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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유모차끌고 전철타고(신풍역에서 신사역) 돌잔치 다녀왔습니다

| 조회수 : 3,063 | 추천수 : 37
작성일 : 2007-08-18 00:07:03
11개월 아기하고 4살 짜리 아기를 데리고 혼자서 용감히 돌잔치에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전철타고.

너무 힘들어서 한번 올려봅니다.

아는 사람 아기 돌잔치를 17일(금요일) 6시에 한다고 연락이 왔는데 남편한테 물어보니 일찍 오기는 힘들다고 하네요. "아무짝에 쓸모없는 사람이군" 한마디 해주고 갈 방법을 궁리해 봤는데
퇴근시간인데 직접 운전해서 가자니 그것도 길을 잘 모르는데 아기 둘 데리고는 좀 위험할 것 같고, 또 마침 남편이 차를 가져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거나 전철을 타는게 좋은데 유모차 택시에 싣는것도 어려울 것 같고(바쁜시간에 잘 안해줄것 같아서요)... 고민하다가 그냥 유모차에 아이 둘 싣고 전철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 고생 시작!

신풍역에 도착하니 우리는 1번 출구인데 엘리베이터가 5번출구 쪽에 있다네요. 길 건너고 한참을 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개찰구로 갔는데 이번에는 개찰구가 좁아요. 딱 유모차 사이즈인데 조금만 비뚤어지면 걸려요. 일단 통과~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 타려고 하니 이런~ 고장이군요. 왜 전철역 엘리베이터는 항상 고장일까...
작은아이는 업고 큰아이는 걸으라고 하고 유모차 끌고 한칸씩 내려가다 보니 에고~ 방향이 거꾸로 입니다. 이 아줌마 정신없는거 하고는... 다행히 얼마 안 내려가서 알아서 다시 올라오는데 어떤 여자분이 유모차 올리는거 도와주더군요. 참 고마웠습니다.
반대 방향 계단으로 가니 바로 앞에 엘리베이터가 멀쩡히 운행되더군요. 참 고생 안할것을 했다 하고 편히 내려갔습니다. 통과~

전철이 도착했습니다. 타려고 하니 아고머니나 전철과 승강장 사이가 한 10센티는 넘어요. 유모차 들고 탔습니다.
7호선은 전철이 새거라 노약자석 한쪽이 의자가 없이 휠체어나 유모차를 대는 곳 이더군요. 그곳에 여자들이 3명이 나란히 서 있는데 유모차를 가져가면 비켜줄줄 알았는데 그냥 서있네요. 유모차 대게 비켜달라고 하니 조금 발만 비켜줍니다. 이런~
"통로에 유모차 대면 통행에 방해되잖아요. 거기는 유모차 대는 곳이라구요"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자리를 비켜줍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휠체어칸이 전철에 별로 없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가봐요. 통과~

고속터미널역에서 전철을 갈아타야 합니다. 승강장(B3)에서 B2 까지는 엘리베이터 운행 통과~
지하2층에서 3호선쪽으로 가니 에스카레이터만 4대가 있고 엘리베이터는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아서 상인한테 물어보니 없다고 합니다. 이런~
다시 둘째 없고 첫째는 혼자 에스카레이터 타라고 하고 유모차 한손에 잡고 에스카레이터 타려고 하니 아무래도 첫째가 위험해 보입니다. 나머지 한손으로 첫째를 잡아주려고 하니 뒤에 있던 여자분이 아이 손을 잡고 가줍니다. 역시 이럴때는 친절 하나하나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통과~

3호선 타고 신사역에 도착. 개찰구로 가니 여기는 칸칸이 봉을 밀고 가야하는 구조입니다. 다행히 옆에 철문을 열어놓았더군요. 유모차는 열린 철문으로 통과~

4번출구로 나가야 하는데 엘리베이터도 있지만 그거는 다른 출구고 다른데로 나가면 길 건너기도 힘들것 같아서 그냥 유모차 들고 계단을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뒤에 오던 어떤 중년 부부가 유모차를 번쩍 들어 옮겨 주십니다. 에고 고마워라~

이렇게 해서 돌잔치 하는데 까지 갔더니 초대한 안주인이 굉장히 놀라면서 고마워합니다.  

좀 힘들지만 계단에서 유모차는 어찌어찌해서 들고 가겠는데 첫째아이가 혼자 계단이나 에스카레이터를 타야하니 좀 위험하더군요. 그렇다고 첫째아이 먼저 계단위에 올려 놓고 유모차 가지러 가면 첫째가 분명히 따라 내려올테고.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속 있어서 그나마 덜 힘들게 다녀왔습니다.

참 ~ 밥은 뭐 천천히 먹었습니다. 중간에 둘째아이 모유 수유도 하고.

올때는 돌잔치에서 만난 좀 친한 아는 사람이 차를 가져와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휠체어나 유모차를 타고 전철을 편히 탈수 있는 날이 올까요?  공무원들 일 많이 해주세요~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코
    '07.8.18 1:20 AM

    대단하세요~ 저 겁나서 아이 하난데도 아직 지하철타고 외출엄두도 못내봤네요
    고생하셨다는 말밖에 정말~ 유모차 가지고 다니니 알겟더라구요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얼마나 힘들지...유모차는 그나마 엄마가 몸이 불편한사람이 아니니 어찌되는데 휠체어 타고 다니시는분들은 정말 힘들겠다 하는 생각 많이 들었어요

  • 2. plumtea
    '07.8.18 5:34 AM

    몸살 안 나셨어요? 글이래두 고생이 확 와 닿습니다. 제가 19개월 터울 애 둘 데리고 지하철 한 번 탔다가 아주 몸살 난 기억이 나네요. 오실 때 그나마 데려다 준 이가 있어 다행이세요.

  • 3. 시우랑 함께
    '07.8.18 6:40 AM

    에고 고생많이 하셨네요.
    그래도 아직 좋은 분 들 많으시죠?
    전 이제 유모차 졸업했지만 아발론 가지고 지하철 많이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둘 데리고는 엄두가 안 날 것 같아요.

  • 4. 미누
    '07.8.18 8:15 AM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전 면허가 없어서 지하철에 버스타고 다녔었는데요.
    지하철은 오르고 내리는게 많아서 버스를 선호하게 되더라구요. 계단같은데는 유모차 접어서 매고 둘째 한손으로 안고 첫째 손잡아서 올라가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어요.
    유모차는 원래 철문으로 통과하거든요. 만약 닫혀 있으면 거기 벨 누르면 알아서 열어주구요.
    그나마 유모차 가지고 다니기 편한게 7호선인데..환승역들은 또 엘리베이터때문에 힘들구..
    그래서 유모차는 가볍고 잘 접히는걸로 골라서 가지고 다녔답니다.

  • 5. 지윤마미..
    '07.8.18 7:04 PM

    정말..
    저도 아직 애 둘 델쿠는 마트도 안 갑니다..ㅎㅎ
    고생하셨어요..뿌듯..하시기도 하겠어요.

  • 6. 모아
    '07.8.18 10:44 PM

    와우..
    전 환승은 꿈도 못 꿔요..
    엘리베이터 있는지 없는지는 지하철 공사 들어가서 확인하고서야 타구요..ㅎㅎ
    그것고 4호선까지 밖에 안 나와서 있어서 반만 도움이 되요..
    그리고 개찰구에서 꼭 헬프 버튼 누르시고 철문으로 나가시구요..
    저도 몰랐다가 돌아가는 봉에 걸린 적이 있어요 한번..
    암튼 고생하셨겠습니다..

  • 7. 꼬마마뇨
    '07.8.19 4:05 AM

    고생하셨네요..근데 그게 조금더 익숙해지시면 지하철로 모든곳을 활보하시게 되실꺼에요..저도 4살. 11개월 아이들있는데.. 둘째 낳고나서는 한두달전까지 트윈유모차로 지하철타고 시내도 왔다갔다했어요..^^;

  • 8. 샤리뚱
    '07.8.19 5:21 AM

    전 두정거장 되는것도 유모차 엄두도 못냅니다..

    참고로 여긴 일산이구요...^^

    너무 너무 힘들어요...그래도 서울은... 엘리베이터라도 있는데..
    일산은 없는곳도 잇어요... 아니 많아요...

    저도 유모차 가지고 댕기면서..

    참 울나라 장애우한테 너무 홀대하는 나라란걸..
    이제야 부끄럽게..알게 되었답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임산부들이 얼마나 힘들다는 걸 느끼게 되었구요..그래서 지하철 버스에서도..
    임산부들 보면 벌떡 일어나게 되구요..
    혼자 낑낑대고... 아이데리고 다니시는 분들 보면 짐이라도 들어드리게 되었구요...

    ^^

  • 9. 그린비
    '07.8.19 5:24 PM

    이러니 장애인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 10. 시냇물
    '07.8.19 11:40 PM

    대단하시고 힘센 원글님.. 울 대한민국 주부님의 힘입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한 가정 이루소서...

  • 11. 신갈댁
    '07.8.20 1:04 AM

    전 신갈에서 분당까지 마을버스랑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문화센터를 다녔는데 그 때도 죽는줄 알았습니다.물론 제가 한 등치 하긴 하지만 아기엄마가 한손엔 아기안고 한손엔 유모차 접어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내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안도와줄땐 진짜 승질나더군요.
    결정적으로 저도 친한언니의 돌잔치에 신랑없이 혼자서 신갈에서 논현동까지 가야할 일이 있었는데 갈땐 차를 얻어타고 갔지만 올때는...아기띠에 아기업고 진땀을 줄줄 흘리면서 좌석버스를 탔는데 누구하나 자리양보는 고사하고 가방 들어주는 사람도 없더군요.위험하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버스에 아기까지 업고 있는데 말이죠...ㅠㅠ
    논현에서 신갈까지 줄창 서서오고 집에 들어오는길에 엉엉 울었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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