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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네 마이어 & 알프스교향곡

| 조회수 : 1,571 | 추천수 : 2
작성일 : 2014-03-16 17:01:06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음악 관련 글을 쓴 이유가 둘 있습니다.

먼저,저 여인 때문이죠.

아니 저 여인의 연주곡 때문.

 

세상에서 가장 클라리넷을 잘 부는 사람은 누구일까?

자비네 마이어(55세, 독일)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듯하네요. 대중적 인기를 고려하면 특히.

그녀가 6년만에 한국엘,처음 내한 때는 서울시향과 협연.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하면 바로 연상되는 곡,

클라리넷의 상징곡이 되어버린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연주하네요.

 

클라리넷은 모짜르트 당시 막 등장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악기.

모짜르트가 유독 좋아했답니다. 클라리넷 5중주도 유명.

모짜르트 영향으로 베버(모짜르트 아내 콘스탄체와 사촌간)는 클라리넷 협주곡 1,2번과 클라리넷 5중주를,

브람스도 모짜르트와 베버 영향으로 클라리넷 5중주를 작곡했네요.(브람스 특유의 우수가 깃든 2악장이 기막힘)

모두다 클라리넷 대표곡이자 명곡.

 

 

먼저 클라리넷 선율을 타고 아프리카 초원 위를 한번 날아보죠.

자비네 마이어의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Ccl-_nneMPE

 

그녀의 검은 드레스에 흑단의 클라리넷~~

손을 흔들며 성큼 성큼 무대에 들어서네요

클라리넷은 남성 악기.

수양버들 휘듯 심하게 몸을 비틀며 연주하는 스타일이 마치 섹소폰을 다루는 듯하네요.

(실은 섹소폰은 클라리넷과 연주 방법이나 악기 구조도 비슷한 클라리넷족(族)으로 금관이 아니 목곽으로 분류)

경쾌한 1악장에 이어 2악장 <아웃 오브 아프리카> 테마 음이 객석 위를 납니다.

음이 끊길듯 말듯 이어지는 천의 무봉~~~~~~

주말은 산이 더 좋은데 오늘은 토요일,오길 잘했네요.

 

자비네 마이어(55)~~~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릴 즈음 스토리 텔링이 좀.

금녀의 벽이 높았던 80년대 초 베를린 필.

카라얀이 20대 초반인 그녀를 클라리넷 주자로 앉히면서 단원들과 불화가.

결국 단원 투표 '74대 5'라는 압도적 반대로 1년을 못채웠고.

그러나 전화위복이였는지 지금은 세계 최고의 클라리네티스트로.

 

그런데 기존 클라리넷과 좀 다르네요.

네,바셋 클라리넷(Basset Clarinet)입니다.

모짜르트 당시의 클라리넷으로 한 옥타브 낮은 저음까지 소화할수있는 장점이.

클라리넷은 저음, 중음, 고음에서 각각 음색이 다릅니다.

목관임에도 음과 음사이를 미끄러지듯 연주하는 글리산도도 가능.

당연 음색이 일정한 오보에 보다 음을 채색하는데 훨 유리하겠죠.

목관악기 중 소박하면서도 가장 다양한 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누군 희노애락의 인간적인 악기라.

(실은 음성악적으로 오보에가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 

특유의 맑은 소리는 슬픈듯 기쁜듯 종잡을 수가 없죠.

영화 <아웃 오프 아프리카>에서 남여 주인공이 탄 경비행기가

뭉게구름 깔린 아프리카 초원 위를 날 때 수채화 같은 화사한 음색을 선사할수 있는 것도 이 때문.

 

 

플룻,오보에,클라리넷 음색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는 것도 즐거움이겠죠.

영화 <미션>에서 처럼 낭낭하게 메아리쳐 오는 오보에,

간질간질 귀 주변을 맴도는 플룻,

다양한 음색으로 맑게 퍼져 나아가는 클라리넷,,,,입니다. 

 

클라리넷 등장 초기,얼마나 매력적인 악기로 다가왔는지 클라리넷 명곡 탄생 배경을 보면 잘 알수있습니다.

모짜르트,베버,브람스 모두가 당시 유명한 클라리넷 주자의 연주에 감동 먹고 작곡을 했으니.

모짜르트는 슈타틀러라는 클라리네티스트 연주에 매료되 클라리넷 협주곡과 오중주를,그리고 그에게 헌정을,

베버는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과 클라리넷 오중주 연주에 감동먹고,

브람스 또한 연주회에서 모짜르트와 베버의 클라리넷 곡에 감동먹고.

 

 

글쓰게 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2부에선,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50)와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2폭 짜리 '알프스 등반화(畵)' 그려내네요.

 

4800미터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그리고 융프라우,아이거,마테호른  등등  4천미터 이상의 고봉들.

알프스를 오르고 싶나요???

간접 체험이긴 하지만 손쉬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의 대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알프스 교향곡>에 빠지는거죠.

알프스 교향곡은 등산 준비 부터 귀가 까지 등반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 음악적 알프스 등정화(畵)입니다.

해뜨고,산행 준비하고,산 초입에 들고,오르고,정상에 서고,하산하고,귀가 후 복기까지.

여기에 대자연에 대한 느낌,변화무쌍한 알프스의 기후까지 알프스에 오르면 겪을수있는 경험들을 죄다.

 

독일은 오케스트라의 본고장.

양,질으로 오케스트라 천국이죠.

중소도시에서 지역 방송국 까지 수준급 오케스트라가 130여개나.

오케스트라 순위까지 매겨질 정도로 음의 경쟁이 있습니다.

참고로 몇년전 순위는

1,베를린 필/사이먼 랜틀

2,바이에른 뮌헨 방송교향악단/마리아 얀손스

3,라이프치히 게반트 하우스 오케스트라/리카르도 샤이

4,드레스텐 슈타츠카펠레/파비오 루이지

5,베를린 슈타츠카펠레/다니엘 바렌보임

6,밤베르크 심퍼니/조나단 노트

7,뮌헨 필/크리스티안 틸레만

 

쾰른 필은 8위를 찾이했네요.

1)1887년 브람스의 이중협주곡,

2)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3)그리고 말러의 교향곡 3,5번을 초연한 180년 전통의 명문악단입니다.

 

 

입문자가 클래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네, 좋아하는 몇곡을 무한반복하는 거죠.

이해는 암기 이후에 오는 법 .

그리고 음악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또 하나 동영상과 함께,,,음악도 눈으로 읽히면 빠릅니다. 

알프스 교향곡이 딱 그렇습니다.

 

말러와 함께 후기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864-1949) ~

알프스 교향곡은 그가 51세 때인 1915년에 완성한 걸작입니다.

그는 독일 남부 뮌헨에서 태어난 바이에른 주 출신답게 산을 참 좋아했나봅니다.

알프스 교향곡 작곡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14세 때 겪은 그의 등산 체험.

슈트라우스는 여름 알프스 인접 뮌헨 남부로 등산을 떠났습니다. 그것도 저녁 2시 야간산행.

도중에 길을 잃어버렸고.,,, 12시간을 헤매다 가까스로 잡으로.

바로 다음날 피아노로 그 상황을 표현해 보았다네요.

그리고 30년 후~~~

슈트라우스는 뮌헨의 서남쪽 60km 지점에 산장을 짓고 이곳에서 작곡에 몰두했습니다.

알프스 봉우리들이 훤히 보이는 이곳을 무척 좋아했고.

당연 곡의 대부분은 이 산장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곡은 등산을 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자연 현상과 감회등을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1.밤 2.일출 3. 등산 4.숲속으로 들어가고 5.시냇가를 걷고

6.폭포에서 7.환영 8.꽃피는 초원에서 9.목장에서

10.숲에서 길을 잃고 11.빙하를 만나고 12.위험한 순간에 직면하고 

13.정상에 서고 14.환상 15.안개가 끼고

16.해는 점차 희미해지고 17.비가(엘레지)

18.폭풍 직전의 고요 19.천둥번개와 폭풍 그리고 하산

20.일몰 21.하산 후 진한 여운 22.밤 

이런 22개의 장면들을 순차적으로 요.

 

 

다음은 2012년 BBC Proms 때 

하이팅크 지휘로  런던 로얄 알버트 홀에서 연주된 실황입니다

굉장하죠.산 좋아하시는분 강추.

듣고 또 듣고 중독성 쩝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MjYgfX0lpA

 

알프스 교향곡은 라벨의 <볼레로>와 더불어 많은 관현악 곡 중 단원들이 가장 연주하기 싫어하는 곡으로 꼽힙니다.

이유는 미묘한 뉘앙스를 살리며 순차적으로 무한반복해야하기에.

그래서 어떤 지휘자는 악단 관리를 위해 이런 농담을 던졌다는 일화가.

/다음 연주곡은 볼레로나 알프스 교향곡으로 할까합니다!/

 

 

길게 깔리는 어둠은 트럼본의 저음으로,목동은 오보에로,푸른 초원은 플룻으로, 해맏이는 호른의 팡파르로,

폭포소리는 실로폰으로,바람은 윈드머신으로,,,등등,,,,다양한 악기들이 동원되었네요

특히 금관,타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곡.

 

목관,금관,타악이 현을 압도하네요.

요근래  이 많은 금관, 타악의 향연도 드물었고.

호른 8대,하프 두대,첼리스타,오르간에 팀파니 8대,탐탐,실로폰,캐스처넷 등등

바람을 일으키는 윈드머신(오른쪽 끝 하늘색 드럼통), 비소리를 내는 레인스틱,

천둥 소리의 선더시트에 심지여 양철판까지.

아시아 투어지만 이번 쾰른 필의 정성을 읽을수 있네요.

 

앙콜 곡 바그너의 발퀴레 기행~~

다시 한번 홀은 뜨거워지고.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 미군 아팟치 헬기 편대가 베트남 민간 거주지를 무차별 폭격할 때 나오는 그 배경음.

 

 

클라이막스는 있죠.

어떤 곳에선 카타르시스를 느끼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부분은 마지막 < 하산 후 진한 여운>그리고 <night>

잔잔하게 흐르는 선률이 자장가 같이 편해요.

마지막 연주는 잠이 밀려오듯 사그러집니다.

그러니 지휘자가 마지막 음표까지 지휘를 마치고 수초간 이어지는 정적도 연주의 일부.

침묵도 음악일 수 있다는 거를 잘 보여주는 알프스 교향곡이죠.

 

아,그런데....

연주가 끝나기가 무섭게 객석 몇군데서 박수소리가 터지네요.

그것도 아랫층 가장 비싼 곳에서.

아랫층 R석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오늘도.

돈과 음악적 소양이 비례한 건 아니죠.

오늘 쾰른 필의 <알프스 교향곡>은 마지막 파트 <밤>은 사라졌습니다.

 

 

자비네 마이어~~

나이에 비해 더 들어보이네요.

그래도 싸인마다 고개 들고 방긋방긋.

온통 클라리넷 가족입니다.

아버지한테 오빠와 함께 클라리넷을 배운 후 음악원도 같이.

남편도 음악원에서 만난 클라리네니스트.

결국 셋은 '트리오 디 클라리네'를 결성.

 

 

독일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리스트 소피 무터와 이미지가 비슷하네요.

둘은 젊어서 베를린 필 카라얀 여인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그러나 소피 무터와 달리 무척 다정 다감합니다.

우측은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50)

 

 

&&&.....

등산도 나름 개인적 습성이.

보통 하산은 해거름에 맞춥니다.

어둠이 주는 야릇한 느낌이 참 좋아서요.

다 내려올 즈음에는 어뚬이 깔리죠.

그리고 하산 때는 이어폰 없이 음악을 듣습니다.

인적이 드물어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어서죠.

어제 토요일 봄맞이 북한산엘 갔습니다.

독바위~비봉~문수봉~대남문 코스.

하산은 의상능선 타고 송추쪽 대서문으로.

하산길 음악은 알프스 교향곡으로.

오느내리는 능선길에 바람도 세차  반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알프스 교향곡에선 윈드 머신으로 알프스 바람을 표현)

중성문 북한산 계곡으로 하산했으면 더 편히 온전히 들었겠지요.

 

댕 댕~~

의상봉에 이르자 어둠을 가르는 성안 어디선가의 범종소리.

우측을 보니 노적봉 위로는 보름달이 두둥실(올해 세번째 보름)

산에서 보는 보름달은 정말이지 쟁반 보다 커요.

어떠시나요???

오늘 저, <북한산 교향곡> 들은 거 맞죠.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쉐어그린
    '14.3.16 8:50 PM

    전 알프스교향곡을 들을 땐 첨에 꼭 볼륨을 높입니다.
    소리가 안들려 볼륨이 너무 낮아서 그런줄 알고..
    그러다 힘찬 소리와 함께 해가 떠 오르면 깜짜 놀라 볼륨을 살짝 낮추지요.ㅋ

  • 2. josephine
    '14.3.17 5:50 AM

    저희 아이가 클라리넷을 하는 터라 유독 다른 악기보다 클라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멋진 글을 이제야 발견했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3. 홍앙
    '14.3.17 2:23 PM

    귀를 맑게 해 주셔서 감솨~~~

    배경을 알게 되면 친근감이 더해 지지요!

  • 4. 다아시부인
    '14.3.18 9:33 AM

    덕분에 잘 들었습니다. 여고 시절 무슨 바람인지 클래식 음반을 모았어요. 그것들이 다 어디로 갔나 문득 궁금해지는 아침입니다. ^^

  • 5. 열무김치
    '14.3.20 1:00 AM

    재미있어요~ 음악 잘 아시는 분들이 설명을 또 요로코롬 잘 해주시면 쏙쏙 잘 알아들어요, 제가 ^^
    비싼 아래층 R석에 아예 ..아,박수는 쫌!..이라고 써 놔야할까봐요 ㅠ..ㅠ

  • 6. wrtour
    '14.3.21 1:29 PM

    쉐어그린님~
    조세핀님~
    홍앙님~
    다아시부인님~
    열무김치님~
    감사합니다.주말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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