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박성호 | 날짜: 2006-03-02 08:59:34 | 조회수: 239
어릴때 얘기입니다. AR 소리와 더불어 베토벤 교향곡 5번과 슈베르트 미완성을 들어 왔습니다. 지겹기만 하더군요.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이 세상 음악중에 뭐가 젤 좋으냐고.... 베토벤 5번과 슈베르트 미완성이 좋더라고.
"남들이 좋다하니까 좋은거죠?" "아니다, 들어보니 이게 젤 맘에 든다."
학벌이라곤 초등학교 겨우 나왔습니다.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은적 없단 얘기죠.
아마 중학교 때인것 같습니다. 아무도 없고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나 봅니다. 딱히 할건 없고 심심하여 괜히 지겹기만한 저 음반을 올렸습니다. 그러곤, 그 자리에서 얼어 버렸습니다.판 끝날때까지 엉덩이 못 일으켰습니다. 그후, 저 음반을 걸기를 어쩜 두려워한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비슷한 감흥을 얻은건 두어번 더 있었습니다. 듣기는 서너번 뿐입니다. 마음이 참으로 평온하고 다른 방해가 없을 혼자만의 조건을 충족할때가 흔치는 않죠..... cd 로도 두어번 그러했습니다. 이제 저 빽판 lp 는 잡음이 지글거려 더 올리지 못할것 같습니다.
이상은 타 사이트에 올렸던 글인데, 생각이 나서....
클래식.... 운명처럼 갑자기 다가설수도 있습니다.
저 바이올린은 첨 구입한 아들놈것 입니다. 1/8 이며 이젠 장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처음으로 손에 잡은건 1/16 인데 1/8 구입하여 당시 같이 연습했던 큰 형아에게 서로 바꿔 연습하다 좀더 자라서 다시 교환했습니다. 그래서 첫 구입이 1/8 입니다.
지글그려서 더 이상 턴 테이블에 올리지 못하는 저 빽반이 새롭게 나왔더군요.
빽판이나 새것이나 잡음 없이 깨끗하게 잘 나온다는 것 말고는 다르진 않던데,
이젠 계시지 않는 아버지 생각에....
또 한장 더 구입해야 할 음반이 같은 지휘자의 6번 전원입니다.
새롭게 발매 되었다가 다 팔려서 새것 구할수 없으니,
다시 발매 되기를 기다리다가, 영 안 나오면 중고라도 찾아 봐야겠습니다.
발터의 본래 성이 '슐레징어' 던데, 아버지는 발터라고 부르지 않고 슐레징어라고만 불렀다는 기억이 새롭구요,
옛날 음반이 다 그러하지만, 처음 부터 끝까지 순수 아날로그로 이뤄진 음반이고,
다른 어떠한 음반 보다 이 5번이 저는 제일 좋습니다.
전기 찌릿 찌릿 감전되듯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