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돌산 갓김치
갓김치가 담겨있는 스티로폼 박스를 보면서 kimys와 저, 잠시 숙연했었습니다.
kimys 직장 다닐 때 업무차 알게된 거래처 p사장이라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많지 않지만 안해본 게 없고, 갖은 고생 끝에 이제 겨우 회사를 번듯하게 세우고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p사장, 해마다 추석과 설에는 저희 집에 꼭 돌산 갓김치를 보내줬습니다. 그 덕에 일년내내 저희 집 갓김치가 떨어지는 날이 없었죠.
kimys가 직장을 그만둔 후에도 여전히 갓김치를 보내주던 p사장, 몇달전 새로운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지사까지 모집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참, 어이 없게도 지사장들과 MT를 가서 그만 자다가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참 사람목숨이란....이제 40대 중반에, 평소 지병도 없었는데...
그런데 오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갓김치랑 고들빼기김치랑 김치랑 담긴 스티로폼 박스가 왔네요.
저희 부부, p사장을 생각하면서 한동안 아무말 못했습니다.
한참 있다가 kimys, "거참 사람, 뭐 그리 급해서..."
저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착찹함이 들었습니다.
저녁상에 갓김치도 썰어놓고 고들빼기도 놓고 했는데 그 김치들을 보니까 여전히 맘이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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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주경
'03.9.7 8:32 PM와, 내가 1등이라니, 믿을 수가 없네요. 기분 짱!!
저도 갓김치 좋아해요. 그런데 아무도 주는 사람 없고, 해먹지도 못하고, 쩝.
이번 추석에는 비 때문에 모든 물가가 올라서 인사할 사람에게도 제대로 인사하기도 어렵네요.
작은 규모로 아기자기하게 보내야 할까봐요.2. 울라
'03.9.7 8:47 PM갓김치 볼때마다 세상 뜨신 P사장님 생각나시겠네요..
제 고향이 바로 돌산갓김치나는곳이랍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전 갓김치 볼때마다 제 고향생각나요.. 특히 할머니생각..3. 카페라떼
'03.9.7 9:50 PM저두 갓김치 정말 좋아하는데..
담글주도 모르고 그저 식당에서 갓김치 나오면 좋아라 하고 먹죠..
사람목숨 정말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모든것에 너무 연연하며 살지 않을려고요..4. 쭈니맘
'03.9.7 9:51 PM그리움이 서려있는 갓김치네요...
저희 큰 이모님도 갑작스레 돌아가셨어요..
집안이 부도가 나면서 힘들게 사시다가, 이모가 우리나라에서 알아준다는 건강식품회사에
입사를 하셨어요..
열심히 일 한 끝에 본부장을 거쳐 사장자리 까지 올랐는데,
갑작스레, 어이없게 지하철 화장실에서 돌아가셨어요...
아침 출근길에 화장실에 들리셨다가 과로로 쓰러지셨거든요..
쓰러지시자마자 병원으로 이송하기도 전에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이제 막 피실려고 하던 차에 돌아가셔서 정말 속이 많이 상했더랬죠...
사람목숨이란 정말 알수없네요..
건강하시던 분이 과로사로 돌아가시고...
그 후론 주변사람들에게 쉬엄쉬엄 일하라고 말해줘요..
특히 일 많은 남편을 두신 분들은 정말 조심하셔야해요...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하니깐요...
전,삼상역엔 왠만하면 안내려요...
차라리,선능역에서 한 정거장을 올지라도..
울 이모생각나서요...5. 싱아
'03.9.7 10:06 PM사람일 한치 앞도 모른다더니 옛말 하나 틀린거 없죠.
전 갓김치 거의 먹을 일이 없어서 ..........
하지만 어느 식당에서 갓김치를 본다면 아마 샘과 그얼굴도 모르는 p사장님이 생각 날것 같군요.
추석장은 보셨는지요?6. 방우리
'03.9.7 10:19 PM전 예전엔 갓김치를 잘 몰랐는데
직장에 전라도분이 계시는데 그분땜에 갓김치를
알게 됐어요.. 이젠 `세상에 이런 김치도 있었다니` 하며
밥 한그릇을 금방 비워낸답니다...
제 주위엔 아직 그렇게 일찍 세상뜨신 분들이 없어서
어떤 기분일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느낌일까요?7. 경빈마마
'03.9.7 10:46 PM드실때 마다 목메이실 것 같네요.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고 어르신들이 늘 말씀하시지요.
그런일들을 접하며 욕심부리던 마음 다시한 번 고쳐먹게 되고
벽 바라보며 한 숨 토해 내기도 합니다.
감사하며, 없어도 때로는 베풀어 가며 살아가야 함을 다시한번
새기네요.
숙연해지기도 하는 비오는 밤입니다.
열심히 사시던 분들이 꼭 그렇게 가더군요.
마음 열어가며 삽시다.
그러면 쥔장님! 그 돌산 갓김치 공장은 누가 운영하는가요?
잘 되길 바랍니다. 그 분이 슬프지 않도록 말입니다.
추석 자금 때문에 한 숨 짓는 남편이 안쓰럽습니다.
더 몇 배 힘들어 하는 저녁 입니다.
아침이 때론 오지 않았으면 할 때도 있답니다.
아마 어려운 중소 대표님들은 다 그러 할 겁니다.
에고~~~~~! 힘들지 말아야 하는데....!8. 경빈마마
'03.9.7 10:50 PM참! 우리 회원님들 중에 드시고 싶거나 선물로
보내고픈 님들이 계실지 몰라요.
그런일도 연결이 된다면 서로 좋지 않을까요?
공장에서 직접 받으니 좋고
그 공장도 소비자와 바로 연결되니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어르신께(kimys) 한 번 여쭈어 봐 주실 수 있지요?
회원님들에게 오픈 할 수 있는지 ..! 그냥 생각이 나서요.9. 김혜경
'03.9.7 11:05 PM경빈님 그집이 김치공장이 아니구요, 명절선물로 그걸 보냈어요. 사과나 고기 그런거 대신으로...
싱아님 아직 추석장 못봤어요.화요일날 보려구요...시간이 도무지 나질 않아서...10. 로즈마리
'03.9.7 11:29 PM한치 사람 일은 모른다더니,정말이네요.
그런일들 얘기듣다보면 인상 찡그리거나,남들 마음 아프게 안하고
즐겁게,착하게 살아야겠어요.
참 글구 혜경샌님!
저도 갓김치 무지 좋아하는데
살곳이 마땅치 않아 그러는데
그 김치 만든 곳 전화번호 알 수 없을까요?
혹시 박스포장에 전화번호라도...11. 김혜경
'03.9.7 11:34 PM금오식당이구요, 전화는 061-644-8769, 핸펀은 016-625-8769네요.
12. 로즈마리
'03.9.8 12:05 AM전화번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3. 러브체인
'03.9.8 9:13 AM갓김치...
삼겹살 구워서 싸먹으면 기가 막히죠..^^
울 친정엄마가 잘 담그시는데....쩝
혜경언니~ 추석 잘 보내세여~
전 이래저래 피곤한 추석이 될듯 하옵니다..^^
추석 인사 미리 드려요~14. 신짱구
'03.9.8 9:14 AM저도 갓김치에 사연이 있답니다. 몇년전 오빠가 명절때 선물한다고 해서
친정부모님이 집에서 직접 담그셨거든요. 100박스 넘게 하셨는데 그만 아버지가
쓰러지셨어요. 평소 고혈압이 있으신데 무리하셔서 피곤했나봐요. 그뒤로
아버지 누워계셔요. 이번 추석엔 엄마와 언니가 55박스 담그셨네요.
저흰 가게는 아니지만 엄마가 집에서 내식구 먹는거나 갔다고 이것저것 양념많이
하시거든요. 올해는 갓이 좀 비싸요. 비가 많이 와서 갓이 없다네요. 저 후배집이
돌산이라 그곳에서 직접 해왔는데 엄마가 가서보니 이웃밭에 갓이 하나도 없드래요.
생갓이 조금 모자라서 장에서 살려고하니 후배집보다 값이 두배라네요.
갓은 삭아야 더 맛있는것 같아요.
울아들 "엄마 할머니집이 김치담그는 김치집이야?"
그분생각하시고 맛있게 드세요.
저가 오빠 부탁으로 여기저기 전화해서 가격알아보니
20,000∼27,000까지고요. 택배비 포함되는곳 따로인곳하니
잘 알아보셔서 하세요. 역시 돌산갓는 씹으니 훨 부드럽데요.15. 신짱구
'03.9.8 9:15 AM저가 사는곳이라 반가워 글올려는데..
두서가 없네요....16. 옥시크린
'03.9.8 10:00 AM갓김치에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보내오는 그분의 배려가 참 마음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