼도 했어요.
남편은 참 좋은사람이에요. 예민하고 짜증잘내는 저를 잘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그런데.. 남편과는 교감한다는 느낌이 별로 없네요.
남자와 여자가 대화하는 방식이 틀려서 그런 것 같긴한데..
뭐랄까.. 남편과 대화할때 저는 그냥 허공에 떠드는 느낌이에요.
남편이 말재주가 없는지.. 제가 하는 얘기에 대해서 피드백이 별로 없거든요.
피드백이 있다고해도 그냥 늘 예상되는.. 똑같은...
이 문제로 여러번 다투기도 했지만 변하지않더라구요. 그냥 지금은 제가 받아들여요.
그래도 좋은점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고 따뜻한 사람이니까..

회사생활이 너무 지겨워서.. 육아휴직을 하고싶어서 임신을 했어요.
누가봐도 너무나 이쁜 아들을 낳았는데..
아기는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운데..
제가 행복하지가 않네요..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당장 가족중에 누가 아프다던가.. 하는 큰 일이 생기면
그동안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알게된다구요...
제가 배부른 소리하고 있는것도 알겠는데...
노력을 해도 긍정적인 생각이 들지가 않아요.
그냥 내 인생은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하는 생각만 할뿐.

마음은 어느정도 떠나보낸 상태에서 겉으로 좋아보이는 남편과의 관계, 아무런 목표없는 삶..
예전 삶에 대한 후회..
생각하니 답답해요.
꼭 하고싶고, 이루고 싶은 일이 없다는게 이렇게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네요.
어떤 목표를 가져볼까요...
아기를 훌륭하게 키우겠다... 라는 목표라도 세워보려고 했는데..
요즘 제 마음이 너무 스산해서... 아기를 보고있어도 눈물만 나네요.

남 부러워하기 정말 싫은데..
친구가 결혼한 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게 너무나 행복하다고 하는 말을 듣고
너무나 부러웠네요.
저는 자신있게 그 말을 못할 것 같거든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21.165.xxx.22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3.1 1:26 AM (211.201.xxx.231)

    저도 딱 5년전까지 그랬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참 편해졌어요
    내 내면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남을 깊이 알려고도 않고..
    그러면서 너무너무 편해졌어요
    무념무상이라고 해야할까요

    님의 내면으로 넘 깊이 가지 마세요
    상처만 보일겁니다.
    참고로 전 어릴적 성폭행을 당해서
    미친듯한 괴로운 세월을 보냈답니다.
    답은 결국 나더군요
    거친 돌덩어리도 결국은 예쁜 자갈돌이 되더라구요
    힘내세요

  • 2. 행복감은
    '11.3.1 1:41 AM (221.164.xxx.123)

    객관적인게 아니고 주관적이에요.
    제가 볼땐 원글님 상황에서 행복하고 행운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원글님은 그걸 느끼시지 못하네요.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점점행복해지고
    불행하다,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점점 행복과는 멀어져요.

    택도없는 상황에 행복은 맘속에 있다하면, 정말 택도 없는 말이지만,
    원글님이 나열한 상황이라면 정말 맘속에 행복이 있는겁니다.
    원글님이 그걸 행복이라 느끼지 못할뿐..

  • 3. 혹시
    '11.3.1 1:43 AM (58.120.xxx.90)

    산후 우울증?
    만약 산후우울증이라면 시간지나면 조금 나아지긴 해요.잘 버티기만 하면요.
    저도 애낳고 그런적있어요. 그때 남편이 집에오면 애랑 남편 놔두고 밤거리를 미친듯이 방황하던..갈데도 없어 한없이 걷기도 하다가 밤늦게까지 대형서점에 가서 음악듣다가..카페에 앉아있다가..그러다가 1시쯤 다시 돌아와서 자고..
    남편한테는 산후우울증인것 같으니 그러려니 해달라고..조금만 참아달라고...
    착한 우리남편 참아주더군요.
    그리고 밤늦게 돌아오면 괜찮아? 한마디가 끝..
    집에 아기랑 둘만 있어서 그런것도 있었던것 같아요.
    게다가 남편은 점점 잘 나가고 있고..난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가끔씩 지금도 그런 생각들기도 하지만 지금은 영화보고 기록해놓는 취미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집에서 영화보고 기록하고..그짓하느라 힘들어할 새가 없어요^^

  • 4. 요즘
    '11.3.1 1:45 AM (115.41.xxx.10)

    하는 말들이 있죠.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해진다.

    인생의 과정 과정을 순탄하게 잘 넘겨오셨고,
    지금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 무척 행복하신 분이세요.
    본인이 그걸 못 느끼네요.

  • 5. 제 마음
    '11.3.1 2:15 AM (119.149.xxx.65)

    전 솔직히 도움되는 댓글은 아닐거예요.
    그냥 제 마음이랑 많이 비슷해서..
    비슷한 사람 여기 또 있으니 그것도 나름 위로가 되리라 생각해서.

    남편 학벌 직업.. 돌아보고 비교하면 아쉬운 게 없는 것도 아니지만
    냉정히 생각해서 제가 결혼결심했을 당시, 저 남자 말고 딴 남자 만났으면 지금만큼도 못살겠죠.
    당시 제가 알던 다른 남자들은 모두 훗날을 기약할수록 오히려 빛이 날 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니

    박사 과정중, 유학중. 아님 전도유망하나 당시엔 박봉인 고시 출신 공무원.
    저한텐 좀 독특한 대기업에서 꽤 많은 월급을 받는, 성격도 안정적인 편인
    울 남편이 크게 나쁠 것도 없어요.
    울 엄마가 그리 바라던 딱 서울대 아닌 그 아래 대학이지만...
    내가 뭐 그리 바라는대로 다 가질만한 집 딸도 아니었고.

    그냥저냥 사는데, 애는 아무래도 나랑은 크게 상관없는 것 같아요.
    애때매 좋은 소리 듣는 것도 잠시, 얼마나 갈까.. 사람 일에 굴곡이 얼마나 많고
    어릴 때(초딩일뿐이지만) 똑똑하다 소리듣고 어쩌구 해도 초등떄 시끄럽던 애들
    동창모임에서 흔적도 없는거 보면 큰 소리 낼 일도 아니고.

    결국 내가 문젠데....
    언제부턴가 계속 공허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문제가 결국 나같아요.
    성취지향적인 성격이라면 일을 다시 하세요.
    내가 뭔가 제대로 서면 외부 상황에 대해서도 훨씬 담담하게 대처하는 듯 해요. ㄴ
    남편과의 허전함.. 또 결국 헤어질만큼의 위태로운 수준도 아니고
    님이 인정하는 남편의 장점도 분명 있고.
    상황이 바뀌어도 단점은 다 없앤채 장점만 가진 사람을 다시 만나... 오히려 그게 더 힘든 일이죠.
    지금 상황에선...
    님이 스스로 허기진 마음을 채울 뭔가를 찾고.
    제 경우엔 일이었어요.
    문제는 30대초를 육아로 홀딱 날리느라 제가 사랑하는 일에선 감도 심하게 떨어지고
    이젠 계약직, 그것도 있을까 말까 얼마나 유지될지 알수 없는 정도의 간당간당한...
    그게 제 우울의 근원같더라구요.

    자존심때매 아무일이나 하진 못하겠고,
    솔직히 아직 돈이 크게 급하진 않으니 아무 일이나 찾아나서기엔 좀 조심스럽기도 하고
    그러고 망설이고 있다보니 이게 마음의 병이 되네요.

    일단 일 찾으시고,
    큰 문제 없으면 남편하고 다른 면으로라도 재미를 찾으며 살수 있는 방법을 한두가지 라도 찾아봐야겠어요. 그게 그나마 사는 길 같아요.
    남은 긴 인생, 평생을 무력감에 시달릴순 없으니
    또 모르죠. 당장 며칠안에......정신이 번쩍 날...
    대형사건이 또 제 인생 앞에 기다리고 있는지도

  • 6. .....
    '11.3.1 7:54 AM (115.143.xxx.19)

    애키우느라 힘드셔서 우울증 아닌가 싶네요.
    저도 애 키울동안은 뭔 목표를 세울수도 없고,,그냥 애한테만 묶여있어서 님같은 기분들었어요.

  • 7. 여우
    '11.3.1 9:07 AM (61.106.xxx.206)

    결혼생활(20년) 살아볼수록
    '여우같은~~'이라는 말이 맘에 와닿습니다.
    그저 여우같이 사세요.
    여우같이 내행복을 만들어가는거죠.
    남편에게도 여우같이 굴어서
    내가 즐거운 시간 많이 만들고,
    혼자있는 시간에도 짬짬이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서하고...
    하루하루 행복을 찾아서 바쁘게 지내면
    어느틈에 정말 "여자라서 행복한" 여인이 되어있을거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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