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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꼴이 이게 뭐람!

| 조회수 : 2,086 | 추천수 : 25
작성일 : 2006-11-09 15:24:56
요즘 샘터에서 출간한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라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류작가가 쓴 글을 읽고 있어요. 글들 중에 동서를 막론하고 여자의 삶은 똑같은 것 같다는 공감을 느끼게 하는 글인것 같아서요...


우리 꼴이 이게 뭐람!

우리는 가끔 조용한 시간이 생기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 아주 오래전 예전의 청춘 시절로 돌아가기도 하는데, 그때 그 시절에 꿈꾸던 미래가 어떤 것이었는지도 생각나고
그때 엄청난 오산을 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나는 물론 젊었을 때도 허황된 꿈을 쫓는 대책 없는 아가씨는 아니었다.
스타가 된다거나 백만장자와 결혼해서 하와이에서 살게되는 꿈을 꾸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용히 나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예전에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만의 원인이 무엇일까?
번쩍이는 가구와 좋은 물건들로 집 안을 꾸미지 못해서일까?
아니다.
지금 우리는 사실 젊었을 때는 있지도 않았고, 그래서 갖고 싶어 할 수도 없었던 물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원인은 나 자신에게 있다.
우리는 자신을 기대에 맞게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가 상상했던 자신의 미래상은 상냥하고 명랑하며 침착한 어른의 모습이었다.
매사에 공정하고 너그러우며 사려 깊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 믿었다.
특히, 아이가 생기면 정말 자상한 엄마가 되어 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인생의 동반자에게도 한때는 이상적인 배우자가 되어 주려고 했다.
그리고 서점에 나오는 주요 신간은 모두 읽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 시절로부터 사반세기가 지난 뒤 우리가 반쯤 잠든 남자 옆에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군것질을 하면서,
또는 겉뜨기 두번, 안뜨기 두번을 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고는 정말이지 꿈에도 상상하지 않았다.
단지 젖은 수건을 아무데나 놓아두었다는 이유로 아이들한테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당시에는 말도 안되는 일로 치부했었다.
그리고 여가시간에 전시회에 가기보다 카페에 앉아 수다 떠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단 한번도 상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절에 우리가 꿈꾸던 미래의 남편, 아이, 친구들의 모습도 지금 그들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이 우리가 꿈꾸던 모습대로였다면 우리 자신도 분명 젊은 시절에 계획했던 대로 되었을텐데......






어떠세요,  모두들 공감하시나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름
    '06.11.10 10:55 AM

    공감합니다. ^^
    젊었을 적 세웠던 빛나는 계획과 꿈들이 다 어디갔는지...
    지금은 뒤죽박죽 엉킨 현실속에서 그냥 하루하루를 살고있네요 T.T

    님의 글을 읽고 생각하니 예전에 읽고 내가 꿈꾸던 -.-;;; 피천득님의 글이 떠오르네요
    (하루종일 이글 찾았습니다. 뭐 받쳐주는게 없군요 ) 쫌 길지만...
    저, 이렇게 살려고 했답니다.ㅠ.ㅠ

    <구원의 여상>

    여기 나의 한 여상이 있습니다.
    그의 눈은 하늘같이 맑습니다. 때로는 흐르기도 하고 안개가 어리기도 합니다.
    그는 싱싱하면서도 애련합니다. 명랑하면서도 어딘가 애수를 깃들이고 있습니다.
    원숙하면서도 앳된 데를 지니고, 지성과 함께 어수룩한 데가 있습니다.
    걸음걸이는 가벼우나 빨리 걷는 편은 아닙니다.
    성급하면서도 기다릴 줄을 알고 자존심이 강하면서 수줍어할 때가 있고,
    양보를 아니 하다가도 밑질 줄을 압니다.

    그는 아름다우나, 그 아름다움은 사람을 매혹하게 하지 아니하는 푸른 나무와도 같습니다.
    옷은 늘 단정히 입고 외투를 어깨에 걸치는 버릇이 있습니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나 가난을 무서워하지 아니합니다.
    그는 파이어플레이스에 통장작을 못 피울 경우에는 질화로에 숯불을 피워 놉니다.
    차를 긇일 줄 알며, 향취를 감별할 줄 알며, 찻잔을 윤이 나게 닦을 줄 알며
    이빠진 접시를 버릴 줄 압니다.

    그는 한 사람하고 인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바라다보는 이리 없습니다.
    그는 지위.재산.명성 같은 조건에 현혹되어 사람의 가치 평가를 잘못하지 아니합니다.
    그는 예외적인 인사를 하기도 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은 아니합니다.
    아첨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는 남이 감당하지 못할 기대를 하고 실망을 하지 아니합니다.

    그는 사치하는 일은 있어도 낭비는 절대로 아니 합니다.
    돈의 가치를 명심하면서도 인색하지 아니합니다. 돈에 인색하지 않고 시간에 인색합니다.
    그는 회합이나 남의 초대에 가는 일이 드뭅니다. 그에게는 한가한 시간이 많습니다.
    미술을 업으로 하는 그는 쉬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오래오래 산책을 합니다.
    그의 그림은 색채가 밝고 맑고 화폭에 넓은 여백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사랑이 가장 귀한 것이나. 인생의 전부라고는 생각지 아니합니다.
    그는 마음의 허공을 그대로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는 아니합니다.
    그는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사랑하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받아서는 아니 될 남의 호의를 정중하고 부드럽게 거절할 줄 압니다.

    그는 과거의 인연을 소홀히 하지 아니합니다. 자기 생애의 일부분인 까닭입니다.
    그는 예전 애인을 웃는 낯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몇몇 사람을 끔찍이 아낍니다. 그러나 아무도 섬기지는 아니합니다.
    그는 남의 잘못을 이해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합니다.
    그는 정직합니다. 정직은 인간에 있어서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는 자기의 힘이 닿지 않는 광막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눈물이 있습니다.
    그의 가슴에는 고갈하지 않는 윤기가 있습니다.
    그에게는 유머가 있고, 재치있게 말을 받아 넘기기도 하고 남의 약점을 찌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러는 때는 매우 드뭅니다.
    그는 한 시간 내내 말 한 마디 아니 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때라도 그는 같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는 기쁨을 갖게 합니다.

    성실한 가슴, 거기에다 한 남성의 머리를 눕히고 살 힘을 얻을 수 있고,
    거기에서 평화롭게 죽을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런 가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신의 존재, 영혼의 존엄성, 진리의 미, 사랑과 기도,
    이런 것들을 믿으려고 안타깝게 애쓰는 여성입니다.

    - 피천득 -

  • 2. 승희맘
    '06.11.10 3:27 PM

    시를 읽으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저는 제 스스로 어떻게 되려고 애쓴 적은 별로 없었네요..
    단지 왜 다른 사람이 이런가 하고 비난한 적은 많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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