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순이가 도시 저희 집으로 와서 일주일정도 잘 적응하는가 싶더니
(물론 그동안에도 밤새 울어대긴 했어요)
일주일쯤 지나서 삼순이 똥꼬에 매달린 회충을 발견했어요.
병원 진료를 가기로 되어있던 하루 전날이었고
병원가서 첫 진료 하면서 알게 된 것이
한살도 안됐을거라 생각했던 삼순이는 두살은 넘었다는 거였어요
길고양이이고 중성화하고서 접종했으며
도시로 온지 일주일정도 되었는데
어제 회충이 발견되었다 하니
그냥 바르는 구충제로 뒷덜미에 한번 발라주는게 끝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저는 성묘도 처음이고 이런 회충도 처음 이었던 터라
병원에서 처방하는 그 정도면 되는 줄 알았어요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뒷덜미에 약 바르고 끝이었던
의사샘이 어련히 알아서 했을까 하고요. ㅡ.ㅡ
( 24년 11월 사진 )
그리고서 다음 접종날 날짜를 잡았고
일주일 정도 후에 병원을 다시 가는 날까지는
회충이 다시 나오지는 않았었어요
그동안의 특이점을 의사샘께 설명하고
다른것보다 얘가 활동량이 거의 없고
놀이에도 별 반응이 없다 얘기하니
원래 이 고양이의 성격일 수 있다고.
어디가 아파서 그런거라면 체중이 늘지 않고 빠질텐데
그사이 체중이 더 늘어난 것을 보면 성격일 확률이 높다고 했어요
접종하고 그날은 또 애드커빗을 뒷덜미에 발라주셨죠
그렇게 병원을 다녀오고 2주가 좀 넘어가는 시점에
저녁 늦게 삼순이가 자기 방에서 큰일 보다가
변을 뿌리며 거실까지 뛰쳐나와 날뛰기 시작했죠
똥꼬에 회충과 다른 길쭉하고 편편한 모양의 기생충을 매달고요..ㅜ.ㅜ
너무 놀라서 야간 진료하는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봤더니 촌충.
야밤에 동물병원 다녀오고
삼순이 방이며 거실이며
삼순이가 똥테러한 곳 다 닦고 소독하느라 비몽사몽.
( 24년 11월 사진 )
9월 중순에 시골에서 도시로 와서
11월 중순까지 삼순이 사진이 거의 없어요
왜냐하면 그 두달동안 정말 전쟁같은 시간의 연속 이었거든요
도시로와서 몇일 사이로 방마다 돌아다니고
소파에도 올라오고 밥 달라하고
등 긁어주는 사람 손을 좋아하고 등등의 적응은 빨랐지만
한달내내 밤새 울어대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였고
두달동안 회충. 촌충..회충..촌충 기간을 두고
계속 기생충이 나와서 기겁한 날들이었고요
잠을 잘 못자니 너무 피곤하고
그와중에 회충나오고 초기에 병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안돼어서
회충,촌충 잡지 못해서 고다 카페고 블로그고
정말 여기저기 온갖 곳 뒤져서 어떤 블로거님의
촌충 대처기를 보니 삼순이 상황과 유사하여 그대로 따라
실천하는 시기였어요.
9-11월까지는 정말 대환장 파티였던 거 같아요
여러모로.
( 24년 11월 사진 )
촌충에 비하면 회충은 귀여울정도...ㅜ.ㅜ
두번째 촌충은 삼순이 똥꼬에 또 길게 나와있는걸
남집사가 나무젓가락으로 잘...
(더이상 상황 설명은 생략할께요..윽..)
** 다이어트 하고 싶으신 분들. 입맛 똑 떨어지고 싶으신 분들
제게 말씀하시면 바로 '뚝' 떨어지게 해드릴 수 있어요~
(촌충 사진 보관 중임..ㅋㅋ ㅡ.ㅡ)
그나마 삐용이를 키우면서 약도 먹여보고
이런저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제가 약은 정말 잘 먹이는 거 같아요.ㅎㅎ
11월부터 12월까지는 촌충 뿌리 뽑고자 구충을 기간별로
딱 맞춰서 투약하는 시기였고요.
앞전에 삼순이 얘기하면서 삼순이 눈빛이 달라진게
가장 큰 변화라고 했던게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몸에 그리 기생충이 많았으니
얘가 많이 힘들었고 힘없이 멍한 눈빛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어요.
( 24년 11월 사진 )
생각해보니
기생충 말고도 네 발바닥이 하얗게 다 각질이 생겨서 딱딱하게 일어났는데
뭔 문제인가 싶어 걱정했으나 시골 야생에서 살다가
도시의 바닥에서 생활하니 각질이 뱀 허물벗듯 떨어지는 시기였어서
따뜻한 물에 불려 씻기고 해줬더니
일이주 지나서 지금의 분홍 젤리를 갖추었고
갑자기 턱에 검정 깨가 무수히 박힌 턱드름이 생겨서
한달 넘게 소독해주고 약 발라주고
밥그릇, 물그릇 매일 씻어서 뜨거운 물에 소독하고
(이건 지금도 매일 그래요)
그렇게 해서 뽀얀 턱을 다시 만들었고요.
작년에는 정말
삼순이 몸 속부터 겉까지 리모델링??(건물도 아니고..ㅎㅎ)
했던 시간 이었어요.
뽀~얀 얼굴이 예뻐 보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별별 일이 다 있었다~ 하는
썰입니다.ㅎㅎ
빼엑!!!!!!!!!
엄마!! 그걸 다 말하면 어떡해!!!!
알았어~ 가시내 승질 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