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면 왕창 쏟아지던지
오는것도 아니고 아닌것도 아니라
가만있기도 뭐하고 일하자고 나서기도 뭣해
실실 마당한바퀴 휘 돌아 먹거리만 챙겼습니다.
두릅이 눈에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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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당 할아버지 두릅나무
마주서면 무섭지만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이 된것같습니다.
쑥도 뜯어다가
감자가루 해놨던 봉다리 풀어 살살 버무려 쪄서 먹어주시고
헛간옆 오가피순도 똑똑 꺽어서
두릅이랑 같이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한접시
자전거타고 실실 밭에가서는
밭자락에 고개를 쏙 뺀 머위잎도 좀 챙겨왔구요
워낙 어려서
데칠것도 없이 된장얹어 쌈으로 뚝딱
밑도 끝도 없이 땅에서 불끈 솟은 머위꽃은
튀김을 할까 효소를 할까 장아찌를 할까 작전중입니다.
비도 오시겠다 비닐은 걷어둔 수수모종은
이미 제 마음속에 수수부꾸미가 되어 둥실 떠다닙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던길에
인삼밭자락에 벗꽃은 나를 잊게 만듭니다.
청춘을~~ 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