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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ook story8-재발견 [가족],최인호

| 조회수 : 1,446 | 추천수 : 2
작성일 : 2006-05-31 01:37:06
밥, 공기, 그리고 가족.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너무 흔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의 대명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케이블 tv에서 궁 재방송을 보았어요.

신군과 효린이가 태국에서 밀회를 즐기는 동안 채경이와 율이는 어린 왕자에 나온 바오밥 나문가를 보

러 가지요.

그럴 때 빠질 수 없는 장면이 있어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

율이는 과연 엄마를 위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 적이 있을까요?

율이와 같은 경험을 해 보신 분 많으실 거예요.

밥이라곤 해 본 적도 없는 제 동생. 제부가 군대 있을 때 새벽같이 일어나 김밥 도시락을 싸길래 우리 식

구 모두 뒤집어 졌고 아직도 모이면 씹는 우리 집의 전설이지요.

때론 사랑이라는 건 그렇게 사람을 180도 다르게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매일 마주치는 식구란 존재는 열정적인 사랑에 비하면 먼지처럼 하잘 것 없는 존재로 추락하기

도 합니다.

하지만 사랑이 끝났을 때, 나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언제나 내 편은 좋은 친구와 가족뿐이더군요.

우리가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는 것처럼 가족은 언제나 내 곁에 말없이 어깨를 빌려주는, 아낌없는 나무

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오늘 제가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 my book은요, 아마 다 한 번쯤은 읽어 보셨을 거예요.

바로 최인호님의 [가족]입니다.

제가 이 책(엄밀히 말하면 잡지 속 작은 소설인가요?)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어요.

친구네 놀러갔었는데 거실 선반에 샘터가 창간호부터 쭉 꽂혀 있었어요.

아마 그 친구 부모님께서 연애하실 때부터 한 권 한 권 모아오신 것이 아닐까 싶어요.

가보처럼 여겨지는 책을 빌릴 수는 없고 놀러 갈 때마다 한꺼번에 몇 권씩 읽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친구는 옆에서 수다 떨고 저는 적당히 맞장구치면서 책을 보았어요.

책을 보면서 실실 웃기도 하고 때론 질질 짜기도 하는 절 보면서 그 책이 그렇게 재밌냐며 친구가 묻더군

요.

그래서 “너두 읽어봐, 재밌어.”그랬더니 제 친구 왈, 수시로 변하는 제 얼굴 보는 게 더 재미있다나요?


잠깐 여담 한 마디

이 친구랑 저랑 친해진 동기가 같은 성당을 다닌 이유도 있지만 똑같은 세 자매 중 맏이란 공통점이 있어

서였는데요.

제가 이제까지 살면서 본 가장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아주 부러운 케이스죠.(요즘은 잘 안 만나서 어떤

지 모르겠지만 사춘기 시절 그 때는 이 친구 모든 게 참 좋아 보였어요. 이쁜 얼굴, 귀염성 있는 태도, 자

상한 부모님, 말 잘 듣는 동생들까지.)

일단 아버님이 정말 멋있으셨어요.

보기에는 굉장히 무뚝뚝해 보이시는데 어머니를 마치 보석처럼 아끼세요.

딸들도 물론 너무너무 사랑하셨지요. 보통 딸들만 있으면 우리 세대에는 아들 보려고 기를 쓰시는 분들

많고 은근히, 혹은 대 놓고 어머니한테 아들 강요 하시는 어른들 많잖아요?

그런데 이 아버지는 정말 외국 영화에나 나올 법한 페미니스트 그 자체세요.

예를 들면 친구가 아침에 나가려고 드라이를 하고 있었대요.

아버지가 딸기 접시를 들고 들어와서 먹으라고 하셨나 봐요.

친구가 드라이기 들고 빗 들고 있어서 지금 못 먹는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옆에 앉으셔서 접시에 담긴 딸

기를 손수 다 먹여 주셨대요.

그 얘길 듣는 순간 어찌나 부러웠던지 “너는 아버지 때문에 눈 높아져서 시집가기 다 틀렸다.”라는 질투

어린 저주(?)를 퍼 부었다니까요.

그 이후로 힘든 일도 많이 생겼지만 친구는 참 씩씩하게 잘 견뎌내더라고요.

가족 간의 사랑이 끈끈한 집은 그 어떤 역경도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것 같아요, 이 친구의 경우를 보면

요.  


친구 덕에 알게 된 샘터를 20대 중후반까지 거의 매달 꾸준히 사 보았는데 최근 몇 년은 통 읽지 못했어

요.

가장 최근에 책으로 엮어 나온 것까지 소장하고 있어서 또 단행본으로 나오면 구입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지요.(다달이 발표되는 소설은 아주 짧지만 30여년의 세월이 모이니 글쎄 7권이나 돼요.)

근데 지난 주 일요일 날 마트에 갔는데 우연히 샘터가 눈에 들어와 목차를 보고 가족을 펼쳤더니 벌써

369회더군요.

저보다 연세가 있으셔서 먼저 이 책을 접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으시면 세월의 흐름을 짐작하실 수 있을

만큼 소설 속에서 가족들의 변화가 눈에 띄실 거예요.

최인호 작가의 나이가 45년 닭띠, 저희 친정아버지와 동갑이시고요. 다혜가 72년생 저랑 동갑이예요.(그

러니 더욱 공감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겠죠?) 작가의 연애시절부터 결혼담, 다혜와 도단이의 출생과 성장

기, 그리고 이제는 다혜가 시집을 가서 외손주까지 본 할아버지가 되셨지만 고교 재학 중 신춘문예를 통

해 등단한 이 노작가(?)의 일필휘지 글 솜씨만은 녹슬지 않으셨어요.

한 편 한 편이 짧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작가의 역사 소설처럼 어렵고 난해하지 않아서 그야

말로 잡지 책 읽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큰 장점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재미나 감동이 없느냐?(무슨 약장사 같네요.)

작가의 솔직한 경험과 일상이 오히려 그 어떤 교훈이나 명언보다도 더 가슴을 울려요.

특히 저는 작가의 어머니를 참 좋아하는데요.

책 속에 주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어머니 상이 아니어서(도대체 소설 속 어머님의 모습은 왜 그렇게 완전

무결한 겁니까? 저같이 엉터리 엄마는 기죽어서 더욱 스트레스 받습니다.)더 좋아요.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그려낸 최인호 작가를 더 존경합니다.

70년대(저는 잘 모르지만)상업주의 작가로, 호스테스 문학을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우리 문학사

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신 분 중 하나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좋은 소설이 바로 이 [가족]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설을 읽으면서 다음이 궁금해지는 건 내 인생의 다음이 궁금해지는 것과 같은 심정이겠죠?

30년 동안 소설을 연재하며 인생 역시도 통속소설과 다를 바 없다는 작가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끼며, 작

가 최인호의 다른 멜로 소설도 꼭 같이 읽어보세요.

요즘 [겨울 나그네]가 다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옛날에 강석우랑 이미숙, 안성기가 나온 영화도 좋았

지요.)

그리고 [사랑의 기쁨]도 참 좋아요.

그때는 딸의 입장에서 읽었는데 이젠 딸 가진 엄마의 마음으로 다시 읽어 볼래요.

내 곁에서 아무 시름없이 잠든 예쁠 것도 없지만 그리 밉지도 않은 남편과 아이를 보면서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롤리팝
    '06.5.31 9:36 AM

    저도 [가족]을 읽으면서 님과 똑같이 생각했었고...............
    20대와 똑같은 체격에 단지 흰머리만 늘어난 최인호의 모습을 보면서 나름대로 벤치마킹하고싶는 노년의 모델중 한명이라생각한다고 친구한테 말했더니.

    심드렁하게
    "젊어서부터 하고싶은거 다 하고(여자관계 이야기겠죠) 가고싶은데 다 가고 살았으니 본인이야 편한하게 늙어갈 수 있는거고 아마 그 옆에있는 사람들은 좀 다를걸~~~~~~"

    해서 뜨악~한적이 있네요. 친구말이 맞다면 좀 실망입니다.ㅋㅋ

  • 2. 아델라이다 No2
    '06.6.1 12:17 AM

    가족 책 보다보면 밤에 부인과 밤참먹는 이야기나와요 신김치 얹어서 우저우적 먹으면 옆에서 안먹을 수 없다는.. 갑자기 죽 찢은 신김치가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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