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미터 한계령(寒溪嶺) 정상~~
옛날에는 한계령을 오색령이라 불렀군요.
이정표에 이런 글귀가 있네요.
/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함경도와 강원도의 경계인 철령,그 아래 추지령,금강산 연수령,설악산 오색령,
그 밑의 대관령,백봉령을 강원도의 이름난 여섯 고개로 꼽았다/
오색령은 이외에도 신증동국여지승람,여지도서,해동지도 등 지리지,고지도에 다수 등장합니다 .
한계령은 인제군 북면과 양양군 서면을 잇는 고갯길.
인제쪽으로 흐르면 한계천으로 소양강 거쳐 서해로,양양쪽으로 흐르면 오색천으로 남대천 거쳐 동해로.
한마디로 분수령(分水嶺)이죠.
요 즘 인제군과 양양군 간 지명을 놓고 싸우고 있어요.
양양은 옛 명칭대로 오색령으로 복원하자!
인제는 뭔소리? 한계령이 맞다!!
결국 양양군은 한계령 정상서 양양쪽으로 좀 치우친 곳에 저리 표지석을.
저 건물이 어느 해인가 그해 대한민국 건축대상을 받았죠.
차는 한계령 휴게소 길가 어드메에 두고는,
고갯길 쉬엄쉬엄 아래로 아래로 걷습니다,,, 흘림골,주전골 향해.
보통 '설악산 한계령'으로 불리지만 엄밀히 따지면 한계령은 설악산과 점봉산을 가르는 고갯길이죠.
오색은 두 산이 만나는 아랫 꼴짜기 정중앙에.
"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
한계령하면 '가시나무새' 하덕규가 떠오르겠죠.
그가 삶에 지쳐 설악산 품속으로 들어왔나봅니다.
그리고 읊은 게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
누군 한계령을 '한국 가요사에서 가장 정결한 허무주의 결정판' 이라더군요.
세상사 다 때가 있는 법.
70년대 초 노래가 나오고 수년이 지난 후 특별한 계기를 만나며 인기를 모았으니까요.
7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여름휴가란게 정착되면서부터.
당시 으뜸 휴가처는 당연 한계령 넘어 설악&동해안.
그러다보니 일주일 휴가철 내내 라디오에선 한계령이 흘러나왔고.
마치 이동원 <향수>의 추석 귀성길처럼.
한계령서 5분여 걸어 내려오면 우측으로 길이 하나 나오죠.
길은 '배짜는 여인이 발견했다'해서 붙혀진 '필례약수' 거쳐 내린천과 만나는데,
그 길은 내린천과 어깨동무하며 인제읍까지 흐르죠.
당연 내리막길에선 상행 차선의 갓길을 걸어야 안전하겠죠.
오던 길을 뒤돌아 보니,
쩌엉! 하며 깨질듯한 가을 하늘이 시리네요.
30여분 내려오니~~
工兵이라??
1971년 공병대 125 대대가 옛 오색령길을 자동차길(44번국도)로 확장한 후 세운 준공 표지석입니다.
뒷면을 보니 당시 개척 지휘관인 박계주 대대장 부터 중위 까지.
40년이 흘렀으니 몇분은 이미 고인이되었을듯.
타박 타박 타박내야~~
50분여 걷노라니 흘림골 입구가 나오네요.
여기서 부터 본격 산행,아니 트래킹!
흘림골~등선대~주전골~성국사~오색약수 까지 6키로, 약 4시간 걸리겠네죠.
설악산 등산 코스 중 가장 쉬운 등산로로 남녀노소,가족 등산으로 적격입니다.
계곡 자체가 '작은 천불동계곡'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승경처죠.
입구로 들어서니~~
주목이 세로로 갈렸네요,아니 갈린게 아니고 밋둥이 썩어 패였다는.
나무는 내부 목질부와 겉 물관부로 나뉘죠.
목질부는 서서히 목질화되여 수목의 기계적 지지대 역할을 하고.
그런데 문제는 목질부도 균 침투가 발생 병든다는 거.
균이 침투한 부위는 급속히 썩어들어가고 저리 동공화 현상이.
그러나 사슴벌레,하늘소 등에겐 평생 안식처가 되죠.
알을 낳고 성충이 되는 주요 생활공간.
여심폭포~~~.
좀 오버해서 불인견지처(不忍見之處), 해석하자면 차마 눈 뜨고 못 볼 곳.
안내판을 보니 여심(女深)폭포,여신(女身)폭포네요.
/높이는 약 20m 정도이며,계절에 따라 보는 이에게 감흥을 일으키게 한다/라는 문구도.
탐구녀~~
여긴 해발 830미터로 북한산 고도네요.
여심폭포에서 바라본 7형제봉~~
일곱 형제들이 능선 위에 솟아 여심을 향해 한껏 위세를 떠네요.
그러나 아예 방향까지 틀며 깊은 골에 숨어버린 여심.
주변은,동성분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로.
우측 바위를 보세요,바위가 바위를 먹었어요. 공룡 알이 부화하고있는듯한.
7형제봉 위세에 눌리고 여심폭포에 미소짓다 황망히 발길을 재촉합니다.
20여분 비탈길을 짖누르듯 밟고 오르니 좌로 신선이 하늘로 올랐다는 등선대가 보이네요.
저 위가 등선대( 登仙垈) ~~
저곳서 신선이 올랐다네요.
등선대 정상은 100여명도 족히 설수있는.
등선대가 좋은 건 위에 서면 사방팔방이 한눈에 들어온다는거죠.
왼쪽으로 한계령 휴게소도 보이네요.
한계령과 등선대는 고도가 1004미터로 비슷.
북쪽으론 설악의 주능선인 서북능선이~
가운데 멀리 M자 형상이 귀때기청봉,그리고 왼쪽 아래로 안산이 보이네요.
말안장 같다 하여 鞍山입니다.
가운데로 한계령길이 지나가고 앞으로는 칠형제봉도.
서북능선이 푸른 하늘을 이고 있네요.
우측 끝이 대청봉.
저 서북능선 남쪽(보이는 방향),그러니까 오색지구,점봉산을 포함해서 남설악이라 부름니다.
그러니 이곳 흘림골,주전골의 번지수는 설악산이 아닌 점봉산에 속하죠.
남쪽으론 점봉산(1424)이~~
우측 정상 바로 앞 봉우리는 망대암산 (望對巖山 1236m) 이죠.
한계령을 건너온 백두대간은 점봉산 정상을 찍고는 왼쪽 능선을 따라 구룡령을 넘어 오대산으로 달립니다.
점봉산은 내린천의 시원이요,야생화의 천국 곰배령이 있죠.
아래를 보니 칠형제봉과 한계령길이.
아래로 오색지구,양양 앞바다가 보이네요.
아래 계곡이 주전골로 설악 대표적인 단풍처입니다.
저 계곡을 따라 하산~~
그야말로 만물상입니다.
금강산 만물상이 부럽지않네요.
이틀전 추위와 비바람으로 단풍이 일순간 사라지지만 않았어도 정말 환상이였겠어요.
금강송의 서식 조건 중의 하나가 풍부한 일조량이죠.
소나무 숲에 키 큰 참나무가 들어서면 결국 소나무는 죽고 참나무 세상이 되듯이.
그래서 금강송은 바위틈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보이지만 대부분 양지쪽에서 볼수있습니다.
멀리 점봉산 정상이~
앞으론 망대암산이.
2주 연속 설악에 왔기에 나름 계산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단풍이 다 졌네요.
나뭇잎은 영상 5도 이하로 떨어지면 광합성을 멈춘다죠.
광합성이 멈추니 청색의 엽록소는 발현할수 없고,결국 황 이나 적 등의 다른 색소가 드러나는게 바로 단풍입니다.
색깔 좋은 단풍에는 나름 조건이 있어요.
1)일조량이 많아야하고
2)너무 건조해서는 안되며 적당한 습도가,너무 건조하면 낙엽처럼 건조해 타버린다는.
2)일교차가 크며
3)하지만 영하 이하로 내려가선 안되고
아쉽게도 3일전 이틀간 추위와 비바람으로 일제히 낙엽으로 떨어졌다네요.
등선폭포~~
신선이 여기서 샤워하고 저위 등선대로 올라서 승천했다는.
매말랐네요.
단풍은 땅위에~~~
붉은건 당단풍,황갈색은 신갈나무등 참나무과,노랑은 생강나무~~
등선대 고도 1천미터,내 도착점 오색지구 고도는 600미터~~
내리막 길이라 편하고,
형형색색은 갔어도 기암괴석에 즐겁습니다.
왜 雪岳인지를 잘 보여주네요.
설악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가 바로 하얗게 탈색된 암릉군들로 마치 흰눈처럼 보여서죠.
설악 단풍의 얼굴은 여러개입니다.
그중 으뜸인게 바로 저 암릉 구간에서 펼쳐진 만산홍엽이죠.
도화지같은 하얀 암릉을 배경으로 푸른 금강송과 붉은 당당풍이 어우러져 빗어내는 원색의 향연이요<아래 사진>
저기도 분명 며칠전만 해도 그런 풍경을 그려냈을 겁니다.
절정 직전의 작년 천불동계곡~~
붉은게 당단풍입니다.
당단풍은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단풍 중 가장 붉게 선연하죠.
단풍나무과는 단풍나무,당단풍,고로쇠나무,신나무,복자기나무, 복장나무,홍단풍,은단풍,설탕단풍,중국단풍 등등.
이중 우리나라 중부 이북은 주로 당단풍이 남부(내장산,한라산)는 단풍나무가 주류.
일본산 홍단풍은 사시사철 붉죠.
설탕단풍은 캐나나 상징인 3잎 단풍 그것으로 고 로쇠나무 처럼 수액은 설탕 시럽 원료가 됩니다.
단풍나무 학명에서 Acer는 단단하다는 뜻이듯,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바이올린,피아노 등의 악기 재료로,볼링핀이나 바닥재 등에 사용.
어,바위가 황갈색으로 붉네요.
네,바위에 철분이 있어섭니다.
아랫쪽 오색 약수도 바로 철분과 탄산수가 들어있어 마시면 톡 쏘며 녹내가 나는거죠.
저게 바로 주전골의 유래가 된 철성분입니다.
鑄錢골입니다.엽전을 몰래 주조하다 관에 걸려서죠.
언젠가,아마 조선 후기쯤일듯하네요.
관찰사가 오색령을 넘고있는데 어디서 두드리는 쇠소리가 나더랍니다.
확인해보니 동굴서 엽전을 주조하는 소리였고.
다른 얘기도 있어요.
주전골 아래 성국사 스님들이 주조하다 들켰던 거죠.
조선 후기는 위조범들이 엄청 날뛰던 시기입니다. 심지여 왕실에서 찍어내기도.
당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며 하이퍼 인플레가 말이 아니였죠.
실례로 괜찮은 초가집 하나 사는데 엽전을 조랑말에 실어 서너번 왕복할 정도 분량이였으니.
동서고금 화폐를 찍어내는 기술은 고도의 하이 테크였습니다.
이점을 고려할 때 당연 성국사 중들이 범인이였겠죠.
세월이 흐르면서 여론 주도층인 스님들이 도적들로 덮어씌웠고.
주전골 위쪽에 점봉산 바로 아래로 망대암산 (望對巖山 1236m)이 있어요.
바로 도적이 망을 봤다해서 붙혀진 이름이죠.
또,또다른 얘기도~~
주전골 곳곳에 바위들이 저리 엽전을 쌓아놓은듯한 곳이 많아서요.
지질학적으로 보면 이래요.
토사 압력을 받으며 땅속에 뭍혀있던 바위가 토사가 빗물등으로 사라집니다.
당연 누르는 압력은 낮아지고 결국 판으로 갈라지는 거죠.
뻥튀기,팝콘의 원리처럼.
12폭포 구간~~
수십미터에 걸쳐 12번 물줄기가 꺽이며 휘돌아 흐릅니다.
아쉽게도 수량이 넘 적네요.
조릿대~~
저걸로 복조리를 만들어서 붙혀진 이름이죠.
등산객의 갈증해소에 특효라는데,,,,저걸 어떻게 먹는다는지??
경남 함양 지방에서는 갈아서 음식으로 해먹는네요.
거의 다 내려왔네요.
이하는 선녀탕 구간~~
왼쪽 봉우리가 독대암~~
저리 뾰죽하지만 정상이 한명 정도 편히 쉴수있는 공간이 있어서.
언제 하룻밤을 저 위에서?
데크까지 설치되 걷기기 참 편해요.
물 많은 여름이면 멋지죠.말그대로 물위를 걷는 기분.
저 물은(오색천) 양양 남대천으로 흘러 연어를 만나죠.
성국사(城國寺)에 왔네요.
예전엔 오색석사(양양군 서면 오색리)라 불렸어요.
절 뒤뜰에 다섯가지 색깔을 발하는 나무가 있어서 五色石寺였다네요.
아마 오색 일대가 설악산 대표 단풍처인지라 주변의 오색찬연한 단풍을 빗댄 얘기겠죠.
삼국유사에서는 오색석사라고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연륜이 깊은 고찰.
오색 일대의 지명을 결정지을 만큼 인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찰이죠.
중세의 수도원,교회처럼 당시엔 사찰이 정치,행정,문화의 중심지였듯이,
오색석사에서 오색,오색리,오색령이라는 지명이 생겼습니다.
통일신라 3층석탑~~
흰 화강암 태깔이 그대로 드러나 만산홍엽과 어울어질 때면 정말 아름답죠.
성국사 건물들은 폐사지로 딩굴다 70년대 이후 지어졌고.
석탑 두기만 남아있던 폐사지 시절엔 정말 한멋했겠여요.
해질녁 하산길 길손에 감흥의 촉수를 건들면서.
성국사를 뒤로하고 도착지 오색약수터를 향해~~
오색약수~
저 철 성분!
왜 주전골인지 이해가 오시죠??
실없이 긴글~~~ 수고하셨습니다.
자 한잔 드세요!
녹내나지만 위장엔 짱.
&&...
동서울터미날~양양,속초 직행버스는 아침 6시부터.
성수기 때는 거의 15분 간격.
한계령 구간은 장수대,한계령,흘림골,오색지구에서 정차합니다.
등산동호회,원정산악회 도움없이도,
홀로,가족,혹은 마음 맞은 이끼리의 설악등반에 매우 효과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