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서 힘든 점도 있지만
방학이라서 가능한 일도 있습니다,제겐
kbs와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서 들었을 때 처음에는 어라 화요일이네
불가능한 시간이로군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방학이라 미리 시간을 조절하면 되겠다 싶어서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지요,켈리님에게
그리고 2주전부터 아이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드디어 오늘 오전부터 수업을 한 다음
다섯시에 길을 나섰습니다.
오랫만에 서점에 들렀더니 신간서적이 너무 많아서
다 구경하다간 시간을 놓치게 될까봐
꼭 읽고 싶은 책 몇 권만 메모하고 지하철로 갔습니다.
들고간 책을 읽다가 잠자다가 그렇게 금방 시간이 지나고
벌써 밖은 어두워지네요.
도착하니 너무 늦어서 저녁 먹을 시간도 없습니다.
자전거님,캘리님과 인사나누고
다음 공연에 대한 예매 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듣고
벌써 올라갈 시간입니다.
첫 곡은 로시니,
그리고 다음 곡은 피아노 협주곡 2번인데
너무나 익숙한 곡이지요.
그래도 협연을 현장에서 듣고 있으려니
어째 피아노 소리가 묻힌다는 기분이 들어서
확 몰입이 되지 않더군요.
그래도 멜로디를 따라서 피아노와 다른 악기의
어울림에 대한 것을 따라가다보니
벌써 연주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새로 시작한 3번
처음부터 피아노가 저를 확 잡아끌어서
정말 그 안으로 빠져들어가는 경험을 했지요.
손이 절로 움직이면서 제가 연주자의 감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아노 독주파트가 많아서였을까요?
3번에서 서혜경의 연주가 돋보였고
그녀의 피아노와 다른 악기의 서로 주고 받는 하모니도
좋았습니다.
특히 관악기와 서로 주고 받는 부분은 아름답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연주가 다 끝나자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는
청중들 사이의 교감,그리고 연주자를 향한 마음의 표현이
어울리는 시간을 보내고
마이크를 들고 나온 그녀는
자신의 병을 치료해주고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해 준
의사를 소개하면서 그를 위해
조명을 거의 끈 무대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그리고 재발하지 않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트로이 메라이를 연주했습니다.
그녀에게 이 시간의 피아노는 얼마나 다른 느낌일까 싶으니
갑자기 눈물이 흐르네요.
그녀는 연주를 마치고 사랑합니다란 말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습니다.
처음 서혜경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어찌 보면 참 도도하다는 느낌,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제겐 그다지 끌리는 피아니스트는 아니었지요.
일부러 음반을 사서 듣거나 그렇게 애정을 갖고 지켜본
연주자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그녀가 삶에서 만나는 고통을 이기고 피아노 앞에서
의연하게 연주를 계속 한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는
이상하게 무대에 선 그녀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연주가 끝나고 그녀가 인사하는 순간
갑자기 그녀를 앞으로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르게리치 연주로 음반을 하나 사들고 오는 밤
한동안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를 듣게 되겠구나 싶네요.
그리고 집에 와서 검색을 하니 호로비츠 연주가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어 들으면서 저녁 시간을
추억하고 있는 중입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은
에르미따쥬 미술관의 그림중에서 제게 관심이 가는
이름을 적어놓은 수첩입니다.
프랑스 나비파 화가,이름조차도 불어로 어떻게 읽어야
좋을지 모르는 화가가 여럿 있었는데요
우선 roussel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에르미따쥬는 검색은 가능하지만
그림을 옮길 수 없게 되어 있어서 아쉽군요.
그래서 다른 미술관의 그림을 올려놓습니다.
렘브란트와 마티스,그리고 모네의 몇 작품을 보려면
러시아로 가라는 말이 성립될 정도로 이 곳의
콜렉션은 대단합니다.
심지어는 그 곳의 도록을 보는 도중에 아프던 몸이
말끔히 낫는 희안한 경험을 한 제겐
그 이후로 러시아,아니 러시아라기보다는
그 곳의 두 미술관이 어른거리면서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중이고
이상하게 관심이 생기니 서점에서도 그 곳에 관한 책이
눈에 쏙 들어오는 희안한 경험을 하기도 했지요.

프랑스의 야수파 중의 한 명인 manguin의 작품인데요
도판에서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중의 한 점이지요.
그런데 정확하게 뭐라고 발음하는지 자신이 없어서
그냥 철자로 써놓았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키스 반 동겐
그의 그림은 에르미타쥬에 6점이나 있지만
다른 곳에서 검색이 쉽지 않네요.
그래도 이 그림이 인상적이어서 한참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역시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르동입니다.

한 번 보면 색감을 잊기 어려운 화가,다시 보면 색에 더해서
그의 상상력이 끄는대로 따라가보고 싶게 하는 화가
마음에 날개가 돋았으면 하는 날 가끔 찾아보는 화가이기도 하지요.


호로비츠의 연주와 더불어 그림을 보는 시간
음악회의 마무리로는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회원정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