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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만난 카라바지오,마네 그리고 오페라 갈라

| 조회수 : 1,156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5-12-31 08:02:45


오늘은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시간은 하루밖에 없고 한국에서 떠날 때 가고 싶다고 표시한 곳중에서 못 가 본 곳은 많고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자전거 나라의 시내투어에서 오늘 오전에 가장 먼저 판테온에 간다는 말을 듣고



어제 가이드에게 실례를 무릎쓰고 부탁을 했습니다.



제가 꼭 보고 싶은 모세상이 있는데 그 곳을 찾아가기 어려워서 그러니



거기까지만 함께 가도 되겠느냐고요.



흔쾌히 그러자고 해서 오늘 아침에 그 모임에 합류했습니다.



저를 빼고 6명인 조촐한 투어라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출발을 했는데



판테온으로 가는 중에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코끼리상이 보입니다.



저 작품 베르니니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저기가 바로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인가요?



그렇다고 먼저 갈테니 보고 오라고 해서



우선 코끼리상을 본다음 (코끼리 조각상위에 오벨리스크가 있는 )



성당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은 그림을 보러 간 성당인데 파이프 오르간소리와 조용한 실내 공간에서 조용히 타고 있는 촛불에 마음이 동해서



초 세 개 값을 내고 (두 개는 아이들,그리고 다른 하나는 naturalizer님의 뱃속의 아가를 위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왜 천주교 신자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기원하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기도 했지요.



그리고 나서 판테온 앞으로 가니 이미 설명이 시작되었더군요.



어제 바티칸에서 돔을 본 다음 이미 마음속에서 경이로운 감정을 간직하고 있었던 상태라



판테온의 돔을 보는 일에도 마음속에 기대가 가득했지요.



안에 들어가서 함께 간 일행에게 사진찍는 법중에 새로운 방법을 하나 배워서 돔위의 파란 하늘을 찍어보기도 했습니다.



도판으로 그렇게나 많이 보았던 돔인데도 역시 새롭네요.



그 안에서 라파엘로의 무덤을 보고 밖으로 나오니



가이드가 우리에게 로마에서 가장 맛있다는 커피를 한 잔씩 대접한다고 하네요.



아뿔싸,오늘 아침 나오면서 이미 커피를 마신 바람에 저는 핫 초코를 마셨지만 그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날씨도 그동안 늘 비가 와서 다니는 일이 불편했는데 오늘은 하늘이 파래서 하늘 사진을 여러 장 찍었지요.



나보나 광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카라바지오의 그림이 있는 성당이 이 곳이라고



들러볼 생각이 있냐고 가이드가 물어봅니다.



사실 그 곳도 표시한 성당이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고민했었는데 그 한 마디에 고민이 해결되었고



마태를 그린 그림등 카라바조의 세 그림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어제 바티칸에서 본 그림보다 이 그림들이 제겐 더 의미있는 그림인 셈인데



미술사 책에서 여러 번 보았던 ,그리고 카라바지오의 특색을 잘 표현해주는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나보나 광장에서 베르니니의 분수대 조각상을 보고 나서



그 앞에 바로크 시대의 성당 산티보 알라 사피엔차를 보았는데 마침 베르니니가 보로미니에게 갖고 있던 경쟁심과



보로미니의 자살 사건에 대해서 듣고 나서인지 성당에 들어가서 둘러보면서 예술가에게 있어서의 경쟁과 질투에 대해



인간 일반에게 있어서 경쟁심이 인간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힘에 대해서 묵상을 하게 되더군요.



그 곳을 나서서 캄피돌리오 광장으로 가는 길에 저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마네 특별전을 보러 갔습니다.



카라바지오를 보고 나니 문득 회화 작품을 더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서요.



아무래도 로마는 회화보다는 거리 자체가 박물관이나 다름없고



건축과 조각이 우선이다 보니 회화에 목마른 느낌이 들기도 했고



마네를 한 자리에 다 모은 전시회는 한국에서도 보기 어렵고 다른 나라에 가서도



그렇게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싶어서요.



올랭피아 원작이 오지 않은 것을 빼고는 나무랄데 없이 다양한 그림이 전시되어서



그 전에 읽은 마네책을 되새김질 하면서 한 화가와 만나는 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행이 포로 로마노에 갔겠다 싶어 그 곳으로 찾아가는 길



오늘로 포로 로마노를 세 번째 가게 되니 저절로 눈에 익은 길이 보이네요.



첫 날의 어리둥절함에 비하면 이제 갈 때가 되니 길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는 이 아이러니라니.



포로 로마노에서 제가 그동안 놓치고 못 본 부분까지 설명을 자세히 듣고 있자니



모세상만 보고 혼자 보르게세에 가려던 계획을 슬그머니 수정하고



결국 마지막까지 투어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일행중에 건축을 전공한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을 못했었기에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나니 혼자서 낑낑대면서 읽던 건축사 이야기책이 아쉽네요.



포로 로마노도 그렇지만 오늘 콜롯세움의 건축 양식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것이 제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행중의 한 명과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을 보러 갔으나



점심 시간이라고 한 시간뒤에나 오라고 합니다.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여행자,그것도 내일 출발해야 하는 제겐 너무 긴 시간이네요.



별 수 없이 어제 본 피에타,오늘 다시 본 계단으로 만족하고



산 지오반니 인 라테란 성당앞으로 갔지요.



일행을 만나 점심을 먹고



성당으로 들어갔는데 성당에서 그런 성당을 지을 수 있었던 옛 사람들에 대해 놀라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영 찜찜합니다.



신약성서속의 예수와 예수를 구세주로 모시는 사람들의 건축물에서 보여지는 것의 거리가.



이 성당은 아비뇽 유수 이전에 교황청으로 썼던 곳이고



무솔리니와 교황사이에 협정이 맺어진 곳이기도 한 역사적인 장소인데



사실 무솔리니와의 협정이란 것도 제겐 참 꺼림찍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믿음과 종교간의 간격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된 로마에서의 하루 하루



한국에 돌아가면 이 부분에 대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은 주제이기도 합니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어제 미리 약속한 대로 음악회장소에 갔습니다.



표를 미리 구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성당안으로 (성당에서 하는 콘서트라) 들어가니



하루의 피로가 몰려옵니다.



그래도 막상 연주가 시작되니 서서히 몸이 회복되면서 노래가 귀에 들어오네요.



연주자들의 약간의 불협화음,기량이 최고라고 할 순 없는 가수들



그래도 생음악의 매력은 여전합니다.



돌아오는 길



아,오페라가 보고 싶어라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민박집에 돌아오니 아주머니께서 생일이라고 감자탕을 끟여 놓고 기다리시다가



굳이 저녁을 차려주시고 와인 한 잔도 권하네요.



저녁에 와인까지 마시고 나니 배가 그득하고 한 잔에 공연히 취기가 오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어째 글이 횡설수설인 것 같네요.



카라바지오에서 마네,그리고 오페라 갈라에서 와인까지



이렇게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lovesting
    '05.12.31 10:55 AM

    자전거나라 바티칸 투어, 가이드분이 정말 열심이셨는데, 시내 투어도 하셨군요.
    카라바쬬 그림이 있는 성당, 나보나 광장의 베르니니, 라파엘로 무덤.
    한 달 전 일이 일 년 전인 것만 같네요.
    전 마네 전시회는 못 보고 왔어요. 보르게세 미술관 가느라고.
    좋은 여행 되시길...

  • 2.
    '06.1.1 5:50 PM

    저도 자전거 나라 바티칸투어랑 시내투어했었는데.. 한번 하고나서 다시 로마를 둘러보니 훨씬 좋더라구요. 다녀와서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읽으니 어찌나 또 가고싶던지...
    다시 갈려구 또 계획중입니다.

    좋은 여행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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