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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카페] 부산으로 커피여행 떠나 볼까요?

| 조회수 : 5,146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7-24 17:46:44

[부산여행] ‘부산여행’테마로 떠나는 커피여행

KTX로 2시간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 도시 부산.
게다가 해운대와 광안대교 등 내로라 하는 명소들이 많아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코스로 ‘부산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바다를 찾아, 혹은 부산 맛집을찾아…
저마다 여행의 목적은 다를지 모르지만, 모든 여행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하죠.
오랜만에 떠난 여행인 만큼 브레이크 타임조차 근사한 곳에서 즐기고 싶으실 여러분을 위해,
웬만한 피서지보다 더 뜻 깊은 여행지가 될 부산의 커피 명소 세 곳을 소개합니다.

[부산여행] 첫 번째 @ 한적한 외곽
진짜 커피를 즐기는 여유 ‘커피 박물관알라딘’

피서는 ‘휴식’이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피서를 떠났다면, 돈 쓰고 시간 쓰고 땀 빼고 할 게 아니라

쉬는 게 으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웬만큼 이름을 알린 피서지는 관광객들로 붐빌 테고,

어디 정말 휴식이 될 만한 곳 없나 하시는 분들을 위해

부산 외곽에 위치한 커피박물관 ‘알라딘’을 소개합니다.

‘알라딘’은 해운대나 광안리처럼 사람들이 북적대는 해수욕장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일광해수욕장과 임랑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자그맣고 조용한 바다에서 피서를 즐길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부산에서 울산으로 넘어가기 전인 기장의 바닷가 길에서 ‘알라딘’을 찾을 수 있는데요.

요즘은 아무데나 박물관이라는 명칭을 갔다 붙이냐는 의심이 들 법도 한데,

그런 의심은 이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사라집니다.

커피전문점 겸 커피박물관 주인인 이명우씨 조차도 소장하고 있는 커피 기구가

몇 점이나 되는 지 알지 못할 만큼 난생 처음 본 진귀한 커피기구들이 즐비하기 때문이죠.


 내부로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숯불 로스팅 기구입니다.

군밤을 굽는 장비와 흡사해 보이는 이 로스팅 기구를 통해,

알라딘에서는 부산 경남지역을 통 틀어 거의 유일하게 직화로스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1m가 넘는 거대한 그라인더(볶은 커피를 분쇄하는 기계)도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이 그라인더는 미국에서 120년이나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아직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식당 관련 자영업을 하던 사장님께서는 15년 전쯤 유럽에서 몇 가지 커피 기구를 구입한 뒤

커피기구 수집에 푹 빠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 그라인더 한 대를 1000만원에 구입하셨다는데, 전체 소장품의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 같네요.


 


 
‘알라딘’에는 120년 된 그라인더 외에도 사이폰, 커피포트, 핸드밀, 이브릭 등

오래된 커피 기구나 희소성 있는 커피 물품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는데요,

알코올 램프를 이용해 데우는 커피포트도 100년이나 된 영국산이었습니다.

또 그라인더가 출현하기 이전에 사용됐던 절구에서부터,

스웨덴, 미국, 이탈리아, 독일제 그라인더들 까지도 다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세계 각국의 그라인더를 한 자리에 모아둔 듯 했습니다.

커피 박물관 옆에는 사장님께서 그 전부터 운영하시던 사기그릇 전시장도 있는데요.

190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3000여 점의 각종 사기가 소장되어 있다고 하니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이‘커피박물관’에는 관람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쉽게 볼 수 없는 커피 물품들과목재의 클래식한 괘종시계 등

오래된 것들을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공짜로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좋을 순 없겠죠.

하지만 이왕 박물관에 방문한 김에, 사장님이 옛 기구를 이용해 직접 볶고 갈아 만드는

커피를 한 잔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요.

커피 한 잔 값에 누리는 호사로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할 테니 말이죠.


[부산여행] 두 번째 @ 시내 중심가
오직 부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커피문화 ‘커피 공장’

피서는 ‘탐방’이다.

부산의 맛집을 탐방하기 위해 ‘부산여행’을 하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지하철 한 가운데 위치한 환승역이자, 부산에서 제일 큰 시내라고 볼 수 있는

서면에도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죠. 가야밀면, 돼지국밥, 그리고 먹자골목의 큼직한 떡볶이들까지…

서면의 백화점과 옷 가게에서 쇼핑을 한 후, 맛집까지 탐방을 끝낸 분이라면 디저트를 빠뜨릴 순 없겠죠.

그럴 때 서면에 위치한 특별한 커피전문점, ‘커피공장’으로 발걸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커피공장’은 서면본점과 남포동점이 있는데요. 서면 본점은 4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들어서기 전 현수막에 적힌 ‘코리아 바리스타 페스티벌 2012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인데요,

커피 맛과 바리스타들의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카페들이 1층에서 주문을 받는 반면, 커피공장에서는 1층에 커피 마켓과 드립 바가 있어서

각 나라별 원두와 커피 기구 등을 팔고 있고 2층에서 주문을 하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에스프레소블렌딩인네로쥬시, 아프리카와 중앙 아메리카 등

대륙별스페셜티 원두 섹션이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카페라기보다는 커피의 모든 것을 취급한다는 카페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욱 특별한 것은 바로 커피 주문 방식입니다.

커피공장에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4가지 원두중에서 선택을한 후 취향에 따라우유량을 4oz, 6oz, 8oz로 선택해서먹을수있습니다.

또 2층에는 바텐더별로 각개 부스형식의 에스프레소 바가 마련되어 있어

주문이후 원하시는 바리스타가있는 바로 가서 커피 및 음료를 제공받을 수있는 주문시스템입니다.


이렇듯 바리스타별 커피바를 구성한 것의 시초는 인텔리젠시아의 베니스 지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인텔리젠시아 베니스 지점에서는 이런 형태의 커피바를 구성하면서

바리스타와 고객과의 소통 증대는 물론, 프로페셔널리스트로서 바리스타의 역량강화를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커피공장 역시 바리스타들의 책임감이 커지는 것을 감안하고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게 놀라웠는데요.

게다가 커피 만드는 전 과정이 노출되는 오픈형 바의 모습이라 바리스타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손님들 입장에서는시각적인 즐거움까지도 누릴 수 있습니다.


 

 ‘커피공장’의 모든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에서 규정에 따르는 커피를 사용해서 만들어지는데요,

전문‘컵퍼(Cupper)’가 채점하여 80점 이상을 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는까다롭게 선별된 커피라

 질 좋은 신맛과 깊고 풍부한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를 수입하고, 매년 5월과 12월에는 매출로 이웃 돕기를 하는 착한 기업이라고 하니,

커피 한 잔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네요.

 
 

 부산의 문화를 엿보는 서면 한 복판에서 눈이 즐겁고 마음이 든든해지는 커피 한 잔 즐기기.

이만한 디저트라면 ‘부산여행’의 쇼핑과 맛집탐방으로 쌓인 피로쯤이야 금세 날려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부산여행] 세 번째 @ 바다 가까이
커피 로스팅의 직접 체험 ‘커피 갤러리’

피서는 ‘체험’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공원. 도시의 사람들에겐 로망과도 같은 공원이 부산에 있는데요.

바로 광안리 해변가를 해운대방면으로 끼고 돌면 나오는 수변공원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길이가 540m나 되는 이 공원에는광안대교를 바라보며

회를 먹거나 소주를 한 잔 기울이거나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피서철에는광안리해수욕장 못지않게 많은 인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하지만 광안대교를 구경하며 수변공원을 거니는 것만으로는 뭔가 아쉬운 분들을 위해,

수변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또 하나의 ‘부산여행’명소를 소개할까 합니다.

커피 열매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외벽이 매력적인 곳, ‘부산 커피 갤러리’입니다.

반 지하로 된 ‘커피갤러리’에 들어가보면 바깥과 마찬가지로 빨간색 톤으로 맞춘 인테리어와

70-80년대에나 볼 수 있을 DJ박스가 눈길을 끕니다.

게다가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 다방 엽차잔, 삐삐, 다이얼이 붙어있는 공중전화,

소형 성냥갑 등이 전시되어 있어 카페보다는 다방 느낌을 물씬 풍기는데요.

카페의 모든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만드셨다는 사장님의 옛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커피갤러리’는 단순한 커피숍이 아니라 ‘커피 체험장’임을 강조하신 사장님은,

사람들이 커피를 제대로 알고 마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카페에서 일할 것도 아니면서 바리스타교육까지 받는 것은 번거롭고 비싸기 때문에,

그런 부담 없이 사람들이 커피에 대해 더 잘 알게 하기 위해

직접 로스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희귀한 물품들이 집에 많이 비축되자,

자신이 소유한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커피갤러리’를 시작하게 되셨는데요.

사실 입장료가 3000원이라 비싼 편도 아닐 뿐더러,

반경 50미터 안에 거주하는 이웃들에게는 무료 체험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기에

수익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수익과 상관없이 오랫동안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커피 체험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갤러리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인데요,

소규모의 인원이 충분히 커피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손님이 한 사람이든 두사람이든 관계없이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매시간 정각이 되면

더 이상 방문객을 받지 않고, 그때부터 커피 체험이 진행되는 것이죠.

좋은 커피를 고르는 방법을 비롯해 원두 볶는 법과 가는 법, 내리는 법 등을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방문객이 직접 해볼 수 있는데요.

이 과정이 끝나면 방문객은 자신이 손수 만든 커피를 마시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갖게 됩니다.

커피체험은 30~40분가량이면 충분한데도 체험시간을 1시간으로 잡은 것은

손님과 좀 더 편안하게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커피는 좋은 사람과 좋은 분위기에 좋은 찻잔을 가지고 마셔야 한다.”

던 사장님의 철학과 같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대 테이크 아웃 커피점은 만들고 싶지 않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떡볶이집을 하겠다.”

고도 덧붙이셨는데요, 좋은 사람과 함께 머물러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테이크 아웃 커피점은 따뜻한 정과 여유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천천히 시나브로로 완성되어 가는 공간, 한번 왔던 사람들이 두번 세번 오는 공간,

누구나 자신이 직접 볶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지나가던 목수 아저씨가 커피 값대신 의자에 쓸 나무를 잘라주는 공간.

이렇듯 여지가 많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사장님 말씀처럼,

‘부산여행’을 위해 타 지역에서 부산을 방문한 여러분의 발걸음도 더해져

‘커피갤러리’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요?

‘커피갤러리’에 갔다면 들러볼 곳이 한 군데 더 있는데요.

광안동에서 차로 20분 정도 더 가면 문현동에 ‘이흥용 과자점’ 본점이 있습니다.

이 빵집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승부하는 '윈도우 베이커리'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인데요,

한국제과기능장인 이흥용 씨가 직접 만든 빵인 만큼 그 맛이 아주 일품이라고 합니다.

대기업 프렌차이즈 빵집도 거뜬히 이길 정도라고 하니 ‘부산여행’까지 가서 안 먹어볼 수 없겠죠?

‘이흥용 과자점’에서 맛있는 빵으로 배를 채우고, ‘커피갤러리’에서 직접 만든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만 머물렀다 간다면 피곤에 지친 심신이 넉넉하게 충전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피서지보다 더 탐나는 부산의 커피명소들을 둘러봤는데요,
부산에는 소금기 머금은 바다 내음만 가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 많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사랑도 넘실대는 도시였는데요,
그들이 만든 애정이 가득 담긴 커피 한 잔이라면,
그 어떤 해외의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도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산여행’커피 투어를 하는 중이어서일까요.
평소 즐겨 피우던 담배인데도 부산의 커피 명소에서 피우는 맛은 뭔가 색다르게 느껴지더군요.
바닷바람과 레종 카페의 커피 향이 썩 잘 어울리는 듯 했습니다.
이제, 부산에 다른 이름을 붙여줘야 할까요?
최대의 항구도시가 아닌, 최고의 커피도시라고 말이죠.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촌닭
    '12.7.26 11:14 AM

    아 멋지네요^^
    지지난주에부산 다녀왔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다음기회에는 꼭 들러보고싶어요.

  • 2. 자갈치아지매
    '13.2.26 9:03 PM

    찾아가보고싶어지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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