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가 오랫만에 시골에 놀러가셨습니다. 뭐 한 달 있다가 온다고는 하셨으나 ㅎ
이 달말까지만 계셨다오셔주면 할렐루야인데 ㅋ
차로 모시다 드리고 돌아오면서 나는야 해방된 민족이라네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슬슬 움직여 봅니다.
제 눈에는 죄다 버릴 것들입니다. 엄마의 묵은 살림
으으으
엄마는 버리는 데 쾌감을 느끼는 딸년을 잘 알기때문에
내 방 건드리면 죽는다고 엄포를 놓고 갔습니다.
엄마방만 안 건드리면 되니 ㅎ
뒷베란다가 창고 그것도 묵은 짐으로 가득찬 창고입니다.
혼자 욕을 욕을 해가면서 10시간 넘게 끄집에 내고 버렸습니다.
위 사진은 100리터 봉다리 대여섯개 치운 후 입니다.
봉다리구신이 붙었는지 비닐봉다리만 50리터 한 봉다리
매실엑기스는 구석구석 페트병에, 간장도 족히 10년은 넘었을
씨간장도 아닌 것이 향도 맛이 간 걸 하수구에 붓고
통 씻으며 마구 또 욕하고 ㅎ
엄마처럼 안 살겠다고 10대 때부터 각오한 다짐이 50대에는
전쟁처럼 싸웁니다. 그래서 할마시 없을 때 마구 버려야 합니다.
경비아저씨가 웃습니다. 뭐 한 두번 이런 것도 아니니^^
겨우 하루만에 정리가 됐습니다.
속이 쎤합니다. 주방에 묵은 살림도 다 내어 쓸만한 건
아파트 경비실 앞에 장터처럼 열어놓으니 다 가져 갔습니다.
무려 곰솥이 두 개나 나오고 그릇도 딱 쓸만큼만 놔두고 다 내었습니다.
사는 데 솔직히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은데 왜 왜 왜
울엄니 오시면 이건 어디갔나 한참을 숨은그림찾기 하실 겁니다.
그때는 제가 잠시 나갔다 오면 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