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이란 에니메이션에 대해서 처음 들은 것은 수유너머에 공부하러 다니던 시절
고병권 선생의 강의속에서 잠깐 스쳐지나가듯 소개받았을 때입니다. 이상하게 인상에 남아서 빌려서 보았을 때
묘한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나는군요. 숲에 버려진 피아노,집안 사정으로 시골로 이사가게 되었던 피아니스트를
목표로 하는 한 남학생 슈헤이가 전혀 피아노를 배운 적이 없는 카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우연히 유투브에서 동영상을 찾았는데요 마침 자막이 스페인어라서 행복한 왕자에 올려놓고 귀로는 소리를
눈으로는 자막을 따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스페인어 실력이 모자라서 어려운 일이지만 소리만 틀어놓고
듣고 있어도 역시 즐거운 기분이 되네요.
화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맛있는 점심까지 먹고 집에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역시 피아노의 숲을 틀어 놓고
(화요일 오후 일본어 수업하는 사람들의 시간에 맞추어 ) 귀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으로는 그림을 찾아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최문희씨가 갑자기 얼굴을 보여서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100명의 화가를 읽기 시작했다는 말에
첫 시간의 영어책만 읽고 운동하러 간다고 온 그녀, 물론 그렇게 되는 것은 어렵겠지요?
프락시텔레스에 관한 글을 읽고 우리가 붙잡아서 곰에서 왕으로를 읽고 나더니 정말 좋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표정을 보면 알만큼은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사실 그녀가 함께 한 오늘은 곰에서 왕으로의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는 날, 오늘까지 읽은 글중에서 고갱이에
해당하는 부분이었지요. 인상적인 부분은 불교에 관한 설명중 석가족이 인도인과 다른 사고 체계를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왕이 아니라 말하자면 원시 공화제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더라고요.
이어서 일본문화사를 읽기 전에 우리는 밀교에 대한 궁금증으로 구카이에 대한 것을 읽고, 밀교, 진언종,
하이쿠, 이런 식으로 수업과 관계없이 여러가지 것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이상하게
화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나면 공연히 정신이 배부르다는 느낌이 드는 날이네요. 매번
처음에는 집에 돌아와서 프락시텔레스의 조각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곰에서 왕으로, 그리고 일본문화사
시간의 감흥이 이어져서 피아노의 숲과 더불어 보게 되는 것은 역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그림들과 색을 느끼게
하는 도자기를 눈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다시 피아노의 숲으로 돌아가서 촉망받는 피아니스트였다가 사고로 손을 다치고 다시는 음악과 인연을 맺고
싶지 않았던 아즈노, 그가 카이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변하는 과정, 카이와 슈헤이의 만남과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영향, 이런 것들을 잡아내서 스토리로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지네요.
피아노의 숲은 음악 이야기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더라고요.
물론 어떤 드라마라도 그렇겠지요? 그래도 유난히 음악, 그림, 역사적인 인물, 이런 이야기가 소재가 되면
당연히 관심이 폭발해서 이야기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들여다보게 되네요.
피아노의 숲을 보고 나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길 바라면서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