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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속상한 마음

| 조회수 : 2,182 | 추천수 : 60
작성일 : 2008-08-16 02:38:06
우리 껌딱지 아기가 잠들었네요..
돌아 올 가을에 입힐 아기옷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1시가 넘었네요..
마흔 가까운 나이에 엄마가 되고 나니 아기 옷 하나 사는것도 즐겁네요..
머릿속으로 코오디 해 보고 악세사리까지 생각하며 즐거움에 빠진 철없는 이 엄마..
그러다가 시골에 계시는 친정엄마를 생각합니다..
지금의 나처럼 나와 내 언니를 키웠을 우리 엄마..

그저께는 퇴촌에 사시는 친정 엄마와 통화 하는데, 엄마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더군요..
꼬치꼬치 여줘보니 무릎이 많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퇴행성 관절염 이라고 그랬다 하네요..
주사기로 물을 두번이나 빼 내었다고 들었어요..
엄마는 젊어서 부터 음식솜씨가 좋아 식당도 했었구요..
어낙 바지런하고 일복 많은 사람이라(팔남매 맞며느리 시랍니다..) 언제나 일을 도맡아 하셨지요..
그 덕에 양쪽 팔꿈치 인대가 많이 늘어 난 상태구요..
병원에서도 놀란답니다.. 운동선수도 이렇게는 안 늘어나 있다고....
엄마 손은 막일을 한 남자손처럼 거칠고 두툼하답니다..

젊어서 고생 많이 하시면서 사셨 던 우리 엄마..
그냥 편한 노년을 사셨음 하고 자식 입장에선 바라고 또 바랬는데....
퇴촌으로 된장,고추장 담그며 살겠다며 일년 전 들어가셨지요..
고추장 담글 때 뜨거운 불앞에서 고추장을 주걱으로 저어 주어야 하거든요..
엄마의 고추장은 늙은 호박이 주원료라 단단한 호박도 썰어야 하구요..
이러다 보니 몸이 성할 날이 없지요..
지난주에도 손등 위를 불에 데어서 상처가 심해 병원에 갔었다고 하시네요..

즐거운 취미생활로 시작한 된장,고추장 담그기가 전업이 되어 버리고 말았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한 일 이여서 더 속이 상하네요..
그냥 손주들 보며 친구분들과 마실다니며 사시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노년자금 다 털어 항아리사고 전라도 지방 내려가 고추사고 콩사고 시작한 장담그기..
자식인 제 눈엔 겉으론 행복해 보이는 전원생활일지 모르나 속을 들여다 보면 너무 힘들어 보인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행복하고 안 힘들다 하세요..
사람들이 고추장,된장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며 좋아 하시니 제가 달리 할 말은 없네요..
그리고 힘들어도 재밌다고 그만두란 소리 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이웃들과도 너무 재미있고 소문듣고 일부러 된장,고추장 사러 오는 손님들 맞이가 행복하다는 엄마는
항아리 지키느라 딸집에도 못 오시고 나들이도 맘대로 못 하시지만 인생 어느때 보다 좋다구요..

제 생각엔 노년자금 털어서 뿌린거 거두려면 10년은 된장,고추장 팔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들어요..
하루에 한통 두통 팔아서 언제 다 거두려는지 답답해 하면,
"걱정마라 먹어 본 사람들은 다 맛있다 그러고 그렇게 소문나게 되어 있다." 이러시니..
저희 엄마 너무 해맑은 낙천주의 이시죠?
소녀같이 꿈많은 저희 엄마를 어찌 해야 할까요?
옆에서 보는 저는 답답하고 속이 상하답니다..
애고애고 제가 신세한탄 하고 있네요..

늦은밤..
비도 내려주니 제가 좀 센치에 졌군요..
글도 두서없구요..

비가 내리면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더 걱정이 되거든요..
일 하시느라 여기저기 아플터인데 자식들 걱정 할까봐 표현도 안 하시는 엄마..

그냥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제 옆에 계셔 주셨음 하는 마음입니다..
아기 핑계로 친정에 안 간지 꽤 되었네요..
조만간 아기데리고 친정나들이 다녀와야 겠어요..

그럼... 이제 곤히 잠자고 있는 우리 껌딱지한테로 가봐야겠네요..
님들,,, 즐건 주말 보내세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두
    '08.8.16 8:19 AM

    키키님!
    장터에 어머님 장을 판매하시는게 어떨까 싶네요.
    우리는 맛있는 장 먹고, 어머님은 장 판매가 잘되어서 좋으시고,
    키키님은 어머님 도와드리는거고...일석삼조일 것 같은데요..

  • 2. 산들바람
    '08.8.16 7:18 PM

    그러세요. 저희 친정도 퇴촌가서 된장사다 드시는데 맛있어요.

  • 3.
    '08.8.16 7:39 PM

    키키님 의외로 많은 분들이 된장은 사드시고요,, 파는 유명 된장 정말로 텁텁해서 밎지 못하는 시장 된장을 사먹고 잇어요,
    지난번 사진에서 보듯 어머님의 된장 참으로 깔끔하고 맛나 보이는 군요,
    우리 82의 회원 장터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해보셔요.
    꼭 성공하리라 믿어요.
    그리고 이렇게 이쁘고 효심이 깊은 따님이 있으셔서 어머님은 복많으신분이여요.
    어머니께서 빨리 완쾌되시길 기도드릴께요,,,,

  • 4. 작은키키
    '08.8.17 2:13 AM

    여러가지로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_._)
    이 늦은 시간에 저는 이유식 안 먹는 우리 껌딱지 어떻게 하면 잘 먹을까 연구중이랍니다..
    엄마의 마음을 몰라 주는 우리딸.... T.T

    친정 어머니는 조금 기운을 차리셨답니다..
    딸들이 나이들면 누구나 올 수 있는 병이라고 조심하면 좀 더디게 진행 시킬 수 있다고 안심시켜 드렸구요..
    오늘은 친정이모님이 다녀가셨다네요..
    자매끼리 수다떨며 스트레스 해소좀 하셨겠지요..^^

    그나저나 우리 껌딱지 이틀째 이유식 거부에 들어가 비상이랍니다..
    조급한 맘에 시판되는 씨리얼가루랑 유기농 병에 든 이유식 몇 개 주문했는데 잘 한 일인지 모르겠네요..
    엄마되기 너무나 힘드네요..-.-;;

    황금연휴가 너무나 아깝게 지나가고 있네요..
    즐건 일요일 보내세요..^^

  • 5. 강물처럼
    '08.8.21 5:53 PM

    아이 이유식 잘 안먹을때는 기다려주세요...우리도 입맛없고 먹기싫을때 있잖아요...배고프면 먹을꺼예요..^^ 안먹는 아기 먹이려면 엄마만 스트레스 받고 아이는 아이대로 스트레스 받는답니다.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으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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