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일본어 수업 전에 모여서 오카리나 연습을 시작한지 오늘로 4번째, 오늘 새롭게 배운 것은 높은 도 이후의 레소리였습니다.
한 음 더 배웠다고 그것이 가져운 변화를 오늘 밤 연습하면서 느꼈는데요. 오래전 반주연습한다고 구한 두 권의 동요집을 도서관으로
들고 나가서 시간날 때 불어보던 중에 아무래도 음역이 넓은 곡, 높은 음자리표나 낮은 음자리표가 있는 곡은 손을 못대고 일단 제껴두고
있었던 중에 오늘 밤에는 한 옥타브이외에도 높은 레가 있는 곡은 손을 댈 수 있더라고요.
그런 한가지 변화만으로도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그런 것으로 이 복잡한 세상에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지만 사실 즐거움이란 주관적인 것이라서
각자가 느끼는 영역이 다 다르지 않을까요?
마침 밤에 한 아이가 들고온 프린트에서 음악이 주는 건강에 관한 효용 중에서 특히 노래부르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는 혹해서 정말 그럴까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아이들이 다 떠나고 나서 오카리나 연습을 한 다음 쉬운 곡처럼 느껴지는 곡을 처음으로 소리내서 혼자 불러보기도 한 날, 역시
나는 문자에서 촉발되는 힘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인 모양인가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반주도 없이 불러보는
노래는 엉망이었지만 마음에 금기 하나가 사라진 기분이 들어서 행복했습니다.
세 번째 모임에서 혹시 나도 할 수 있을까 합류했던 문희씨, 나중에 전화 통화할 때 아무래도 자신이 없노라고 마음에 드는
해금을 기회있을 때 배우고 오카리나는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설득을 했지요. 저는 두 주일 내내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아서
고생했지만 고비를 넘기고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훨씬 낫더라고, 그러니 소리가 날 때까지 한 번 노력해보라고요. 그랬더니 역시
오늘은 맑아진 소리로 함께 합류하고 계속 배울 수 있겠노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면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격려해서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마음을 쏟게 하는 끈을 제공해주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날이었습니다.
그 일에는 역시 저 자신도 포함이 되는데요, 바이올린의 진척이 어렵게 되자 마음속에서 갈등이 휘몰아치는 몇 주일을 보내고는
이제 마음을 잡고 느릿느릿 그래도 계속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리고는 오늘 선생님에게 당부했습니다. 혹시 제가 몸이 아프다고
혹은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이 주일 이상 결석을 하는 경우가 생기면 전화해주시라고, 그리고 바이올린 계속하라고 격려해달라고요.
외부에서의 간섭이 때로는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요.
고등학교 여학생이 들고온 교과서에는 정글에 있는 한 대의 그랜드 피아노에 관한 글이 실려있더군요.
질문을 받아주기 전에 일단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하니 아이가 설명을 해줍니다. 아니 그렇게 하지 말고 우선 내가 읽고 싶다고
책을 받아서 읽기 시작했지요. 아마존의 한 부족이야기인데요 250명 정도가 사는 마을에 온 한 영국인이 떠나면서 그 마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그 부족의 교회 (그렇게 작은 마을에도 교회가 있구나 그런 것도 놀라웠지만 ) 목사님이 그 사람에게 요구한
것이 바로 그랜드 피아노 한 대였습니다. 놀란 그가 피아노를 가르칠 사람도 없고 여기에 피아노를 옮기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음악성이 뛰어난 우리 부족은 피아노만 있으면 배울 수 있다고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러자 그 청년이 물었지요. 어떻게 그랜드
피아노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가 하고요. 그러자 그 목사님의 대답이 어떤 책에서 우연히 발견한 피아노에 마음을 빼앗겼노라고요
만약 그런 피아노 한 대가 있다면 이 부족의 아이들에게 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요. 이야기는 실화였습니다. 그리고 물론 아름다운
결론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오늘은 오카리나로 시작해서 정글속의 피아노까지 음악이 제 마음속을
흔들어놓은 하루로 마무리 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