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가 태어난지 일년 반 되었지만 여전히 하는 짓은 어린고양이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사진찍어주는 횟수는 좀 줄어드네요. 어렸을땐 하루하루 자라는 것도 신기하고 새끼들 일곱마리가 이리저리 뛰어노는게 귀여워서 정말 사진을 수천장은 찍은거 같아요.
여름 언젠가 찍어놨던 사진이예요.
피오나를 아틀란타에 데려다 준 다음날인가 그럴거예요. 한국가게에 들려서 사온 두유상자를 보니까요. 아침인데 마루가 아직 잠이 덜 깼는지 저러고 있네요. 이 녀석들은 아침에 제가 일어나면 자다 말고 다 쫒아나옵니다.
이 녀석들은 왜 그런지 책상위에 있는 물을 더 잘 마셔요. 보미와 마루가 차례대로 먹으면 될 껄 저럽니다.
다른 고양이들도 그렇지만 마루는 어렸을때 부터 제가 컴퓨터 앞에서 뭘 하면 저렇게 앞에 와서 이리저리 뒹굴기를 좋아했어요. 다 커도 여전합니다.
아침에 누워서 찍은 사진인데요. 저날은 세마리가 발치에 다 모여있네요. 보통 나비는 다리에, 보미는 오른쪽 얼굴쪽, 그리고 마루야 여기 저기 옮겨다니면서 자거든요.
보미는 왜 그런지 마루에게 하악대기를 잘 해요. 그냥 별 이유없이 그러거든요. 보미가 무서워 하는 고양이는 나비 밖에 없죠. 길냥이 시절 뒷마당을 거쳐 밥 먹으러 올 때 나비가 눈에 띄이기만 하면 무섭게 보미를 몰아냈었거든요. 그 기억이 있어서 인지 집 안으로 들어오고도 한 동안 침대 방에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들여다 보기만 했었죠.
전 우리나비 성격이 하도 예민해서 다른고양이와는 절대로 같이 살 수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잘 지내네요. 정말 다행인 일이죠. 아니면 저만 따라다니는 보미를 어디 입양보낼 수도없고 그랬을테니까요.
옷 장 정리를 하면 여지없이 마루나 나비가 꼭 방해를 하고 먼저 들어와 앉죠. 아무리 쫒아도 소용없고 차라리 한번 앉게 해 줘야 앉았다가 자리를 떠나요.
마루 때문에라도 키친타올 여러개가 들어있던 비닐봉다리를 버릴수가 없어요. 마루가 없어져서 찾아보면 보이지도 않게 봉다리 속으로 쏙 숨어있길 잘하거든요. 봉다리 뿐인가요, 상자며 또 바삭거리는 종이 다 버릴수가 없어요. 마루엔 늘 고양이 장난감 들이 너저분 합니다.
마루 배에 나 있는 털은 정말 보들보들 해요. 창문에 누워있기에 만져주니 저렇게 발라당 누워있어요. 보미는 집에 들어오면 정말 껌처럼 제게 붙어다니거든요. 방에서 마루를 만져주니 어디있다 또 부지런히 제게 옵니다.
나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라고 선반을 달아줬는데 나비는 어느새 밀려나고 마루차지예요. 한 발을 저렇게 밖으로 늘어뜨리고 엎드려있길 좋아하죠.
이 녀석이 발톱 자르는데 조금 예민해서 잘 때 잘 잘라주거든요. 나비같으면 다리 사이에 놓고 깍아주면 얌전해요. 사실 아무런 자세로 있어도 나비는 괜찮거든요. 근데 마루는 힘이 워낙 세서 이 녀석이 발버둥치다 뒷발톱에 차이면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그래서 골아 떨어졌을때 잘라주죠.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나비와 같은 자세에 두고 잘라줍니다.
건장한 숫놈이라 그런지 발톱 두께도 나비나 보미와 확연히 차이가 나요.
나비가 옆 서랍장위에 올라가서 구경하고 있네요.
세상 걱정 아무것도 없는 마루예요. 어떨땐 정말 이놈들이 부럽습니다.
사진이 초과라고 더 안 올라가지네요. 나머지는 따로 올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