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큰 꿈을 꿀 수 있는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
[꼴찌의 사연]
30년 전 교사로 일할 때 생각이 가끔 납니다.
제자들 생각도 떠올려 보는데, 한 친구가 유독 생각이 많이 나요.
지금 50대 초반 됐을 텐데 어디서 뭐를 하고 살려나 궁금해요.
우리 반에서 꼴찌하는 친구였어요.
학교에 제일 먼저 와서 학교에서 세수하고 축구하고 그랬는데
종종 교실 유리창을 깨서 골치 아플 때도 있었지요.
어느 날 그 친구가 학교를 안 왔어요.
전화가 학교로 걸려 왔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반 아이들이 거둔 조의금을 들고,
방과 후에 그 친구네 주소를 들고 집을 찾아갔어요.
봉천동 산 1번지인가.
번지에 수백 가구가 사는데, 한 집당 평수가 여섯 평 정도나 될까.
화장실도 마을에 하나로 공동으로 써요.
방 안으로 들어가니까 가구도 없고요.
어떻게 이렇게 사나 싶었어요.
학교에서 그 아이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며칠 뒤 그 친구가 학교에 나왔는데,
제 마음이 한결 너그러워졌어요.
조금이라도 더 살펴봐 주게 되었지요.
요즘도 어려운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더 돌봄이 필요해요.
모두 우리 아이라는 생각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빈부격차가 있었다 해도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차이가 너무 크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되었고요.
이런 걸 바꿔나가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더 용기를 내고 큰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