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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가는 길이 있으면 오는 길이 있습니다

| 조회수 : 1,803 | 추천수 : 9
작성일 : 2007-08-21 07:30:07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 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 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 수 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 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글은 엠파스 초록세상님블러그 펌입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07.8.21 12:14 PM

    One year older makes you taking better pictures?

  • 2. 천하
    '07.8.21 10:52 PM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항상 행복 하소서..

  • 3. 즐거운맘
    '07.8.21 11:38 PM

    너무 좋은 사진,음악과 글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직도 우리가 가는 길에 두려움이 ...
    두려움 앞에 기대와 희망도 있겠지요.
    감사드립니다.

  • 4. 시골아낙
    '07.8.22 1:25 PM

    가는 길과 되돌아오는 길..
    고추밭을 갈라치면 자전거나 걸어서 가는 길..
    갈 때의 그 까마득한 오르막길..헥헥..
    내려 올 때의 그 시원함..
    거기에 매미까지 울어 주면 금상첨화입니다.
    우리 인생도 이렇겠지하는 생각을 이 길을 통하여 느낍니다.

  • 5. 그레그레퐁퐁
    '07.8.22 5:16 PM

    이런 글들이 마음속을 울릴 나이면 철없는 아이들이 걱정되는 나이겠지요?
    갑자기 나레이터가 되어 조용히 읽어봅니다.
    감사합니다.

  • 6. 시냇물
    '07.8.23 12:08 AM

    쉬운길.. 즐거운 길... 한번쯤 제 길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그림.. 문화 생활 한바탕 하고 갑니다

  • 7. 호박
    '07.8.26 12:31 AM

    가슴이 저미어 지는 글입니다.

    나도 살다가 이렇게 저미어 지는 시만큼 살아 봤으면...... 이런시를 내가 지어 봤으면 꿈꾸어 봅니다.

    참 와닿으면서도 난해한 시가 아니라 좋습니다.

  • 8. 미실란
    '07.8.28 8:55 PM

    참 안나돌리님은 사진 하나도 글 한편도 잘 매치를 시키시네요. 그런 당신이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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