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사물, 그 쓸쓸한 이름을 위하여

| 조회수 : 920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09-26 01:05:54
사물, 그 쓸쓸한 이름을 위하여 
                                                   - 정한아

사물, 그 쓸쓸한 이름을 위하여
우리는 아직 쌩쌩한 콧구멍으로 콧방귀를 뀌고
헤프게 헤프게 사랑을 하고
머리는 옆구리에 끼고 달려 달려가며
낄낄거리는 달빛에
서로의 창백한 얼굴을 들여다보는 거지
시간의 물결은 두 몸뚱이를 휘감으며

서서히 해체되어 바람에 흩날릴 그날을
리허설이라도 하려나봐!
밤의 휘장이 열리면 어둠은
무심코 건드린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얼굴에
검댕처럼 문질러 발리고

우리는 웃고 또 웃었지
우리가 마침내 도달할
기다려 마지않는,
다고 거짓말도 할 수 있을
사물, 그 쓸쓸한 이름을 위하여

취하고 또 취했건만
만나면 그곳에 없는
어둔 욕망의 화려한 위장술

달려 달려가며 사방에 어둠을 뿌리며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울먹울먹 발자국에 고이는 새벽
잠든 네 얼굴에 내리는 빛 부스러기

사물이 따뜻할 수 있다면 그건
우리가 마지막 잉걸불로 다 타고 난
아주 잠시뿐
지금
벌어진 너의 입은 무슨 광물(鑛物)인 듯 번쩍거리지만.
                                        
                                                     -문학동네, '어른스런 입맞춤'




사랑.. 에다
따위..를  따딱 붙일 때,
청춘은 피식 지나가더라

그리하여, 
바라고 바라던 사물이 된다

좋냐?

다행이라고..
다행이라고..
끝끝내 버팅기는
존나 짠한 그 이름
암요, 어른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8.9.26 1:58 AM

    시하고 전혀 관계없는
    저녁에 마신 발렌타인 17년
    속이 쓰려 5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내가 사물함입니디. ㅎ

  • 쑥과마눌
    '18.9.27 9:57 AM

    사물함 ㅎㅎ
    최곱니다

  • 2. Harmony
    '18.9.26 5:40 AM

    낯선곳에서
    잠이 깼어요.
    본시보다
    쑥님의
    후렴이
    훅~

  • 쑥과마눌
    '18.9.27 9:58 AM

    감사합니다
    사족같아서, 망설이다 쓰는 부분입니다 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0472 개 발톱 좀 봐주세요 9 토리j 2018.10.09 2,107 0
20471 삐용이 20 띠띠 2018.10.09 2,347 1
20470 무녀도 사람들의 아침 도도/道導 2018.10.09 839 0
20469 맥스 18 원원 2018.10.08 1,581 0
20468 가을 오대산 10 wrtour 2018.10.08 1,487 3
20467 원원님 맥스 궁금하고 띠띠님 삐용이도 궁금해여 2 김태선 2018.10.07 936 0
20466 단풍잎들 2 쑥과마눌 2018.10.07 710 2
20465 경주 야옹이는 낙엽갖고 놉니다 6 고고 2018.10.06 2,118 0
20464 아침을 깨우는 향기 10 도도/道導 2018.10.05 1,149 0
20463 허수경 시인을 기립니다 4 쑥과마눌 2018.10.04 1,113 1
20462 별 헤는 밤 1 쑥과마눌 2018.10.03 975 1
20461 지리산 노고단 6 wrtour 2018.10.02 2,066 3
20460 지리산 화엄사 6 wrtour 2018.10.01 1,221 4
20459 너를 부룰 때 한 글자면 충분하리라 !! 숲과산야초 2018.10.01 877 0
20458 바람의 지문 4 쑥과마눌 2018.09.30 803 0
20457 쑥과 마눌 3 숲과산야초 2018.09.29 1,186 0
20456 바이타믹스 법적분쟁 중재에 따른 보상 신청 5 환상적인e目9B 2018.09.28 1,405 1
20455 신비한 수련꽃 철리향 2018.09.28 1,073 0
20454 사물, 그 쓸쓸한 이름을 위하여 4 쑥과마눌 2018.09.26 920 1
20453 엄마가 돌아가셨다 2 TheQuiett 2018.09.25 2,089 1
20452 올해 추석에 비는 소원 1 도도/道導 2018.09.25 771 1
20451 운동장을 찾았습니다. 4 고고 2018.09.25 1,259 0
20450 고양이가 그리운 저녁 4 쑥과마눌 2018.09.23 1,242 2
20449 고양이입니다 ^^ 9 토리j 2018.09.21 2,481 0
20448 고양이가 아닙니다. 10 토리j 2018.09.20 2,66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