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났을 때, 우리는 나중에 일어날 일을 암시하는 어떤 표현이나 단서가 작품의 어느 부분에 교묘하게 끼어들어가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 얼른 보면 잘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그런 복선은 작가가 자기 작품의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방향타 같은 역활을 하는 동시에, 스토리가 주는 감동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가속 폐달로 작용할 때가 많다.
복선은 유머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한다. 특히 어느 정도 길이가 있는 유머를 구사해야 할 경우에는 복선이 되는 단서나 표현을 어느 지점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유머가 주는 웃음의 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생일 축하합니다.
"왜 그렇게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나?'
"정말 죽고만 싶은 심정일세! 자네도 내 여비서 알지?"
"아, 그 금발 미녀 말인가?"
" 그래 그 애가 말이야, 내 생일 날 저녁에 혼자서 자기 집으로 와 달라지 뭐야, 생일 축하를 해 주겠다길래 기꺼이 갔지."
'거. 참 재미있었겠군."
"그게 아니라니깐! 글쎄 그 날 오후에 일을 대충 끝내고 그 친구 집에 갔더니 맛좋은 칵테일을 내 놓길래 몇 잔 마셨다네. 알맞게 취기가 돌아서 황홀경을 헤메는데 그 애가 와서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는 거야 ' 사장님을 깜짝 놀라게 해 드릴 일이 있으니가 5분 뒤에 제 방으로 오세요. 너무 일찍 오시면 안 돼요. 아셨지요? ' 아 이러지를 않겠나?"
"허허 일이 잘 되갔군 그래!"
"나도 그럴줄 알았지. 그런데 내가 5분 뒤에 살금살금 그 애 방 앞으로 가서 문을 열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
"그 비서가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던가?'
"천만에! 우리 회사 직원들 수십 명이 튀어 나오면서 "사장님, 생일 축하 드립니다'하고 소리를 지르지 뭔가?"
"저런! 그래도 직원들하고라도 같이 어울리게 됐으니 그나마 괜찮았겠군."
"괜찮았겠다구? 이봐, 난 그때 홀랑 벗고 있었단 말이야."
난 그꼴 못 본다
병달이가 고통으로 신음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자, 의사는 한참 진찰을 하더니 어두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너무 늦었습니다. 말기 암입니다. 길어야 한 달 정도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 않느냐? 갈 때가 됬다면 가야지. 그나저나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 그 좋아하는 술이나 실컷 마시고 싶구나."
병달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할 수 없이 아버지를 모시고 술집으로 갔다. 그런데 술을 마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여기저기 전화를 하더니 친구들을 불러내는 것이었다. 얼마 후 친구들이 모이자 아버지는 오늘 병원에 다녀 왔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친구들에게 선언했다.
"에이즈라서, 앞으로 한 달밖에 살지 못한대.'
난데없는 말에 친구들도 놀랐지만, 옆에 있던 병달이는 더 어안이 벙벙했다. 술집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올 때 궁금증을 참지 못한 병달이가 아버지한테 물었다.
"암에 걸렸는데 왜 에이즈라고 거짖말을 하셨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죽은 다음에 그 놈들이 젊은 네 엄마한테 추근대는 꼴을 어떻게 두고 보란 말이냐?"
성공하는 사람들의 유머테크 이 상근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