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름 안 바꿔줄껴?

| 조회수 : 3,153 | 추천수 : 1
작성일 : 2019-08-06 10:50:17



뿌리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데
그 냄새가 노루오줌 같다 해서 노루오줌 풀이라 했단다.
꽃이 피면 마치 나뭇가지에 눈이 쌓여 얼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루오줌풀은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어린순은 나물로 하고 포기 전체를 약용하는데
민간요법으로는 해독, 소염제로 이용되는 약초다.
 
여름의 길목에서
자태를 자랑하는 노루오줌풀.
주인의 인심이 넉넉한지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길게 뻗은 꽃대에 솜뭉치처럼 풍성하게 달려 있는 꽃
가난하게 살지라도 인심이 후했던 지난날의 우리를 보는 듯하다.
그런데 이름이 노루오줌풀이라.
이름한번 고약하기 그지없다.

뿌리에 덜 향기로운 냄새를 풍길 뿐
꽃 어디에도 노루오줌냄새같은 것은 맡아 볼 수가 없다.
하긴 내가 노루 오줌냄새를 맡아는 본 적이 있던가?
 
한 방울의 오줌도 귀하디 귀한 시절이 있었다.
비료가 귀하던 시절 거름이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에는 오줌이 세제였단다.
그것도 지린내가 진동하는 썩은 것만 썼다고 하는데
로마 황제도 그렇게 썩은 오줌으로 씻은 옷을 입고
세계를 호령한다고 설쳤을까?
 
등산객을 맞아주는
노루오줌풀의
여린 몸뚱아리.
연분홍 솜사탕처럼
귀여운 모습에
왜 냄새 나는 이름이 붙었을까.
 
노루오줌풀, 쥐오줌풀, 여우오줌풀..
'오줌'자가 붙은 풀들은
그래도 약용이란다.
하긴 자기 오줌을 마시는
민간요법도 유행을 하는 시절이다.
 
몇번의 셔터를 누르고 내려오는
내 뒤통수가 따갑다.
 
이름 안바꿔줄껴?
누구 맘대로 노루오줌풀이여?
뿌리에 나는 냄새가 덜 향기스럽다고
노루오줌풀이 뭐꼬?
 
썩을대로 썩어 빠져 악취가 풍겨나는 인간들도
이름만큼은 그럴듯 하두마..
내가 그들보다 못한게 뭔데?
雲中月 (naninside)

옛그림과 한시를 좋아하며 렌즈를 통해 작은 풀꽃들과 대화를 나누는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아주 짧은 해질녘의 중생입니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날개
    '19.8.6 11:45 AM

    어쩌죠? 노루오줌이라는 이름도 넘 예쁜데요? 꽃도 예쁘네요^^

  • 雲中月
    '19.8.7 8:34 PM

    이름은 숨겨진 특징을 표현한 조상님들의 뜻이겠지만
    꽃을 보노라면 풍성한 마음이 절로 드는 꽃이죠.

  • 2. 프리지아
    '19.8.6 2:18 PM

    쓰신 글이 너무 좋아 읽고읽고 또 읽어 봅니다....^^ 글 감사합니다..

  • 雲中月
    '19.8.7 8:35 PM

    그냥 떠오는대로 두서없이
    쓴 글인데 좋게 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3. 수니모
    '19.8.6 8:27 PM

    그렇군요..
    저리 이쁜데 구태여 뿌리냄새로 꽃이름을 받았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가 이아이 개명좀 시켜줘요~

  • 雲中月
    '19.8.7 8:37 PM

    조상님들이 약용으로 많이쓰라고 붙혀준 이름이 아닐까요?

  • 4. 테디베어
    '19.8.7 8:40 AM

    너무 예쁜꽃입니다.노루오줌^^

  • 雲中月
    '19.8.7 8:38 PM

    이름이 특이하죠?

  • 5. 에르바
    '19.8.7 5:11 PM

    어릴때 들에서 많이 보던 꽃이로군요
    개xx꽃도 있는데 저 정도면 애교도 있고 양반이름인데요.

  • 雲中月
    '19.8.7 8:40 PM

    아~~~개씨 성을 가진 작은 꽃 말이죠?
    이쁜 이름으로 개명했습니다
    ' 봄까치 '

  • 6. 홍두아가씨
    '19.8.8 3:02 PM

    이 분 최소 충청북도...

    귀한 정보 감사합니다.

  • 雲中月
    '19.8.9 9:20 PM

    죄송.
    눈을 뜨면 오륙도가 보이는
    남녘땅이옵니다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2847 차 안에서 보는 시네마 1 도도/道導 2024.11.24 102 0
22846 아기손 만큼이나 예쁜 2 도도/道導 2024.11.23 314 0
22845 3천원으로 찜기뚜껑이요! 7 오마이캐빈 2024.11.23 1,043 0
22844 대상 무말랭이 8 메이그린 2024.11.21 851 0
22843 금방석 은방석 흙방석 보시고 가실게요 5 토토즐 2024.11.21 908 0
22842 보이는 것은 희망이 아니다 2 도도/道導 2024.11.21 263 0
22841 시장옷 ㅡ마넌 27 호후 2024.11.20 7,997 0
22840 섬이 열리면 2 도도/道導 2024.11.19 497 0
22839 ..... 3 꽃놀이만땅 2024.11.18 1,301 0
22838 머그컵요 4 july 2024.11.18 905 0
22837 민들레 국수와 톡 내용입니다 김장 관련 2 유지니맘 2024.11.17 895 4
22836 사람이 참 대단합니다. 4 도도/道導 2024.11.16 661 0
22835 11월 꽃자랑해요 2 마음 2024.11.16 559 0
22834 목걸이좀 봐주세요.. ㅜㅜ 1 olive。 2024.11.15 1,062 0
22833 은행 자산이 이정도는 6 도도/道導 2024.11.14 1,063 0
22832 특검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2 아이루77 2024.11.14 269 2
22831 새로산 바지주머니에 이런게 들어있는데 뭘까요? 4 스폰지밥 2024.11.13 3,174 0
22830 최종 단계 활성화: EBS 경보! 군대가 대량 체포, 전 세계 .. 허연시인 2024.11.13 317 0
22829 비관은 없다 2 도도/道導 2024.11.13 329 0
22828 현미 벌레 의심 사진 거기 2024.11.13 731 0
22827 레슬레 압력솥 라몬 2024.11.12 348 0
22826 확인된 새로운 인텔 - JulianAssange 허연시인 2024.11.12 257 0
22825 이 브랜드 뭘까요 에코백 2 쏘럭키 2024.11.12 1,190 0
22824 돌아서면 쌓이는 것 2 도도/道導 2024.11.11 416 0
22823 어떤 동행 2 도도/道導 2024.11.10 466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