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몇몇 포스팅에서 제가 ‘ 신실장님 ’ 이라 언급한 분이 있습니다 . 저희 일행의 비주얼 담당이죠 .
( 작년 생일에 왕관 쓰고 맨해튼 타임스퀘어를 누빈 신실장 . 시킨다고 다 하는 …)
타고난 신체조건에다 남다른 패션센스 ,
여기에 왕년의 전공 ( 무용 ) 을 통해 익힌 메이크업 실력까지 갖춘 이 분은
본인이 뷰티풀 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자
저희 일행 전체의 비주얼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
저희들이 맨 처음 함께 여행을 떠났던 바하마 크루즈에서부터
라스베가스 여행
( 메이크업 받고 있는 분은 저희 일행의 맏언니이자 가슴담당 … 후다닥 ==33)
지난 번 크로아티아 여행에 이르기까지
( 오징어들을 구제하러 나선 신실장의 활약 )
이 분의 살신성인에 감동한 저희는 우리 일행의 메이크업 담당이란 의미의
‘ 신실장 ’ 이란 칭호를 선사하기에 이릅니다 .
여행 가서 아침에 호텔을 나서기 전 , 신실장은 매서운 눈초리로 우리를 쓱 - 스캔한 후
일행을 쪽팔리게 할 여지가 있는 자는 가차없이 적발해 냅니다 .
함께 한 여행 경륜이 쌓이다 보니 신실장의 메이크업 요령을 어깨너머로 배워
허가없이 야메로 행하는 자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였으나 …
( 안시 행 기차 안에서 야메 메이크업을 시전 중인 타짜 & 거기에다 얼굴 맡기고 있는 용자 )
신실장님께 들키는 날이면 얄짤없이 혼납니다 . 오리지널이 괜히 오리지널이 아니거든요 .
신실장은 또한 팔방미인이기도 합니다 .
눈썰미 좋고 응용력이 남달라서 뭐든 금방 배우고 뭐든 금방 적용해서 써먹습니다 .
열흘 남짓한 프랑스 여행이 끝날 즈음에 신실장님 입에서 프랑스어 비스무레 한 것이 나오는 걸 여러 번 듣기도 … ㅋㅋ
“TV 로 세상을 배웠다 ” 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 분은 ,
이번 여행에서도 그간의 TV 시청에서 얻은 갖가지 지식과 노하우를 시시때때로 저희에게 전달하며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였습니다 .
그런 신실장이 이번 여행에서 결코 잊지 못할 혁혁한 공을 하나 세웠으니 …
9 인승 밴승합차에 저희 일행을 태우고
마르세유 - 엑상프로방스 - 아비뇽 - 아를 - 마르세유의 1 일 코스를 완주한 것입니다 .
( 알흠다운 속눈썹 휘날리며 운전 중인 신실장 )
처음 가는 낯선 길을 덩치 큰 차를 운전하고 가는 것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나 ,
우리의 신실장은 마치 평생 이 길을 운전해 온 사람처럼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
이 날 신실장의 활약이 정점을 찍은 건 , 모든 일정을 마치고 마르세유로 돌아오는 길 .
원래 렌터카 반납이 저녁 7 시였는데 마르세유 시내로 진입하기도 전에 차가 많이 막혀서
도저히 시간에 맞출 수 없을 듯 했어요 .
퇴근길 교통체증은 마르세유도 예외가 아닌지 저희가 들어선 길은 모두 꽉 막혀 있고 …
저희는 혹시나 렌터카 사무실 직원이 7 시에 문닫고 퇴근하면
꼼짝없이 하루치를 더 물어내야 할까봐 바짝 긴장했죠 .
그 때부터 자동차에 있는 네비게이션 말고 구글맵 네비에서 안내하는 뒷골목으로 차를 돌리기 시작 .
유럽에 왜 대부분의 차들이 소형차인지 알 것만 같은 좁디 좁은 골목길들 .
걸핏하면 나오는 일방통행로 .
신실장은 그 피가 마르는 상황에서도 거침없이 차를 몰았습니다 .
여기가 막히면 저기로 , 그곳이 막히면 또 다른 길 …
마치 마르세유 뒷골목을 훤히 꿰고 있는 듯한 택시기사의 포스로 말이죠 .
뒷좌석에 앉아 차멀미가 난다고 중얼거리던 다른 일행들조차 어느덧 모두 좌석 끝에 걸터앉아 정면만 주시했어요 .
우리 8 명의 모든 신경이 운전하는 신실장의 손과 발과 시선에 합체되던 신기한 경험을 저희는 그 날 했습니다 .
(렌터카 . 성공적 . 치얼쓰 ~)
결국 , 저희는 크게 늦지 않은 시간에 렌터카를 반납할 수 있었고 …
숙소 인근의 중국집 < 대화반점 > 에서 신실장의 노고를 치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