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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떠난사랑~~

| 조회수 : 3,211 | 추천수 : 55
작성일 : 2007-07-29 22:12:28

소록도 전경


편지 한 장 남기고 홀연히 떠나...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에서
43년 동안 한센병 환자를 보살펴 온
외국인 수녀 2명이
편지 한 장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습니다.



43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한
마가레트 수녀(왼쪽)와 마리안 수녀(오른쪽 두 번째)


소록도 주민들은 이별의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일손을 놓고 성당에서 열흘 넘게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소록도에서 평생을 환자와 함께 살아온 마리안(71), 마가레트(70) 수녀가
고국인 오스트리아로 떠난 것은 지난달 21일.

마리안 수녀는 1959년에, 마가레트 수녀는 1962년에
소록도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두 수녀는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상처에 약을 발라줬습니다.

또 외국 의료진을 초청해 장애교정 수술을 해 주고
한센인 자녀를 위한 영아원을 운영하는 등
보육과 자활정착 사업에 헌신했습니다.

정부는 이들의 선행을 뒤늦게 알고 1972년 국민포장,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습니다.

두 수녀는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섬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은인들에게’란 편지 한 장만 남겼습니다.

이들은 편지에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고
우리들이 있는 곳에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했는데 이제 그 말을 실천할
때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 감사하며
저희들의 부족함으로 마음 아프게 해 드렸던 일에 대해
이 편지로 용서를 빈다”고 말했습니다.

김명호(56) 소록도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에게 온갖 사랑을 베푼
두 수녀님은 살아있는 성모 마리아였다”며 “작별인사도 없이 섬을 떠난
두 수녀님 때문에 섬이 슬픔에 잠겨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 간호학교를 나온 두 수녀는 소록도병원이 간호사를 원한다는 소식이
소속 수녀회에 전해지자 1959년과 62년 차례로 소록도에 왔습니다.

환자들이 말리는데도 약을 꼼꼼히 발라야 한다며
장갑도 끼지 않고 상처를 만졌습니다.

오후엔 죽도 쑤고 과자도 구워 들고 마을을 돌았습니다.

사람들은 전라도 사투리에 한글까지 깨친
두 수녀를 ‘할매’라고 불렀습니다.
꽃다운 20대는 수천 환자의 손과 발로 살아가며
일흔 할머니가 됐습니다.

숨어 어루만지는 손의 기적과, 주님밖엔 누구에게도
얼굴을 알리지 않는 베품이 참베품임을 믿었던 두 사람은
상이나 인터뷰를 번번이 물리쳤습니다.

10여년전 오스트리아 정부 훈장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섬까지 찾아와서야 줄 수 있었습니다.

병원 측이 마련한 회갑잔치마저 “기도하러 간다”며 피했습니다.

두 수녀는 본국 수녀회가 보내오는 생활비까지 환자들 우유와 간식비,
그리고 성한 몸이 돼 떠나는 사람들의 노자로 나눠줬습니다.

두 수녀의 귀향길엔... 소록도에 올 때 가져왔던
해진 가방 한개만 들려 있었다고 합니다.

외로운 섬,

상처받은 사람들을 반세기 가깝게 위로한
두 수녀님의 사랑의 향기는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려
어두운 곳을 밝히고 추운 세상을 덥혀 주리라고 믿습니다.

"처음 갔을 때 환자가 6000명이었어요. 아이들도 200명쯤 되었고,
약도 없고 돌봐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 치료해 주려면 평생 이곳에서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

이 두 분은 팔을 걷어붙이고,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기
시작한 것이 40년이 된 것입니다.
할 일은 지천이었고, 돌봐야 할 사람은
끝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40년의 숨은 봉사...이렇게 정성을 쏟은
소록도는 이제 많이 좋아져서,
환자도 600명 정도로 크게 줄었답니다.

누군가에게 알려질까봐, 요란한 송별식이 될까봐
조용히 떠나갔습니다.

두 분은 배를 타고 소록도를 떠나던 날,
멀어지는 섬과 사람들을 멀리서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했습니다.

20대부터 40년을 살았던 소록도였기에,
소록도가 그들에게는 고향과 같았기에,
이제 돌아간 고향 오스트리아는
도리어 낯선 땅이 되었지만,
3평 남짓 방 한 칸에 살면서
방을 온통 한국의 장식품으로 꾸며놓고
오늘도 '소록도의 꿈'을 꾼다고 했습니다.

그 분의 방문 앞에는 그분의 마음에
평생 담아두었던 말이 한국말로 써 있습니다.

'선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라'

"지금도 우리 집, 우리 병원 다 생각나요.
바다는 얼마나 푸르고 아름다운지...
하지만 괜찮아요. 마음은 소록도에
두고 왔으니까요!"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나돌리
    '07.7.29 10:18 PM

    그저...한마디로 부끄럽다는 생각만 드는 것이~~^^;;;;

  • 2. 김흥임
    '07.7.29 10:22 PM

    갑자기 생각나는 신부님이 계십니다
    고아인 제 남편 어릴때 참 이뻐라 챙겨주셨다던 살레시안 수도원에 도요안 신부님
    요즘은 병환중이시라던데 혼자는 찾아뵐 용기없어 찾아뵙지도 못하는 파란눈의 신부님

  • 3. 달오키
    '07.7.29 11:26 PM

    이런분들이 계시기에 행복합니다.

  • 4. 브룩쉴패
    '07.7.30 12:42 AM

    눈물이 핑 도네요.
    정말 천사같으신 분들.....

  • 5. unique
    '07.7.30 9:06 AM

    이것 퍼 가도 될까요?? 너무 좋고.. 눈물나는 이야기라.. ^^ 염치 불구하고 살짝 퍼가겠습니다

  • 6. unique
    '07.7.30 9:08 AM

    문제가 있으면.. 쪽지 주세요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 7. 나팔꽃
    '07.7.30 9:31 AM

    김흥임님이 기억하시는 신부님....
    오래전에 돈보스코 근처에서 살았는데
    그곳 수사님들과 신부님들은 성직자나 수도자라기보다는
    누구에게나 좋은 이웃이셨죠.
    향기가 나는 분들이었다고 기억됩니다......
    수사님은 아프리카쪽 먼 곳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떠나셨고...
    신부님은 오늘 이글을 읽고 나서 알아보니 많이 아프시다네요......

  • 8. 상구맘
    '07.7.30 12:40 PM

    읽는내내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이렇게 조용히 좋은일 하시다 떠나는 때를 알고 다시금 조용히 사라지시는 ...
    많은 것을 다시금 생각케 하시네요.

    두 분 수녀님이 고국에 돌아가셔서도 남은 여생을 건강히 지내시길 빕니다.

  • 9. 우향
    '07.7.30 1:35 PM

    향기나는 글....소록도 하늘에 뜬 흰구름을 알고 있겠지요.
    뒷모습도 정말 아름다우신 분들 입니다.

  • 10. 난나
    '07.7.30 3:06 PM

    가슴이 먹먹해집니다...눈물로도...감사하단 생각만으로도...부족할꺼 같은 감동에...
    흰머리의 두 수녀님 모습이 뇌리에 박히는군요...감사함과 아쉬움...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두 수녀님...오랫도록 수고하셨으니...즐겁고 평화로운 여생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11. 나무와산책
    '07.7.30 4:37 PM

    너무 감동적입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2. 아티샤
    '07.7.31 1:38 AM

    며칠 전 요즘의 인질 사태와 비교하여 자유게시판에 이 글이 올라왔을 때도
    감동을 주신 분들이다 싶어 한참 여운이 남았는데...
    이렇게 다시 봐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울림이 있는 글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 13. 설탕
    '07.7.31 9:14 AM

    서울금거래소, 한국금거래소, 순금나라 등등등 쫌 큰데 가셔서 매입하세요. 요것들도 다 종로에 있는것들임.
    저라면 몇년더 가지고 있겠다능. 지금이라도 돈있음 사겠구먼. 아주 사적인 근거없는 추측입니다.

  • 14. bistro
    '07.7.31 10:34 AM

    눈물나네요...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15. 달이지니
    '07.7.31 5:17 PM

    ... 음... 목이 매여서... 참 봉사란 이런 거군요...

  • 16. ed
    '07.7.31 10:44 PM

    수녀님들이 고국에가셔서 건강하게 오래 사시도록 기도할께요.
    그리고 항상 두분 기억하며 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마가레트수녀님! 마리안수녀님!

  • 17. 사랑화
    '07.8.3 9:53 AM

    눈물이 핑...
    정말 이런 분들을 성인이라 할수 있지 않나 싶네요.
    저도 항상 기억하며 선하고 바르게 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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