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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직장 동료를 보내는 안타까움...

| 조회수 : 3,510 | 추천수 : 141
작성일 : 2010-07-01 15:06:35
故 박용하씨의 자살 소식에..
이틀 내내 먹먹해진 마음때문에 손에 아무 일이 잡히지 않네요..

몇년 전.. 저의 첫 직장은 **엔터테인먼트 였습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연예 매니저를 꿈꿨기에..
대학과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뒤
그 당시 매니저들이 가장 선망한다는 회사의 면접을 봤고..
다음날 합격 소식을 들었지요..

출근 첫 날.. 저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소속 연기자였던 박용하씨의 팀으로 들어가 보도자료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당시 방영 중이던 '올인'의 주제곡을 부른 얼굴없는 가수..
그 주인공이 박용하라는 사실은 제 업무를 지시받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었지요..

그 날 작성한 보도자료가 다음날 일간지에 기사로 작성되면서 어찌나 뿌듯했던지..
아직도 그 자료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맺게 된 박용하씨..용하오빠와의 인연..
길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짧지만도 않기에 많은 기억들이 남아있네요..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연예인 답지 않게
목 늘어난 흰색 티셔츠에 반바지..슬리퍼 차림으로 회사에 나오던 사람..
편안한 인상에.. 잘 웃었던 사람...
자동차를 유별나게 아끼고 좋아했던 사람...
팬들과 매니저들을 어느 누구보다 잘 챙기던 좋은 사람..
으로 기억됩니다..

첫 팬클럽 창단식을 앞두고 누구보다 설레여 했던 사람..
그 날이 당신의 첫 콘서트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다른 연예인이라면 매니저와 팬클럽 임원들에게 맡길 행사였지요..
박용하씨..는 아이디어도 내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당시 그리 많지 않았던 팬들과 일일이 소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때 팬클럽 창단식 큐시트를 만들고 현장진행을 하라는 업무가 저에게 떨어졌었지요...
더불어 행사에 사용할 영상들을 녹화하고..편집하고..
몇주간 주말도 없이 일했지만.. 참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행사 당일에도 밥 한끼 먹을 틈 없이 기계실과 무대 뒤를 종종거리며 바빴었네요..
다행히 행사는 너무 잘 끝났었고..
마지막에 박용하씨..용하오빠께서 고마운 사람들 얘기를 하시다가
제 이름을 불러주면서 수고해줘서 고맙다고 했을 때..
기계실에 같이 있던 기사님들께서 제 어깨를 토닥여주시며
"**씨~ 좋겠네!! 수고했어!!" 라고 하셨지요..

그때 어찌나 기분이 좋았는지
아직도 제 기억속에는 어느 무엇보다도 가슴 뿌듯하고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제 노트에는 프로필 수정해달라고 귀엽게 남겨놓은
오빠의 메모가 선명히 남아있는데..
회사를 그만 둔지 몇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당시 촬영했던 프로필사진과 화보집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데요..
한 때 잠시나마 같이 일했던 인연이지만..
맘속으로는 항상 당신을 응원했었는데요...

비보를 접한지 이틀째인 아직까지도 믿겨지지가 않고..
자꾸만 당신의 시원스러운 웃음소리와
옛 기억들이 떠올라 가슴이 아픕니다...

한때 최고의 매니저를 꿈꿨던 저에게
당신은 첫번째 연예인이자 마지막 연예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매니저들이 처음 시작에는
고생스럽고 나쁜 기억만 남는다 하던데..
저에게 재미있고 좋은 추억을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그 곳에서는 가슴 아픈 일.. 힘든 일들.. 다 잊고..
행복하시기를 마음 속 깊이 바래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맑은향기
    '10.7.1 3:54 PM

    글을 읽노라니 맘이 아프네요
    인상부터 포근하게 순진하게 보이던 사람...

  • 2. 그으냥
    '10.7.1 5:12 PM

    소중한 인연이셨는데.... 많이 안타까우시겠어요....

  • 3. phua
    '10.7.2 10:26 AM

    반가워요^^
    여기서 만나니 감회가 새록새록....
    기회가 되면 잘 간직하고 있는 자료 구경 좀 시켜 주세욤.

  • 4. 팜므 파탄
    '10.7.2 11:00 AM

    아이구야, 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아름다운 젊은이가 그리 가서 참 맘이 아프네요.

  • 5. 마요
    '10.7.2 3:52 PM

    그런 특별한 인연이시네요.
    오늘 비 까지 내리네요.
    전혀 관련이 없는 국민들도 슬퍼하는데
    가까이에서 일을 하셨으니 많이도 마음이 아프셨겠어요.
    부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잠드셨길 믿습니다.

    오늘 마음이 그러신 이든이맘께서 옆에 계시면
    찐한 향 나는 맛있는 커피를 한잔 드리고 싶네요.

    힘내세요!

  • 6. 애플
    '10.7.3 1:11 AM

    어는날 사춘기 중딩 딸램
    난 늙는거 상상할 수 없어
    늙기 전에 죽어버릴거야~ 하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요.
    용하씨 죽음을 깊이 슬퍼하며...
    부모로써 과연 아이들 키우며
    인생의 기준,중심을 어디에 두고 살아가도록
    힘을 주어야...맞는건지...

    많은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밥세끼,학교돌아와 배고플거 생각해 준비한 간식 잘먹이고
    교육잘시키는거.... 보다 정신력을 키워줘야겠다는 스치는 생각들었어요.

    잠깐이나마 용하씨와의 특별한 추억 간직한 이든이맘님의
    행복한 추억입니다. 그렇게 시원한미소를 가까이서
    직접 보실 수 있었다니....너무 많이는 슬퍼하시지 마세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7. 올리브나무사이
    '10.7.4 12:51 AM

    스친 것도 인연이라는데... 왜 그렇게 가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잘 산다는 것은, 잘 먹고 돈 많이 벌고, 명예를 얻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

  • 8. 뽀글이
    '10.7.5 8:23 AM

    처음 그날처럼~ 노래 너무 좋아요.

  • 9. 배부른소크라테스
    '10.7.5 2:51 PM

    산자는 또..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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