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태백산을 찾은 등산객들.
24일 성탄절 이브.오전 10시 유일사 탐방로 주차장.
유일사 탐방로를 들머리로
임도(林道) 따라 30분 걸으니
등산로의 수문장.
장승이 된 주목.
1천년은 될듯
태백산 등줄기와 연결된 운탄고도(백운산~두위봉)엔 우리나라 최고 수령 1300년 된 주목이 있는데 밑둥이 저것 보다 조금 켜요.
능선의 북서풍에서 벗어난 곳이라 장수할듯.
설산엔 역시 레드가 강렬
이정표의 백두대간 글씨 보이시나요?
지금,백두대간을 북에서 남진하고 있어요.
비가 오면 우측은 한강(태백 검룡소가 시원)으로,좌측은 낙동강(태백 황지가 시원)으로 흘러갑니다.
'살아 천년,죽어 천년'
그 '죽어 천년'의 주목
살아 천년이 되려면 삶의 절반은 버려야~~~~
지금 남진 중이니 우측이 서쪽이겠죠.
겨울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세찬 북서풍 때문.
2014년엔 이랬어요(사진 방향만 다를뿐)
뒷산은 함백산
인고(忍苦)의 주목을 지나고
풍요의 주목도 지나고
주목의 生과 死
다시 인고의 주목
주목을 닮은 분비나무.
태백산 대표 수종 중 하나.
분비나무는 가문비나무,구상나무(크리스마스 츄리)와 더불어 아버지는 전나무,할아버지는 소나무를 조상으로 모시고 있어요.그래서 솔방울도 달리고.즉 소나무과 전나무속.
주목하고는 형태가 비슷할뿐 완전 다른 종.
눈을 돌리는 곳곳 한폭의 수묵화가 되고.
드디여~~
혹 이 그림 기억들 하시나요?
예전 카렌더 12월로 많이 사용됐죠.그래서 겨울 주목의 상징수 같은.
주목에 접신 중~~
디지털 방식으로
즉석 이글루
비닐을 덮으면 온도 차이로 부풀어 오릅니다.
어? 왠 사람들이 저리?
장군봉 인증샷 행렬.
태백산이 그런 산이여요.
40분여 치고올라 능선(백두대간)에 이르면 그때부턴 시간을 망각해 버린다는.여기 저기서 감탄사가 흘러나오고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다 보면 정상이 코 앞.
기쁜 나머지 달려가고
수많은 정상 표지석 중 명품
센터가 아니라 어느 한구석 보일듯 말듯.
그러나 위풍당당.
장군봉 천제단
말 그대로 하늘에 제를 올리는 곳.
삼국사기에는 신라의 三山五岳 중 북악으로 숭배했다고 기록.
10월3일 개천절 날 제를 올립니다.
이세돌,이창호 등등 산상대국도 열렸고.
태백산 정상은 이곳 장군봉(1567미터)
7번째로 높은 산.암기하기 쉽죠?
그럼 6번째는? 바로 앞 함백산으로 둘은 10미터 차이.
그런데 옛사람들은 장군봉서 3백미터 떨어진 영봉을 정상으로 알고 주 제단을 그곳에 차렸어요.현대인은 정상석도 세웠고.
저 봉우리.
저기에도 싸인회가~~~
정상부엔 제단이 3개 있다는.
생각해보니 정상이 드넓고 전망은 사통팔달,명산이지만 오르기도 수월해 많은 민간신앙이 태동해서가 아닐까 하는.
천제단~~~
태백산은 강원도 태백시와 영월군,경북 봉화군에 걸쳐있고.
사실 태백산은 전체가 하나의 제단.
3곳의 천제단 외에도 단군성전, 단종비각에다 곳곳에 무속 기도처 등이 산재하고 있고.오죽했으면 주 계곡을 당골이라 했을까요.민간 신앙에 밀려 태백산에 큰 절이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천제단의 안은 이렇네요
한배검?
대종교에서 단군을 높여 부른 말.
그러니 여긴 대종교 성지.
전에 있던 제단 자리에 20세기 초 대종교에서 새로 석축을 쌓은 것.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은 인증샷 행렬
당골로 하산
아쉬운 게 하나 있으니~~~~~!
천제단에서 발 아래 천하를 볼수 없다는 것.마침 2014년에 올린 게시글이 있어 10년만에 사진 몇장 소환합니다
동북쪽.
바로 앞으로 함백산이 보이고
함백산 서쪽 자락에 정암사가 있어요.
함백산과 태백산 사이엔 두개의 고개가 있으니 야생화 천국 만항재와 화방재.
이어 은대봉~싸리재~금대봉~매봉산으로 이어지고.
그러니까 백두대간은 태백산~화방재~만항재~함백산~은대봉~싸리재(두문동재)~금대봉~매봉으로 북진하는 것.싸리재는 태백시와 정선을 가르는데 38번 국도가 지납니다.
그리고 우측 먼 산에 삼수령(三水嶺)이~~
삼수령 위로 비가 내리면 한강,낙동강,오십천으로 갈리고 서해,남해,동해로 각각 흐른다는.
남쪽을 바라보니~~
아스라이 사무치는 대간(大幹) 길.
내,태백산에 오면 가장 감동받는 포인트.
백두대간은 부쇠봉(왼쪽 봉우리)을 거쳐 소백산 향해 힘차게 달립니다.
구룡산 너머 소백산 등줄기들 보이시죠? 부쇠봉은 태백산맥의 끝,소백산맥의 시작점.
서쪽은 영월군 상동면
중앙 먼산 너머가 단양
이제 본격 하산~~
단종 비각(碑閣)
태백산의 대표 컨텐츠는 넷,,,아니 다섯.
단군신화,설산 1번지, 한강과 낙동강의 시원,그리고 단종.
태백산 서쪽은 영월,동쪽은 태백.
영월로 귀양 보내진 조선의 6대 왕 단종.
영월에서 귀거래사의 한 처사가 있었답니다.틈틈히 산에서 난 과일 등을 단종에 진상했고.한번은 꿈에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향하는 단종을 보고는 깜짝 놀라 깼고.알고 보니 단종은 하루 전 삼촌 세조가 보낸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했었다는.영혼을 뵌 거죠.
이후 주민들은 태백산에 당집을 짖고 단종을 기렸답니다.
아참 70,80년 대는 태백산 일대가 무연탄 산지로 대한민국 산업화의 용광로 였네요.태백선도 석탄 운송을 위해 생겨난 태생이 산업철도.
20여분 내려오니 날씨가 정상과는 천양지차.
아래가 태백시.
뒷산들은 연화산,백병산,육백산,면산 등등.
왼쪽 중앙에 있는 산이 연화산.그 앞은 태백시.
동백산역(태백선과 영동선이 만남)과 도계를 잇는 터널은 연화산 아래를 빙 한바퀴(16키로) 돌면서 고도를 낮추며 도계역으로 내려갑니다.
보이는 문수봉이 편하네요
푸른 붓점을 찍은 분비나무 군락지
문수봉 너머는 경북 춘양면
천제단 바로 아래 망경사
좌우 수목들은 사스레나무로 태백산 대표 수종.
하얀 표피들은 불쏘시개로 사용했는데 사그락사그락 나는 의성어가 나무 이름으로 된.
나무가지에 맺힌 수정얼음
여기가 겨울왕국
다시 한번 강조 하건데
눈이 아니라 얼음
20여분 정신줄 놓고 하늘 보며 걸었다는
등산로가 임도로도 사용되기에 즉석 봅슬레이썰매장이 되기도 합니다.
마대자루를 타는 자도 있고.
강풍과 수정얼음 무게에 쳐지고 꺾이고
나무가지에 열린 수정얼음이 태양을 만나니 더욱 빛을 발하고.
왜들 저리?
태양빛을 반사한 반짝반짝 얼음나무 풍경 때문.
당골 까지 2키로
정상과 다르게 아래는 맑은 하늘
10시에 시작한 산행.
오후 3시 당골 광장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