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저희 일행이 비엔나에서 프라하까지 이동한 이야기입니다.
12박 13일간 여러 도시를 거치면서
저희 일행은 첫 도착지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태호군의 도움으로
비엔나까지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이동할 수 있었어요.
이제 태호도 집에 가버리고
꼰누나들끼리 이동해야 하는 첫 시험대에 오릅니다.
바로 우리들의 마지막 목적지인 프라하까지 가는 것.
프라하.... 거기까지 가는 것이 문제로다....
저희가 사전조사한 바에 의하면
프라하까지 가장 저렴한 이동수단이 버스였어요.
버스도 여러 종류가 있으나 일명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라고 (아마도 학생들은 할인이 되는 듯)
18유로 짜리 버스가 있었어요.
바로 이 버스....
이 버스는 인터넷으로도 예매가 되는데
저희는 '성수기가 아니니 뭐 매진이야 되겠어....'
요런 담대함으로 현지에 가서 표를 구매할 작정으로 그냥 떠났는데
이것이 비엔나의 마지막 밤을 스릴과 서스펜스로 몰아넣은 화근이 됩니다.
비엔나의 마지막 날 저녁, 식사를 마친 저와 다른 일행 한 분은
다음 날 프라하로 떠날 버스표도 구매하고
버스 터미널까지 걸리는 시간도 알아볼 겸
택시를 타고 Stadion 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저희 숙소에서 그곳까지 택시로 약 15분. 택시비는 16유로 정도 나왔어요.
근데!!!!!!
이건 저희가 아는 그런 버스터미널이 아니에요.
당시 저희가 멘붕 상태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그냥 길 위에 플랫폼 1, 2, 3.... 이런 식으로 팻말 하나씩만 덩그러니 있는
그런 곳이었어요 ㅠㅠ
버스표를 하루 전에 예매(?) 하겠다는 저희의 야무진 계획은 물거품.
대체 어디 파는 곳이 있어야 표를 사죠.
그럼 내일 현장에 와서 버스기사에게 직접 돈을 내고 타면 되는건가....?
인터넷에서 보니 누군가는 그랬다는 것도 같은데...
Stadion 버스터미널은 말 그대로 stadion,
즉, 스타디움(운동장) 옆에
함께 있는 터미널입니다.
스타디움 1층은 상가였는데 그곳엔 빵집이나 간이 음식점들도 있었어요.
혹시 내일 아침을 여기 와서 먹게될 지도 모르니
일단 개점 시간을 확인했는데
빨라야 9시네요;;;
아무튼, 그곳에서는 더 이상 건질 소득이 없었으므로
우리는 일단 숙소로 후퇴.
돌아올 때에는 스타디움 바로 옆에 있는 Stadion 역에서 U-Bahn을 타고
숙소로 돌아와 보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갈아타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그와 동시에 만에 하나 내일 아침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짐가방을 끌고 오는데 무리가 따르지 않는지
도로와 엘리베이터 등도 꼼꼼히 확인했어요.
위에 보이는 지하철 지도에서 보라색 라인이
Stadion 버스터미널과 저희 숙소가 있는 Karlsplatz까지 운행하는 노선.
다행히도 환승하지 않고 한 번에 연결이 되었고
시간도 택시타는 시간과 비슷하게 15분 정도 소요되었어요.
그리고 다행히도 계단을 오르내릴 일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죠.
일단 숙소로 돌아온 저희는 인터넷으로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 사이트에 들어가
내일 프라하 가는 버스 스케줄을 확인합니다.
근데 여기서 또 한 차례 멘붕...
본래 저희가 타기로 마음먹었던 오전 8:40 버스는 8 자리가 남아있지 않았어요!
10:40 버스는 너무 늦고
결국 이용할 수 있는 건 새벽 6:40 버스.
저희는 점점 초조해 져서 인터넷으로 미리 표를 구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내일 현장에서 구매하려다
그마저 없으면 큰일나니까요.
근데 여기서 또 문제....
표를 예매하면 그걸 출력해 가야 하는데
대체 어디서 할까.
(누군가 폰으로 표를 보여줬다 낭패를 봤다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본 적 있거든요)
이미 비엔나 시간은 밤 9시가 넘은 상황.
물어물어 Kinkos 비슷한 사무 편의점을 찾아갔으나 이미 문도 닫고...
바로 이 때. 저희 일행 중 용감한 그 분 (구 타짜)이
저희 숙소 근처의 아무 호텔이나 다짜고짜 들어갑니다.
그러더니 프런트에 가서 직원을 붙잡고 통사정.
결국, 친절한 그 직원은 우리가 그 호텔 투숙객도 아닌데
자기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버스표를 구매해서 자기 이멜로 포워딩 시키면
출력해 주겠노라고 ㅠㅠ
(총각! 복 많이 받아~)
저는 숙소로 달려와 버스표를 예매하기 시작하고
일행 중 두 분은 그 호텔에 남아
제가 이멜 포워딩 하기를 기다리고...
암튼 그런 우여곡절 끝에
저희는 무사히 버스표를 손에 쥘 수 있었어요;;;;;;;
다음 날, 저희 일행은 새벽 5시에 기상하여
5:30에 숙소 출발.
다행히 지하철은 24시간 운행하여 이른 새벽에도 이용 가능했어요.
(다만, 새벽 시간에는 배차 간격이 좀 길어요)
버스 터미널 도착하니 6시가 약간 넘은 시간.
어젯 밤에 사전답사 갔을 때에는 휑~ 하니 아무도 없어서
과연 이곳이 버스터미널 맞는 것인가... 의문을 가졌던 그곳이
아침에 가보니 저희처럼 짐가방을 든 사람들이 웅성웅성
그제서야 저희 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숙소에서 보온병에 타온 커피와 전날 준비한 빵으로 간단한 아침을...
아줌마들은 아무리 긴박한 상황에서도 절대 아침을 거르는 법이 없슴다.
(신새벽에 끝내주는 기동력을 발휘한 후 잠시 커피타임)
6:30경이 되자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 노란 버스.
버스 짐칸에 가방을 싣고
버스에 오르기 전에 표와 여권을 검사합니다.
이 버스엔 안내양!도 있네요.
버스 안 광경.
화면에 잘리긴 했지만 좌석 앞에 있는 저 스크린 보이시나요?
최신 영화도 상영돼요.
ㅎㅎㅎ
이 버스, 나름 알차네요.
버스가 달리기 시작하자 헤드폰도 나눠주고
카푸치노와 핫코코아 중에 택일해서 음료도 줍니다.
(핫코코아가 더 먹을만 했다는 평)
기타 물이나 간단한 간식은 0.5유로에 판매해요.
저희 일행이 물을 한 병 주문했는데
엄청 큰 병을 줘서 깜놀.
(여기서 체코 물가를 실감하기 시작합니다 ㅎㅎㅎ)
도중에 Brno라는 국경도시에서 30분 정차해요.
여기서 화장실도 가고 잠깐 내려서 스트레칭도 하고.
참고로 화장실은 유로인데
이곳은 이미 체코땅이라 체코 현지 화폐를 사용해야 해요.
저희는
현지 돈이 없어서
단체로 들어가면서 1유로인가 2유로에 흥정하고 해결 ㅎㅎㅎㅎ
(브르노)
얼떨결에 새벽 버스를 타게 되었으나
막상 프라하 도착해보니 한시라도 일찍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도 예쁘고 볼 것 많은 곳이라...
그럼, 프라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을 기약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