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저도 기자회견 뒷북 후기입니다.
실은 지난주 토요일이 제 생일이었어요.
남편이 뭐 사줄까 하길레 선물 말고 서울가자. 토요일에 가서 일요일까지 있다가 오자고 졸랐지요.
제가 지난 5월말에 담낭염증과 결석으로 담낭적출 수술 받고 어느정도 몸도 회복되었다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토요일에 서머셋펠리스에 묵었었는데 정말 청와대가 가깝게 보이더군요.
토요일 저녁에는 아이들도 보채고, 또 내일 기자회견을 위해서 제가 한발 양보해서 일찍 숙소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드디어 기자회견이 있는 일요일. 머리를 굴렸습니다.
8살, 5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과 집회니 시위니에 회의적인 남편..
그래서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 1시 것을 예약해서 남편과 아이들 모두 보내고 홀가분하게
코리아나 호텔로 향했습니다.(이게 2시 넘어 끝나는 프로그램인데..남편은 1시40분에 잠든 둘째를 안고 코리아나호텔 앞으로 왔더군요 차라리 시티투어2층 버스를 태워보낼 것을..)
거기서 반가운 조용한여자님을 비롯한 82회원 여러분들과 만나서 1시 20분부터 풍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민심은천심니께서는 토요일밤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세종로에서 비를 맞으며 시위하시다가
1시 시간 맞춰나오시느라 식사도 거른 채였는데 정말 죄송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리고 이름 모를 회원님이 계속 풍선끼우는 작업을 같이 해주셨는데..(현장에서 통성명할 새도 없고, 또 저는 에헤라디어입니다하는 것도 웃기더군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나중엔 우리 손발 잘 맞으니까 생활의 달인 나가자고 농담도 했네요.
풍선 만드는 중에 음료수랑 절편이랑 주신 분도 있었는데.. 얼굴은 기억이 나는데..이름 모를 그대입니다. 잘 마시고 잘 먹었습니다.
지원차량에서 전원 연결해서 풍선 전동펌프를 편하게 쓰긴 했는데..풍선은 많이 남았어요.
민심은천심님께서 일단 가지고 가셨어요.
기자회견 중엔 입으로 풍선불느라 구호는 함께 못했지만..정말 자랑스럽더군요.
남편이 그 와중에 잠든 둘째를 안고 앉아있었는데 정말 남편에게 우쭐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제 통장에 회원님들 성금이 들어올 거라니까 남편이 이상한 소리를 다 듣는다는 표정이었거든요.
기자회견장에 가야한다고 하니 이제 본격적인 투사의 길에 접어들었냐고 약간 비꼬기도 했었는데
82의 단결된 모습을 보았으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겠지 하는 마음이었어요.
풍선을 만들고 돌리고하다보니 어느틈에 기자회견은 막바지에 이르고
조선일보 앞으로 가두시위를 하기로했지요.
남은 풍선과 장비는 행사지원차량에 실어두고 뒤늦게 행렬 끝에서 따라가서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했어요.
경비아저씨들이 나오셨는데..
우리는 조선일보 안으로 침입할 의도도 없는데 굳은 표정으로 저지선을 만드셔서 좀 웃겼답니다.
동아일보 앞으로 가는 길에서 남편의 지옥에라도 와 있는 듯한 표정에 그만 져서 인사도 못드렸어요.
기차시간도 바투임박해서 서울역으로 향했지요.
서울역에 도착하니.. 큰애가 자기 장난감을 챙겨담은 가방을 두고 왔다고 하더군요.
네. 광화문에서 장난감만 들은 가방 잃어버린 사람이 접니다.
제가 아이에게 그랬어요.
"엄마가 꼭 찾아줄게." "엄마랑 만나는 사람들은 네 가방 정도는 지켜줄 수 있는 분들이야."
그리고..오늘 접속해보니..이미 애타게 가방 잃어버린 저를 찾아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오늘 여기저기 실린 82쿡 기사를 보니 다시 감회가 새롭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후방에서 응원글 올려주신 분들
성금 보내서 들어간 돈보다더 더 넘치게 해주신 분들
기자회견장에 오셔서 적극적으로 일해주신 여러분들
그리고 앞장서서 판을 벌려주신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제게 가장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민신은천심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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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물처럼
'08.6.23 7:15 PM가방주인이 아드님꺼 였군요..
콩두님이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데..ㅋㅋㅋ
고생많으셨습니다.
일단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긴했는데..
자꾸 자게에 들락거리게되요...ㅠ.ㅠ2. 발상의 전환
'08.6.24 12:22 AM맞아요.
저도 인사하고 싶었는데 "혹시 에헤라디아님이신가요? 저는 발상의 전환인데요..."
이러기가 좀 어색하더라구요.ㅋㅋ
"회원이신가요?" 그러셔서 "네"라고 대답하고 서로 눈인사만 했다지요.3. 그린
'08.6.24 3:25 AM그 날 원피스 입고 상냥한 미소를 날리셨던 분이시군요.^^
서머셋에서 보니 청와대가 바로 보이셨다고...ㅎㅎ
저도 정말 82회원임이 어찌나 자랑스럽던지
괜히 혼자 뿌듯했답니다.
반가움에 이제야 댓글 답니다.4. 자작나무
'08.6.24 10:03 AM접니다, 절편~..^^;;
교회에서 허겁지겁 나오는길에 시장에 들렀는데
마땅히 살게 없어서 금방 나왔다길래 샀지요..
마음 같아서는 끝까지 같이 하고 싶었는데
5시에 약속이 경기도 시흥에서 있어서..죄송~..ㅠㅠ
그날 정말 고생많으셨어요~..5. 에헤라디어
'08.6.24 10:47 AM토요일에 남은 풍선 나누려고요.그때 혹시 시간들 되시면 다시 만나요.
6. 풀빵
'08.6.24 11:02 AM제 기억력이 거의 붕어 수준이라 가방 보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 소리만 했더라죠.^^;;;
다행히 여러 님들이 가방 맡아주시고, 사진까지 촬영하셔서 맘 놓고 뒤돌아섰습니다.
그 날 너무 고생하셨어요. 덕분에 시각효과 만땅이었습니다.
정말 님들이 자랑스러워요.7. 까칠녀
'08.6.24 12:00 PM동참하진 못했지만 한겨레신문에서 기사 보고 무한한 연대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명박이가 대통령 됐을 때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또 대한민국 정의파 아줌마들의 퐐동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다시 느낍니다!! 물론 촛불 소녀, 촛불 소년들도 빼놓을 수 없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