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는 모내기철이 시작된 마을이라
논에 물 대느라 너도나도 바쁜데
우리 바트가 견사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어찌나 칭얼대는지
뭘 보고 저러나 싶어 밖으로 나오게 하니
막상 나오면 저리 딴짓을 합니다.
이왕에 나왔으니
농로를 피해 마을을 한 바퀴
녀석들과 산책을 했습니다.
저는 다섯 바퀴를 도는 것이지요.
힘이 드니 이틀에 나눠서 합니다.
더워하네요.
태선님 우리 바트 보고 싶어 하셔서
그저께 아침에 찍은 사진입니다.
뭐가 그리 늘 좋은지
잘 웃는 바트에요.
애교가 넘치지요.
산책은 주로 오후 해가 지면
하는 편입니다.
현관문 소리가 나면 이렇게
귀를 쫑긋 세우고 내다보는 대박이
견사 안에서 워밍업하고 있어요.
우리 대박이는 지 볼일 보면
저렇게 뒷 발로 열심히 흙을 팝니다.
흔적을 감추는 본능인가 봅니다.
2초 걸렸나 갑자기 갓길 풀숲에 코를 박더니
농로에 뭔가를 패댕이 치길래
세상에나 독사였어요.
풀에 바짝 붙어 다니면 큰일 나겠어요.
다음은 진돗개 블랙탄 타니
선머슴아 같은 성격인데
태어나서 저렇게 큰 소들은
처음 보았으니 가다 말고 한참을
뭐지? 하고 쳐다봅니다.
지나가는 고양이들은 막 쫓아가려고 하는데
저보다 크니 얌전하네요.
추운 겨울 냉기 올라오지 말라고
깔아 준 두꺼운 스티로폼을
혼자만 이렇게 부수고 있어요.
잠시도 얌전히 있지를 않아
얼굴 나오는 사진 건지기 힘드네요.
너무나 순둥이인 우리 아리
산책할 때 보조를 잘 맞추고
이렇게 냄새를 맡으며
가다 멈춰 서 풀 뜯어 먹고
마지막으로 한 녀석 또 산책해야 해서
그만 가자 하니 따라옵니다.
그늘진 정자나무 밑에 앉아서 쉬는 중
파란 눈의 설이
내가 어떻게 보일까?
늘 궁금합니다.
강아지 때 예쁘다고 욕심내지 말 것을
더 좋은 환경에서 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녀견이 서로 의지하고
애틋한 것을 보면
또 괜찮다는 마음도 들고
합사를 하면 엄마가 너무 교육을 시켜
설이 기가 죽어서 따로 살게 해줬는데
한 지붕 두 세대 삶도 괜찮기도 합니다.
여름이 되니 그늘져서 좋은 마을길
마을 개들이 짖어댈 것 같아서
우리집 반려견들 산책은
다른 길로 조용히 다니게 되네요.
갑자기 사업을 정리하며...
다른 집에 가면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지인들이 잘 키워줄 것인데
데리고 있는다고 능사가 아니라며
너무 많아 다같이 살기도 어려워진 마당에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게 된 녀석들 생각에
마음이 늘 무겁기도 하고
자유게시판에 불쌍한 유기견들 이야기에
줌인줌아웃에 반려견들 사진 올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보고 싶어하는 분들 계셔서
우리집 반려견들 사진 올려 봅니다.
가끔 가서 보고 오기도 하는데
좋은 주인 만나 잘들 있지만
우리는 개를 키우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속으로 다짐을 하며
아쉬운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일상을 지내고 있어요.
시골에 조그만 땅 구해서
살림도 하며
젊어 하던 미용실을 다시 해볼까?
한쪽엔 마당 잘 가꿔
이 녀석들과 끝까지 잘 지내기 위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