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를 끝내고
이제는 개들과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더운 여름 공기 좋은 산 밑 외진 곳으로
1주일 전에 이사를 했습니다.
개들 짐이 1톤입니다.
이사비용이 추가되지만
개들 살기 좋은 곳으로 가는 맘이
여간 홀가분하지 않았어요.
20분 거리에 멀미하는 녀석들도 있는데
타니는 밑에 있고 바트는 2층이었는데
멀미도 안 하고 아주 즐거운 표정이에요.
당일 아침에 견사 펜스 분리하던 중에
탈출한 바트가 동네로 도망가길래
쫓아갔더니 나 잡아봐라 자꾸 멀리 가길래
더 멀리 가겠구나 싶어 휙 뒤돌아 왔더니
잠시 후에 돌아왔어요.
커다란 소나무 그늘 아래에
남편이 대충 펜스를 치고
녀석들을 쉬게 풀어줬더니
다들 아주 시원해하네요.
이렇게 단체로 이사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라
여기는 또 어딘가 탐색하느라 바쁘네요.
산 흙이 마사토라 물 빠짐이 참 좋아요.
장마에도 땅이 깨끗해 털들이 깨끗하더군요.
사방 막힌 곳이 없어 대로변 다니는 차도 보고
동네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핍니다,
까치발을 하고 보면 더 잘 보이나 봅니다.
행동들이 서로 닮았어요.
바트도 자기 주변을 살피네요.
아리 설이 모녀견
여우 같은 바트
매력의 바트
소나무향과 시원한 바람
흙을 밟고 흙냄새를 맡으니
사람이나 동물이나 참 좋네요.
제일 먼저 와이어줄에서 놀다 들어간 바트가
타니의 노는 모습을 보고 웃고 있어요.
하루 종일 움직이는 타니는
항상 날씬합니다.
견사를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저녁에 돌아오니 눈 반짝반짝 웬 야생동물이
우리집 마당에 있나? 봤더니 타니였어요.
다행히 인적이 드문 곳이고 동료들이 있어
집 근처에서 저 혼자 산책하고 있었어요.
다음 날 견사를 단단히 해놓고
저녁에 돌아오며 오늘은?
역시나 또 눈이 반짝반짝
이러기를 딱 세 번 드디어 탈출을 못합니다.
바트
막내 설이
대박이는 아주 시원한 바람 쐬며
점잖게 앉아서 구경하느라
내내 즐거운 표정입니다.
착하고 여린 아리
낮잠 타임
견사 주변 풀도 베고 점점 정리가 돼갑니다.
첫 번째 이웃집엔 호구 황구 두 마리
저기 다리를 건너 반대 도로로 산책로가
있는지 길에서 서로 두 번 인사를 한 사이.
집집이 개들을 키우며 산책을 하는
그런 곳이구나 생각은 했는데
이사 이튿날 저녁 7시 넘어
개들이 막 짖길래 나갔더니
처음 보는 이웃인데 호구조사 당하는 중
하네스 목줄은 했으나
개 끈이 풀린 상태로 백구 한 마리가
견사 여기저기 막 휘젓고 다니니까
우리 백구 대박이가 싸워보겠다고
껑충 뛰니 지붕 펜스가 열리니
머리를 내밀고 드디어 나오길래
제가 간신히 잡으며
아저씨 개 데리고 얼른 가세요
제 목소리가 커졌어요.
옆에 섰던 아주머니 왈
이집 개들이 사납네.
우리는 하루에 한 번 저렇게 풀어주면
지 알아서 동네 산책을 다녀오는데
다른 집 개들은 짖지 않고 순하다.
앞으로 이 집 개들 단속 잘하세요...
다음에 오면 조목조목 이야기해야겠다.
그날 소리 질렀다고 아직 안 오네요.
뭐 마려운 강아지
대박이는 점프를 하는 버릇이 있어요.
견사 밖으로 나가서 용변을 보겠다는 의지
깔끔 떠는 진돗개 특성을 지닌 대박이
괜찮아 옳지 하면...
이래저래 시원한 대박이 표정
바트가 제일 똑똑한 것이
이 와이어줄을 보고는 얼른 설치하고
놀게 해달라고 낑낑대요.
다른 녀석들은 무덤덤한데 말입니다.
풀 내음도 맡고
영역 표시도 하고
잔디도 거닐고
왔다 갔다
돌도 구경하고
물도 먹어가며
타니 앞에 가서 또 풀 뜯어 먹고
충분히 운동했다 싶어
견사 안에 들어가서도 헤벌쭉
뭐가 좋은지 늘 웃는 바트
인터넷 설치하러 오신 기사님이
바트가 제일 인상적이라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