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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중국 사는 야그~~10(깊고 무서븐 누강에 풍덩~~)

| 조회수 : 1,851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4-11-25 13:35:01
헤~헤~~  지 오늘 땡땡이 칫심니다. ^^
몸도 좀 덜풀렸고 해서 아침에 이불 좀 뒤집어 쓰고 있었드만(물론, 신새벽에 일라서 급식준비
완료 했음당!!) 어머님이 하루 더 쉬라꼬 말리시네예. 가다가 쓰러질 정도는 아닌데......-.-;;
그래서 어머님과 일돕는 중국친구 두 사람만 학교로 방금 출동 했고, 저는 story상 자야하는데
이래 82cook 들어와 정신을 또 몬차리고 있네예~~ ^^
우리 엄니에게 절대 일라주지(고자질 하지) 마이소~~

오늘은 여기 윈난성(云南省)을 가로 지르는 누장(누에 해당하는 한자를 못찾아서... 그냥 '누'라는
강 임니다.)에 대해 얽힌 사연을 말씀 드릴라꼬예.

누장은 보통 누장대협곡이라 불릴만큼 그 길이가 170km 정도 되는 아주 길고 크고 깊은 강 임니다.
여기 윈난성은 여러번 말씀 드렸다시피 대대분 도시가 평균 해발 2,000m 를 넘고 있는 고산지대인데,
이 누장을 걸쳐 발달된 도시들은 해발 2,000-2,500m 가 넘는다고 하네예.
강을 따라 양옆의 높은 산비탈에 소수민족들이 터를 잡고 살고있는데(두번째 사진 보시면), 아주 산꼭
대기까지 집짓고 옥수수 밭 갈면서 사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정도 임니다.
(사진은 그나마 강근처 아주 낮은곳에 위치한 계단식 논과 소수민족 부락 임니다.)
저비탈에 서면 금방이라고 굴러 떨어질것 같은데, 다들 스파이더맨 후손들인지 농사도 잘도 짓고
애낳고 잘도 살고.......  그리고, 1870년대부터 서양의 선교사들이 이 오지로 속속 들어와 선교를
하면서, 이 누장대협곡에 예배당만 160개가 넘는다고 하여, "예배당 협곡" 이라 불리기도 하지예.
저도 두번인가 가봤는데, 정말 예배당 많심니다. 아마 순수하고 때 뭍지않은 소수민족들에게 종교
가 더 와닿나 봅니다......... ^^
참! 사진에 보시면 소수민족들이 강(누장)을 건널때 긴 밧줄에 도르래 같은 탈것에 겨우 몸을 의지
하여 건너는 모습 보이시지예?  이거 아마 오지탐험 같은데서 가끔 보셨을텐데예??
저는 직접 눈으로 봤심니다. 눈으로만 봐도 간이 떨려서리~~

야그는 이번 7월 초 였심니다.
남정네가 거래하는 공장들이 다 누장협곡을 거쳐 아주 산골인 꽁샨(貢山)이라는 아주 작은 산지도시
에 있는데, 그곳에 가자면 쿤밍에서 저녁 7시에 출발하는 2층 침대버스 타고 14시간을 달려 그담날
아침에 륙쿠(六口)라는 도시에 내려 아침을 간단히 미셴(쌀국시)로 때우고, 다시 꽁샨 가는 버스타고
7-8시간을 가야 겨우 늦은 오후에 도착을 하는 아주 험한 길이지예.
특히 우기철인(장마철) 4-9월까지는 산이 많이 무너져 내리고 길도 미끄럽고(버스 두대 겨우 지나갈
만한 2차선 임니다.) 또 누장은 아주 온 산을 집어 삼킬듯한 포악한 기세로 시커멓게 소용돌이 치면서
흘러 내리는 아주 위험한 곳이지예.  겨울에는 건기라서 그나마 그 깊은 누장의 강물도 옥색으로
아주 이쁨니다.(사진과 같이...)

그런데, 7월 그 우기철에(비가 매일 옵니다.) 한국손님이 오시기 바로 1주일전 급히 꽁샨에 가서
견본도 가져와야 하고, 다른 지역 공장엔 계약금도 줘야하고...... 여하튼, 버스타고 다니자면 시간
맞춰 쿤밍으로 오기가 힘들어 차를 빌렸심니다. 기사딸린 택시를 하나 빌려 저와 둘이 번갈아 가며
운전해서 빨리 갔다 오자는 심산 이었지예.(저는 운전 15년 이고예, 우리 남정네... 몬합니다.)
지난 2월에도 갔다온 경험도 있고해서 기사와 직원 그리고 우리 내외 모두 4명이 갔었심니다.

그란데, 일 다보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일은 터지고 말았심니다.(5박6일 중 마지막 6일째 였심다.)
기사와 저 둘다 한번에 7-8시간씩 운전을 돌아가면서 해서인지, 둘다 아주 초 죽음 이었지예.
륙쿠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전날 푹쉬고) 9시쯤 출발을 해서, 신나게 달리면 밤 12시쯤엔 도착 하겠
구나하고 전 뒷자석에서 눈을 부치고 있었심니다.  그래야 오후에 제가 교대를 할수 있으니까예.
륙쿠를 벗어나 5분쯤 갔을까 갑자기 뭔가에 부딫치는 소리가 나더라꼬예.
눈을 번쩍뜨니, 심한 급커브 길에서 이미 차는 강쪽의 나무 하나를 들이 받고 그아래로 스스스~~
밀려 내려가고 있는 겁니다. 양옆의 옥수수 대를 치면서 지나가는 그 소리가 아직도 생생 함니다.
그렇게 내려가다 결국 차가 반바퀴를 돌아 물속에 풍덩~ 하고 쳐 박힌 검니다.
모두 거꾸로 쳐박혀서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물속으로 그대로 곤두박질 친거지예.
뒷자석의 창문이 둘다 열리지 않아 거꾸로 쳐박혀 있던 남정네가 "진아~~ 물들어온다..." 그라고는
몽땅 빠진 검니다. 남정네가 말하는 그틈에 얼른 크게 숨을 들이 마셨심니다. 그리고는 평소에
제가 즐겨보던 "재해영화"를 떠올리며, 빨리 옆창문을 내리고 그사이로 빠져 나가자 정신을 차린
거지예.  그래서 창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찾다보니 이미 창문이 깨져 있었고, 다행히 쉽게 빠져
나갈수 있었심니다. 물살이 어찌나 쎈지...... 제가 수영을 쫌 하는데, 겨우 겨우 나와서는 누군가
가 내손을 잡아 끌어서 겨우 강옆으로 나올수 이었고, 앞에 탄 기사와 직원은 다행이 차가 반바퀴
를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물에 뜬 그 틈에 빠져 나왔더라꼬예.
근데, 우리 남정네는....... 뒤자석에서 깨진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허리에 손을 떡~ 올리고 그대로
차와 함께 조금씩 떠내려 가고 있는 거였심니다.  아무런 동요나 허둥댐 없이.......
그래서 지가 긴막대기라도 없는지 찾아서 물로 뛰어 들어가려니까 "움직이지 말고 그냥 있거라~~"
그렇게 담담히 아주 낮은 목소리로 소리를 치는 겁니다.  
"넌 살아야지..."      우째 그리 눈물이 나던지...... 지금도 눈물이 남니다.

그런데, 아마 죽을 목숨은 아니였던것 같심니다.
그 깊고 물살이 쎈 누장에 한번 들어가면 시체도 못찾는다는 전설이 있는데, 우리가 굴러 떨어진
그곳이 가장 물살이 약하고 앝은 곳이었고, 그날따라 고기를 잡는다고 몰려든 사람들이 5-6명이
있었던것 임니다. 누군가 밧줄을 가지고 급히 뛰어 내려와 남정네 몸에 잽싸게 걸고, 그 쎈 물살을
가르고 남정네를 끌어 당겨 겨우 구했지예. 그러고는 그 택시 바로 코앞에 있는 소용돌이에 휘말려
물속에 한번 쳐 박히더니 또 유유히 떠내려 가는 검니다. 반이상 찌그러져서...........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남정네를 안건졌으면...........  끔찍 함니다.

몇군데 긁힌데 말고는 둘다 안경 잊어 버린것 그리고 소지품 다 떠내려 간것 말고는 큰 상처 없이
정말 신이 보우하사 4명다 기적적으로 살아 나왔심니다.
응급차가와서 일단 륙쿠 병원으로 실려가서 안정을 취하다 정신을 좀차리고 보니, 차 뒷 트렁크에
실려 있던 남정네 가방의 계약금이 생각이 나더라꼬예.(계약금을 못주고 그대로 가져왔거든예.)  
그게 어떤 돈인데...... 우리 남정네 이 험한길을 목숨걸고 다니면서 번 돈인데....... 생각이 드니
다리가 아픈건 둘째치고 경찰 한명과 함께 택시를 잡아 타고 그 차를 건져 내고 있다는 현장으로
달려 갔심니다.  몇십키로 낭떨어지에서 그 차를 인양하는 장면을 그것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다 맞으면서 한 3-4시간 보다가, 겨우 다 찌그러진 뒷트렁크에서 우리 가방을 무사히 다 꺼낼수
있었심니다. (우리 남정네 안경 없으면 "박봉사"고예, 저는 그나마 "반봉사"라서 제가 갔지예.^^)  
"아이고~~ 감싸 함니데이~~ 정말 감싸 함니데이~~"  아마 이말을 수백번 되뇌였던것 같심니다.
그이후로, "감싸 함니데이~~" 이말이 입에 쫄싹~~붙었는 갑심니다.

그후로 전 한달간이나 누장에 쳐박히는 악몽을 꾸면서 불면에 시달렸고, 또 남정네 출장 갈때마다
위치추적 하느라 핸드폰을 수십통도 더 때리는 습관이 생겼심니다.
물론, 큰 버스를 타고 다니니 걱정을 덜하지만.........  

어제 밤에도 남정네 여전히 그험한길 마다하지 않고 씩씩하게 출장을 떠났고예, 전 안절부절하는
그 습관대로 맘을 못놓다 겨우 잘 도착했다는(륙쿠에) 전화에, 82cook 들어와 잠시라도 불안한
맘 떨치고 있심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그상황~~  우리 부부 둘다 속으로 "하느님 감사함니다~~" 라고 했지예.
그때는 어머님만 교회엘 다니셨는데........  그 덕에 살아 난것 같기도 하고..... 우리 남정네
워낙 착하게 살아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 급식 하라고 절 살려 놓으신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지금은 정말 감사 드리며 살고 있심니다.
그래서 82cook 여러분도 만났다 아님니까 ^^

감싸 함니데이~~

오늘의 교훈, 평소에 재해영화를 많이 봐두고, 볼때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아 나갈수 있는지
꼭 눈여겨 본다.  진짜 이거 도움 많이 됨니다.  영화장면 생각하면 방법도 떠오르고.......
죽음을 느끼는건 순간이지, 정신만 차리면 살아 나온다는거 정말 임니데이~~
꼭 명심 하이소~~ ^^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키
    '04.11.25 1:43 PM

    아이고.. 심장 벌렁거려서 대충 읽었씸다.
    쫌 있다 다시 읽을께예

  • 2. 김혜진
    '04.11.25 1:49 PM

    이거 아주 간단히 줄여서 한 야그인데, 길게 하자면 영화 한편 찍고도 남심니다.
    글쓰고 있는 지도 지금 억수로 떨림니데~~ 아~무시!! -.-

  • 3. 돼지용
    '04.11.25 2:12 PM

    혜진님 글이 있어 여유부리미 볼라꼬 만두 꾸버서 클릭했더이만... 우째 그런 일이! 정말로 혜진님 끝은 어델꼬? 인제니까 하는 얘기지만 정말 대단합미데이. 정말 제 눈이 있는데로 커져삣다아인교. 근데 정말로 그 상황에 그리 될랑강요? 움직이지마라. 니는 살아야 안되나.
    야아 정말. 저도 평소 울 남정네한테 해 둔 말이 있지요. 혹 위급상황이 되면 어설피 낼로 구할라하지마라. 새끼를 생각해서 하나는 살아야 안되것나.고로 난도 당신을 몬구해준다. 그카고는 잇지만 막상 닥치만 우얄찌. 니죽고 내 살지. 니도 내도 죽자가 될지 몰르겠네요. 우야든동 2탄 기다립니데이. 감사합니데이

  • 4. 코코샤넬
    '04.11.25 2:20 PM

    물 생각을 이쁘기 그지없으나, 하마터면 큰일날뻔 하셨네요.
    간담이 싸늘해지면서 정말 생각만해도 아찔해집니다. ㅡ.ㅜ

  • 5. 재은맘
    '04.11.25 3:38 PM

    어쿠...큰일날뻔 하셨네요....

  • 6. 심플리
    '04.11.25 4:01 PM

    간떨어질뻔 했심더.... 그러게 사람은 착하게 살고 볼일이라예. 혜진님 내외분 처럼....

  • 7. 엘리사벳
    '04.11.25 4:28 PM

    영화 한편 본셈 쳐야 겠습니다,
    어찌나 한마디 한마디가 상상이 되는지.... 소름이 돋네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 8. 초코초코
    '04.11.25 4:33 PM

    어머야..경치구경하고 글 읽다가 놀랬습니다.
    디카프리오 저리가게 멋진 바깥분하고 사시네요.
    그 상황에서...역시 혜진님 남편 잘고르셨어요.
    액땜하셨으니 새해엔 좋은 일만 있을겁니다.

  • 9. 좋은씨앗
    '04.11.25 6:36 PM

    천우신조라예......

  • 10. cinema
    '04.11.25 7:57 PM

    어머..할말을 잃었어요..
    그 택시가 금방 소용돌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그부분읽을땐 진짜 무서웠어요.
    그순간 혜진님을 먼저 생각하던 남편되시는분 마음..찡하네요.
    그날일이 있기에 지금도 앞으로도 서로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들겠죠.
    우린 늘 티격태격하는데..반성하고 있습니다..

  • 11. 어중간한와이푸
    '04.11.25 8:44 PM

    "넌, 살아야지..." 으아!!! 영화의 명대사 아인교???
    수민아빠 얼굴만 봐도 한동안 눈물 맺혔겠습니다요.
    상황설명도 어찌나 리얼하게 써놓으셨는지 머리에 다~그려집니다. 천만다행 맞죠!!!

  • 12. 김혜경
    '04.11.25 11:10 PM

    에구...제가슴이 다 콩닥콩닥합니다...

  • 13. 항아리
    '04.11.25 11:27 PM

    후아~ 멋진남편.

  • 14. Pianiste
    '04.11.26 2:46 AM

    안녕하세요. 혜진님 ^^
    82에 자주 못와서 혜진님 글은 첨보는데 완전 영화네요.

    그 멋진 남정네분... 넘 든든하시겟어요!

    (글읽는데 친한 대구에 사는 언니가 생각나네요.. ㅎㅎ )

  • 15.
    '04.11.26 4:25 AM

    읽으면서 소름 돋습니다....ㅠ.ㅠ 남편분도 혜진님도 정말 대단하세요.

  • 16. 마농
    '04.11.26 5:03 AM

    휴........콩닥콩닥입니다..

  • 17. bansok
    '04.11.26 6:42 AM

    역시 혜진님다운 재치와 옹감무쌍함, action and thrill 만점이네여, 손에 땀을 쥐고 읽었네요 happy end라서 정말 안심했어요, 또 다음글을 기다리며, 감사합니데이

  • 18. 질그릇
    '04.11.26 9:56 AM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당시 상황이 어떠했을지 생생히 그려집니다. 리얼리즘문학의 진수..^^

  • 19. 달려라하니
    '04.11.26 10:31 AM

    어휴``...정말 큰일 날 뻔 했네요!!

  • 20. 미리미리
    '04.11.26 12:25 PM

    움직이지말고 그냥 있거라~ 넌 살아야지...


    이대목에서 눈물이 펑펑 나더이다.
    두고두고 살뜰하게 사랑하며 사세요.
    멋지네요.

  • 21. 리모콘
    '04.11.26 6:34 PM

    정말 말이 안 떨어지네요..
    이국땅에서 고생하시고 열심히 사시는 혜진님에게 따뜻한
    마음의 응원 보내드립니다.....

  • 22. 김혜진
    '04.11.26 6:38 PM

    에고에고~~ 눈탱이가 밤탱이라서리.... ^^
    모두 감싸 드림니다~~ 더 열심히 제2의 인생 잘 살겠심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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