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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생각- 가정 음악회를 마치고

| 조회수 : 1,031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5-20 02:01:04

 

 

 

음악회를 연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간단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한없이 번거로울 수 있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음악회장에서 제대로 된 연주를 듣는 일, 집에서 매일 새롭게 골라서 음반을 듣는 일

 

능력이 모자라도 열심히 악기를 배우는 일, 음치라서 노래를 할 순 없지만 남이 하는 노래를 마음으로 듣는 일, 다 좋아하지요.

 

그래도 역시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 어른들이 어울려서 하는 일산의 음악회를 정말 마음으로 아끼고 좋아한다는 것

 

음악회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진심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길을 걸어 왔습니다.

 

각각 다른 학년의 세 반이 주축이 된 이번 음악회에서는 우선 집을 음악회 장소로 제공해주신 모니카님 가족의 도움이 컸고

 

음식을 담당해서 각자가 준비하는 교통정리를 맡아준 최숙자씨의 역할도 컸습니다. 얼마전 일본어 어른 반 수업에 합류하고

 

선뜻 오카리나 재능기부로 우리들에게 오카리나 선생님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한 유 희진씨, 오카리나 연주 해줄 수 있겠는가

 

물었더니 선뜻 음식까지 들고 온 그녀가 두 곡의 오카리나를 불자 오늘 당장 오카리나를 배우고 싶다는 메세지가 왔네요.

 

확실한 유혹이었습니다.

 

 

목요일부터 사회 멘트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민경이와 달래, 9년 친구라는 두 아이의 호흡이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해주었고

 

섹스폰 연주로 관악기의 멋을 알게 해 준 지원이 아버지,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깊은 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응이의

 

클라리넷 연주, 우쿠렐레를 들고 초록 빤짝이를 목에 두른 민준이의 연주와 노래는 역시 노래구나 그래야 모두가 박수를 치면서

 

함께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지요.

 

 

1부 오프닝에서 마술로 테이프를 끊은 지혜와 다빛이 둘이는 유치원 친구인데요 유치원친구의 엄마들이 서로 알게 되고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두 여성이 공부를 매개로 행복한 왕자와 인연을 맺고 그 가족들을 전부 알게 되는 멋진 인연의 실타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혜는 마술에 이어 리코더 연주를 했는데 사실 제가 더 보고 싶었던 것은 지혜의 발레였습니다.

 

수줍어하는 지혜가 발레를 우리들앞에서 선보일 날이 기대가 되네요.

 

오늘 참가자 중에서 가장 어린 한나의 바이얼린 연주, 역사 모임에 지난 주 처음 참석하고 바로 친구들과 어울려서 오늘 음악회에 온

 

주원이는 피아노 곡이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즉석에서 팝송을 반주도 없이 불러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원이의 동생 나원이는 피아노 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 초등학생인데 피아노 이외에도 언니들과 금방 어울려서 잘 노는

 

모습이 신기하더라고요.

 

 

오카리나를 배우고 싶다는 지원이는 사실 피아노도 바이올린도 배우고 있는 중이고 오늘도 유모레스크 연주를 했지요. 몇 번 무대에 섰지만

 

오늘이 제일 떨렸다고 한다는 엄마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섹소폰을 분 아버지도 바이올린을 연주한 지원이도 더 연습해서

 

좋은 무대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는 문자를 보면서 이런 마음의 분발이 이는 음악회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음악회를 지켜본 성 민준의 어머니께서 목요일 수업 끝나고 아이들과 아카펠라로 노래를 함께 할 기회를 주면

 

어떤가 하는 제안을 했다는 점인데요 일단 이야기를 꺼내면 꺼낸 사람이 책임을 지고 무엇인가 시도하는 이 곳 분위기로 보면

 

아마 다음주 부터는 4학년 아이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지난 주 스페인어 수업에 결석을 해서 어제야 음악회 소식을 들은 정건이는 바로 준비해서 오늘 하모니카 연주를 했습니다.

 

음색이 깨끗해서 듣기 좋은 곡이었는데요 다음에는 알토 리코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른들 세 명이 한 합주, 저도 멤버였는데 지난 번 연주회보다는 덜 떨렸지만 그래도 이번에도 역시 미스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서 연습을 더 하고 사람들과 합주를 하는 일은 잊기 어려운 추억이 되고 있네요.

 

이번 음악회 덕분에 뽀로로를 연주해보게 되었고 음악회를 연 가족이 전부 악기를 하는 덕분에 가족이 함께 연주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도 하고요. 윤교의 제자 달래의 연주, 윤교의 연주에 환호하기도 했지요. 4학년 상민이는 원래 주말에 학회에 가야 하는 엄마를

 

따라서 여행가기로 한 모양인데 음악회 소식을 듣더니 주말여행을 포기하고 6학년 영우형과 이중주로 플룻을 불기로 했습니다.

 

두 번 맞추고 바로 무대에 서야 하는데 영우형이 오늘 축구시합을 하는 바람에 너무 피곤해서 못하겠다고 하니 울상입니다.

 

그래서 영우에게 조금 자고 나서 그래도 피곤하면 듀엣곡 대신 상민이 혼자 하고 아니면 연습한 다음 순서를 늦게 잡으면 어떤가

 

권했습니다. 피곤에 절었는데도 자고 나서 영우는 금방 아무렇지도 않게 연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처음으로 음악회에 참석한 종윤이, 남학생이 치는 피아노라고 하기엔 상당히 조심스럽게 마지막까지 제대로 한 곡을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전공은 아니더라도 이 아이는 악기를 즐기면서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경, 민준이 남매 역시 이번에도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민준이가 치는 춤곡에는 사람들의 박수가 저절로 나와서 역시 춤곡의 위력을

 

알겠더라고요. 민경이는 사회를 보느라고 멋진 치마를 입고 피아노앞에 앉아서 오 샹젤리제를 칩니다. 불어를 몰랐을 때는 오가 감탄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제목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제가 재미있어서 웃었네요. 앞으로 한 학기 정도 미국에 가게 되는

 

두 아이가 그 곳에서 그룹 활동을 통해서 어떤 악기 혹은 어떤 운동에 관심을 갖고 달라져서 올지 기대가 됩니다.

 

.

바이올린과 피아노 양쪽 선생님이 다 전공해도 좋다고 권하는 아직 어린 2학년 다빛이, 손가락을 다친 상태에서도 연주를 잘 하더군요.

 

재능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요. 나원이의 경우도 피아노 선생님이 전공을 권한다고 하니 갑자기

 

행복한 왕자의 음악회가 피아노를 잘 치는 아이들로 인해서 더 풍성해 질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들더라고요.

 

오늘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행복한 왕자의 피아노 황제라고 불리는 홍주의 연주였습니다.

 

세 곡 연주가 있었는데요 어른들이 더 황홀한 표정으로 연주를 듣고 브라보를 그리고 앵콜을 외치는 연주였지요. 연주도 연주이지만

 

자신이 연주할 곡을 설명하는 방식, 설명을 통해서 음악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아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반가운 손님이 있었습니다. 목요일 첫 수업에 참석하고 밥을 함께 먹으면서 음악회 이야기를 들은 최문희씨가 어린 딸하고 둘이

 

손님으로 참석을 했지요, 사실 쉽지 않은 일인데요 (낯가림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어렵겠지요? )  저는 바빠서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말았지만 아 이 사람과는 앞으로 다양한 일을 함께 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감이 오는 그런 시간이었답니다.

 

평소 9시면 세 아이를 다 재운다는 지응이 집에서 거의 10시가 다 되어 음악회가 끝나고 그래도 아쉬운 아이들을 공원으로 데려가서

 

아이들이 노는 동안 어른들은 공원 평상에 앉아서 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속에서 벌써 새로운 것들이 싹트는 것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기운을 느낀 밤, 8월에 계획하고 있는 정발산음악회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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