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간을 장식하거나 채워간다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다
정리가 되지 않으면 지저분하고 막 쌓아놓으면 보기마저 싫다 .
풀 한 포기 없이 깨끗하고 청소된 마당이 잡초가 무성하고
곡식과 기물들로 가득 채워졌던 창고가 쓸모가 없어졌다 .
궁여지책으로 마당을 잔디로 채우고
곡간과 창고는 이방인들의 숙소로 개조해서
쓸쓸함과 허전함을 채워보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이마저 찾는 이가 없다
마당 한켠에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분주하고 시끌벅적했던 옛 소리 대신하고
삐걱거리던 달구지 대신 경운기의 소리가 간혹 적막을 깨지만
옛 시절의 기억을 소환하고 추억에 젖을 만한 충분한 풍광이다
오늘은 이곳에 머무르며 생각과 글을 정리하고
사진으로 한순간을 기록할 때
오늘의 은혜와 감사로 이 공간이 감격스럽다 .
도도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