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랫만에 줌인줌아웃에 글을 올려봅니다.
늘 지나면서 사진 구경도 하는데 도도님의 멋진 사진에
동물 가족들 사진도 자주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잘 안보이네요.
저는 주말에 삐용이를 보내주고 왔습니다.
삐용이가 떠난지 만으로 2년이 넘었어요.
그사이 저는 처음으로 제 집을 마련하였고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날,
살면서 내내
작은방 한 곳을 보며 삐용이를 생각하곤 했더랬어요
이사오면,
내집 생기면
우리 삐용이 방 하나 만들어 줘야지...했었는데
그 새를 못참고 녀석은 떠났고
여유로이 비어있는 방 보며 늘 아쉬워하곤 했어요
그래봐야 삼십평도 안돼는 공간인데
짐 없고 두식구인 저희에겐 이마저도 공간이 남더라고요
처음으로 소파를 사서 앉아 생활하면서
문득문득 소파 뒤 넓은 공간을 볼때마다
삐용이가 있었으면 여기에서 드러누워 나오지도 않겠다. 싶고
거실옆에 캣타워 해놓으면 삐용이가 하루종일 심심하지도 않았겠다. 싶고요
부질없는 그리움과 생각이
집안에서 늘 떠다니곤 했지요
소파옆 거실장에 삐용이를 두고
언젠가는 보내줄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게 생각과 고민을 한해 한해 하다
올해는 결심을 했지요.
시골친정집 뒤란에 뭍어줄 결정을 한후
마지막으로 삐용이 안아들고 얘기도하고
보자기에 고이 싸는데
무지개 다리 건너던 날 삐용이를 안아들던 생각이 나서
마음이 살짝 아렸습니다.
화분장도 생각했었고, 공원 어디쯤에 뿌려줄까도 생각 하였으나
이도저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오월 참 좋아하는 계절에
날씨도 따뜻한 날에
삐용이 데리고 친정집 다녀 왔습니다.
친정집 뒤란에는 장독대 옆에 불두화 나무 한그루가 있어요
제법 줄기가 굵고 튼튼한 수형으로 자라고 있는
그 불두화 아래 햇살도 잘 드는 곳에
고이 묻어 주었습니다.
가끔 집 뒤 산에서 다람쥐가 내려와 담벼락을 타기도 하고
온갖 새들이 날아 다니기도 하니
심심하지 않을테고
장독대엔 햇살이 가득하니
장독대 위에서 햇살 쬐기도 좋을거라고
얘기 해주었습니다.
넓은 곳에서 잘 놀고 있으라고요.
그래도 일년에 몇번은 가서 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 찔레꽃 향도 가득한 날
마음에 내내 담아두었던 삐용이를
불두화 아래에서 보내 주었습니다.
늘 마음에 살아있지만 이런 이별을 하기까지도
시간이 좀 걸리네요..
그냥 삐용이 묻어주었다. 글 올리고 싶었어요
이제 진짜 삐용이 글은 마지막이라서요.
오랫만에 참 긴 글 올렸네요.
시골집 근처 작약 꽃밭에 작약이 만개했길래 바람쐬고
다녀오는 길.
예쁜 작약 꽃 사진도 올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