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선운사 동백숲

| 조회수 : 4,186 | 추천수 : 1
작성일 : 2019-02-20 01:08:57
선운사 동백숲

                           김형미
  
   선운사 절문 앞에 늦도록 앉아 있었네
   꽃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다보고 있었네
   죽음이 이미 와 있는 방문 앞보다
   더 깊고 짙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꽃들
   동백을 홀로 바라본다는 일은 ,
   큰 산 하나 허물어져 내릴 만큼 고독한 일
   어쩌면 기억도 아득한 전생에서부터
   늑골 웅숭깊도록 나는 외로웠네
   꽃핀 숲보다 숲 그늘이 더 커 외로웠네
   하여 봄볕에 흰 낯을 그을리며 나는
   선운사 절문 앞에 한 오백 년 죽은 듯이 앉아
   동백이 피고 지는 소리를 다 듣고 말았네
   큰일 치룬 뒤의 동백숲이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는지를 다 알고 말았네
   이제 붉은 피가 돌았던 내 청춘은
   이끼 낀 돌담 속에나 묻어둘 테지만
   고난이 더할수록 가슴은 설레어
   선운사 동백숲에 작은 위안이 지나가네

                      

                     -오동꽃 피기전, 시인동네-






오래된 절 앞에는 

오래된 절만큼이나 붉은 꽃들이 

나무가 씹다 버린 껌처럼 따닥따닥 붙어 있다


오기 반 집착 반 

한 오백년 버티고 앉아

공기 반 호흡 반

씹고 또 씹으면

붉다 붉어서

불고 불어버린 세월들이 

저리 피어 나겠지


이빨 자국 대신 

묻은 향기가 

바람에 흩어 지겠지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 사진은 네이버 이미지 통합검색에서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디블루
    '19.2.21 4:46 PM - 삭제된댓글

    떨어진 동백꽃을
    나무가 씹다버린 껌으로 비유
    신선합니다~
    나중에 작업해 놓으신글 책으로 내도 좋을것 같아요

  • 쑥과마눌
    '19.2.21 10:26 PM

    감사합니다^^
    동백꽃뿐 아니라 모든 꽃이 그럴듯 해요

  • 2. 고고
    '19.2.22 9:05 PM

    지각 댓글 ㅎ
    동백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막판에 절규하듯 던지는.
    아흐
    벚꽃을 앞두고 동백은 지금 봐야할 터이니
    쑥부인
    그대 있는 곳에도 동백이 있나요?

  • 쑥과마눌
    '19.2.22 11:37 PM

    있지요. 뒷뜰에 심어 둔 것이 하나 있는데, 비실비실하네요.
    여긴 부산정도 날씨라 동백이 잘 되어요

    떨어지는 모습이 화끈한 동백에 동감

  • 3. 에르바
    '19.2.23 8:26 AM - 삭제된댓글

    가야할 때 미련 안두고 저리 툭툭 온 몸을 던지니 참 기개 의연한 꽃이로군요.
    붉기는 참 처연하게 붉고...
    동백화분을 쏟아 밖에 옮겨 심었더니
    그만 겨울을 못 견디어 내네요.
    경기도인데 춥긴 추운가 봅니다

  • 4. 씨페루스
    '19.2.23 3:23 PM - 삭제된댓글

    쑥언니 사설 죽이네요.

    나무가 씹다버린 껌
    피어나는 세월

    이런 표현이 가능하군요 감탄감탄^^

  • 쑥과마눌
    '19.2.24 12:49 AM

    흉내를 내어 보았을 뿐입니다
    칭찬 감사^^ 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0605 농촌의 해돋이 해남사는 농부 2019.02.23 719 0
20604 선운사 동백숲 5 쑥과마눌 2019.02.20 4,186 1
20603 '안시마'는 휴식중... 6 도도/道導 2019.02.19 1,510 0
20602 경험이 없는데... 도도/道導 2019.02.18 1,096 0
20601 백 한 마리 가운데 한 마리 22 도도/道導 2019.02.16 2,860 0
20600 행복과 기쁨을 누릴 줄 아는 녀석 10 도도/道導 2019.02.14 2,100 0
20599 1116번째 올리는 사진은 기로라는 제목으로 도도/道導 2019.02.12 881 1
20598 매화 꽃 필 무렵 6 쑥과마눌 2019.02.11 1,612 3
20597 BigBang 도도/道導 2019.02.10 973 0
20596 오늘 아침 해남사는 농부 2019.02.10 959 1
20595 우리 집 풍산개 첫 출산 3 해남사는 농부 2019.02.10 2,275 3
20594 까미 이야기(부제: 보고싶다 아가들아) 8 로즈마리 2019.02.09 2,425 1
20593 흐름은 부드럽다 도도/道導 2019.02.09 662 0
20592 한 사람의 수고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17 도도/道導 2019.02.05 2,543 0
20591 눈 속의 바다 4 고고 2019.02.04 1,137 1
20590 행복한 가정의 명절 모임은 이럴 듯합니다. 도도/道導 2019.02.04 1,347 0
20589 그 아침 숲에 지나갔던 그 무엇... 3 소꿉칭구.무주심 2019.02.01 1,463 0
20588 여전히 행복한 모녀 호피와 까미 10 로즈마리 2019.02.01 2,536 0
20587 기억하는가 8 쑥과마눌 2019.02.01 1,226 0
20586 눈이 없어 못 보는 것이 아니라 도도/道導 2019.01.31 875 0
20585 맥스 16 원원 2019.01.29 2,138 0
20584 장관은 .... (낚이지 마세요~^^ 정치이야기 아닙니다.) 2 도도/道導 2019.01.29 771 1
20583 거실에서 바라본 지금 동녁 2 해남사는 농부 2019.01.27 1,499 0
20582 우리는 이기적인 집단이 아닙니다. 도도/道導 2019.01.26 951 0
20581 해를 낛는 낛시터 1 해남사는 농부 2019.01.24 83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