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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2005년의 사계절

| 조회수 : 962 | 추천수 : 21
작성일 : 2005-12-06 15:38:03
전 앞으로 살면서 2005년을 기억하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30년이 좀 넘는 세월을 살면서...이렇게 계절마다 슬픈 일만 많았던 해는 없었습니다.

봄에 엄마께서 갑자기 편찮으셔서...지금까지...의학적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한...바라만보아도 생각만해도 슬픕니다.

여름에는 제가 아버지처럼 인생의 대 선배로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가깝게 지냈던 분이 돌아가셨습니다...이분이 갑자기 떠나신 일이...저에겐 정말 큰 슬픔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하늘이 무너진다는데...이분과의 이별을 통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엊그제 주말에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며 그분 생각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자신이 섬기시던 교회에서 눈내리는 날이면 교인들 미끄러질까봐 주무시다가도 일어나서 교회마당을 쓸고 치우시던 모습이...어느해인가는 코피까지 쏟으시면서...그래도 웃으시며...행복해하시던 모습이...
3일내내 장례식장을 지키면서 눈물을 다 쏟았다고 생각했는데...아니더라구요.

가을에는 자식이 없으셨던...작은어머니를 보내드리며...홀로 남으신 작은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아파 장례식 기간내내 참았던 눈물을 장지에서 쏟아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병문안간 저에게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유언을 하시며...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고싶다고 하셨는데...그날 밤 삶의 끈을 놓아버리셨습니다.
몸이 좀 불편하셔서 병원을 찾으셨는데 입원한지 20일만에 췌장암말기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런 치료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저 마음의 준비만 하라는 의사말에 가족모두 허탈했는데
그래도 정말 너무 갑작스런 이별이어서...아무런 맘의 준비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겨울에는 장애아를 키우던 대학선배언니의 소식을 들으니 같이 자식키우는 부모로서 그 언니의 마음의 아픔이 느껴져...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 아이가 돌 즈음부터 발병한 경기파로 인한 발작때문에 아이가 사지가 뒤틀린 장애아가 되었고 그 아이를 8년을 키웠는데...그 아이가 큰 수술을 받다가...떠났답니다.
오늘 저녁때 가봐야겠지요....수천만원대인 수술비때문에 선후배들끼리 형편 닿는대로 돈을 모아서 도움도 주었고..기도도 열심히 했는데요.
너무 힘들게 키우는 자식이라...오히려 잘 된 걸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품안에 자식인지라...가슴에 묻어야 하는 그 아픔을...생각만해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정말 슬픔이 끊이지 않았던 한해였습니다.
이런 날은 다시 오지 않았으면...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2005년

연말인데...제 마음이 너무 쓸쓸하고 슬프고 표현을 못하겠어요.
정리해야할 것들이 많은데 생각도 마음도 정리가 잘 안되네요.

내년에는 모두에게 행복한 일만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모두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맘
    '05.12.6 4:31 PM

    읽는 저의 마음도 아려오는군요~~~~
    세상이 나의 맘처럼 늘 좋은일만 생기는건 아니가 봐요
    여러가지 마음의 시련을 겪으셨네요..
    사람의 힘으로 능력으로 물질로도 되지 않는게 있지요
    뭐라 위로가 되진 않겠지만 힘과 용기를 가지세요!!!!
    새해에는 좋은일만 있길 빌께요....

  • 2. 푸우
    '05.12.6 8:47 PM

    초콜렛님 ,, 글을 읽는 저도 맘이 아프네요.
    아마 내년에는 정말 정말 좋은일만 가득하실꺼예요,,

    힘내세요~!!!

  • 3. 이규원
    '05.12.6 10:07 PM

    지난 여름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며칠전 내린 눈을 보면서 막내가 말하기를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무덤속에서 이 눈을 맞는거야?
    하고 물어보는데 가슴이 짠했습니다.

  • 4. porange
    '05.12.6 10:14 PM

    2006년엔 사계절 내내 쵸콜릿님께 행복한일들만 있었으면...하고 기도할게요
    원글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어머님도 빠른쾌유를 빌어드리고 싶은데.... 회복불가능이시라니.... 그래도 용기내시구여...
    어머님과 같이 보내는 시간동안 몸과 마음... 더 사랑하시길 빌어요~

  • 5. 윤정희
    '05.12.7 10:02 AM

    초콜릿님은 참 따뜻한 맘을 가지셨군요.
    내가족에 대한 슬픔만으로도 힘겨울텐데 주변의 아픔을 볼줄아는 넓은 마음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

    올겨울은 왠지 마음이 시리고 주변에 힘들어하는 이가 너무 많아 보입니다.

    우리도 말나온김에 초콜릿님처럼 따뜻한 마음을 주위 힘든 친구들과 나누어봄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거리가 조금 빗나갔지만 우리가 가진게 있어서 나누는게 아니라
    내가 가질것 조금 절약해서 명품 살것 조금 실용적인것으로 사고
    우리이웃중에 힘들어하는 이와 함께 나누는 따뜻한 연말이 되었으면 합니다.

    초콜릿님 힘내세요
    내가 몸과 마음이 튼튼해야 부모님게도 힘이되어드리고 이웃도 돌아볼수있는거예요
    2006년은 행복한 한해로... 아자 아자 화이팅!

  • 6. gem
    '05.12.7 11:18 AM

    아프신 마음 잘 압니다, 힘내세요~~!!
    저 역시 2005년은 슬픔으로 기억될 한해네요..
    우리 화이팅 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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