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대장정을 끝낸 기분이 든 수업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어에 이어 연달아 역사책 읽는 반이 있는데요 역사책 읽기 함께 하는 아이들이 거의 다 스페인어를 하고 있어서
연달아 3시간 반 공부하느라 아이들이 힘이 들 것 같은데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참여를 하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 모둠입니다.
그 아이들과 아주 오랫동안 the story of the world ,1,2 를 읽고나서 근대사로 들어가기 전에 이왕이면 1,2권에서 다룬 인문 고전을
함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무리일까? 그래도 이런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 아닐까 고민하다가 시도한 수업
제 자신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되었는데 아이들에게는 어떤지 아직 확인할 방도는 없지만 그래도 그리스에서 출발하여 풀루타르코스
영웅전에 이르기까지 3권의 책을 함께 읽었지요. 그 중에서도 풀루타르코스 영웅전은 천 병희 선생님의 번역으로 영웅전 전체는 아니더라도
원전 번역에 도전한 의미있는 글읽기였습니다.
이름도 낯선 사람들을 만나느라 아이들이 수고를 했지만 점점 지나자 특히 자신들이 발제를 맡은 인물에 대해서는 애착을 갖는 모습도
보여서 재미있더군요. 이 시간들이 힘이 들었을 지 모르지만 그런 추억이 나중에 고대사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이 되어서 책읽기가
수월하게 느껴지는 멋진 경험이 되길 기대하게 되네요.
다비드의 작품인데요 호메로스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장면입니다.
지금도 우리들에게 이렇게 암송을 통해서 서로 빙 둘러 앉아 이야기를 듣는 시간, 서로 질문하고 이야기를 바꾸어 보기도 하는
그런 밋진 시간들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장면이로군요.
아가멤논과의 감정 싸움으로 전투에 나가지 않게 되는 아킬레우스, 그러자 그리스군이 연달아 패하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파트로클로스
아킬레우스의 복장으로 전선에 나갔다가 죽게 되고 자신이 아끼는 친구의 죽음으로 촉발된 아킬레우스의 참전이 헥토르의 죽음을
불러 오는 이런 이야기를 기억하시는지요? 다비드가 그려낸 파트로클로스입니다.
세네카의 죽음입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이번 기회에 그리스, 로마에 관해서 뭔가 생각에 줄기가 생긴 느낌이 드네요. 사실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준비하고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이 아닐까 이번에도 그런 점을 크게 느꼈습니다 .
로마 공화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브루투스입니다.
카이사르를 암살한 그 브루투스가 아니고요. 공화정이라고 해도 귀족들의 정치체제이긴 하지만 왕정을 거부하고 공화정의 길로 매진한
로마가 포에니 전쟁 이후에 땅이 늘어나면서 자작농의 몰락을 불러오는 상황에서 이번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제 개인적으로는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실패를 포함한 이야기속에서 그것이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역사에서 갖는 현재성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 그래서 고전을 읽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서 해답을
찾은 느낌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