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막부 시절 (도꾸가와 막부) 경제위기로 폐번의 위기에 처한 요네자와 번을
양자로 들어와 17살의 나이부터 시작하여 번주가 되어 그 번을 회생시킨
우에스기 요잔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그는 어떻게 하면 재의 나라처럼 싸늘하게 식어가는 번을 회생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자신이 불씨가 되어 사람들과 더불어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희망을 심고 결국에는 그 번의 경제사정뿐 아니라
살고 싶은 의욕을 불러일으켜 성공을 하는 사람이더군요.
그 소설을 읽고 상당히 감동을 받아서 제가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방학동안의 추천도서로 꼭 읽어보라고 권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집에 와서 이 싸이트에 들어와보니
제게 쪽지가 와 있더군요.
어라,누가 내게 쪽지를 ?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의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열어보니 그림을 좋아했었는데 생업에 바빠 멀리했노라고
그런데 제가 불씨를 지펴 주었노라 하는 글이었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이 들고 눈이 아파서
내일 시험이라 물어봐 달라고 하는 아들의 놀라운 부탁도 오래 들어주지 못하고
결국 잠이 드는 바람에 그 분에게 연락도 못드리고 그냥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제가 너무 졸려하고 눈이 피로하다고 하니
아들도 인심쓰듯이 엄마 나 혼자 할테니 그냥 자라고
마구 권유하는 바람에 못이기는 척하고 잠을 잤지요.
한참 자고 나서 새벽이 된 줄 알고 깨보니
1시30분이네요.
그래도 눈이 많이 개운해져 잠시 일어나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는 중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새롭게
무엇을 하고 싶다는 의욕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고맙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밤이네요.
오늘은 피사로의 그림을 골랐습니다.
피사로는 드가와 더불어 인상파 화가들중에서는 연장자에 속하고
그림에서 세계적으로 뛰어난 화가는 아닐지라도
화가들에게 정신적인 스승 역할을 했던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세잔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되었다는 피사로
추운 날 이런 곳에 앉아 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풍경이네요.
이 그림 정말 좋군요,마치 보는 사람들을 이리로 걸어들어오라고 유혹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한참을 쳐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다 보면 한없이 많은 그림중에서 선택을 하게 되지요.
무엇을 올려서 함께 볼 것인지에 대해서요.
그런데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혹은 그 날 기분에 따라
혹은 그 전에 읽은 책이나 본 영화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오늘은 쪽지 덕분에 마음이 저절로 피사로에게 간 날이로군요.
사람마다 그림에서 무엇에 끌리는가가 서로 다를 것 같아요.
제 경우는 색과 빛,그리고 어둠에 끌리는 편이고 그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단연 색에 끌리는 편입니다.
이 그림은 점묘화에 영향을 받은 시기의 그림같군요.
쇠라의 그림을 도판에서 볼 때만 해도 별로 감동이 없었는데
내셔널 갤러리에서 아주 큰 캔버스에 그려진 점묘화를 보았을 때
탄성이 저절로 나오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 때 아,그래서 인상파 화가들이 어느 일정한 시기
상당히 영향을 받고 그런 그림을 시도하곤 했었구나 비로서 이해가 되었었지요.
줌인 줌아웃에 제가 이렇게 자주 드나 들게 만든 불씨는
peacemaker님의 선곡이었습니다.
오늘도 재즈로 연주하는 클래식을 틀어놓고 그림을 보았습니다.
오늘 낮에 도서관에 있으면서 프루니에 연주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를 들었는데요
그 음색을 이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지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그리고 나윤선의 노래를 기대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