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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화이트발란스 맞추기

| 조회수 : 3,184 | 추천수 : 18
작성일 : 2005-08-31 09:54:16
어제 구구절절 쓰다가 뭔가 어색해서 수정한다는 것이 삭제버튼을 눌러버렸어요. 흑흑.


먼저 예시 사진을 보여드릴께요.



왼쪽 사진은 형광등 아래서 화이트발란스를 오토(자동)으로 설정해놓고 찍은 겁니다.
요즘은 형광등도 여러가지 색이 있지만 대부분 녹색이 많이 돌아서 보기 좋지 않죠.
음식은 맛없어 보이고 사람은 창백하면서 윤기 없어 보이는...

가운데 사진은 형광등모드로 설정해서 찍었습니다.
카메라 자체가 형광등은 대부분 이런 색환경이니 조금 보정을 해보자.. 하고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걸 이용하는 건데 형광등이라고 다 똑같은 건 아니다보니 매번 차이가 납니다. 완벽하게 보정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급한대로 쓰시기에 나쁘진 않아요.

오른쪽 사진이 사용자 설정의 화이트발란스인데요..
훨씬 자연스럽고 화사하죠? 사람 눈으로 보는 실제와 가장 가까운 색이기도 하구요.




그럼 화이트발란스는 어떻게 설정하느냐.
쓰고 계신 카메라 메뉴얼의 화이트발란스 설정 부분을 정독하시면 맞추는 법이 나옵니다.
보통은.. 카메라 메뉴 중 화이트발란스 사용자설정을 누르고 나서.. 카메라가 뭔가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움직이는데.. 그때 기준으로 사용할 흰색을 카메라 앞에 두고 셔터를 누르시면 될 겁니다. 카메라가 이 환경에서는 방금 찍은 흰색을 기준이 되는 흰색으로 설정한다.. 는 의미거든요.


그 다음.. 화이트발란스 사용자 설정의 기준이 되는 흰색은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집에 있는 흰색 그릇을 보면 다 제각각이죠?
분명히 한 단어로 표현하면 흰.색.인데.. 그 흰색들이 똑같은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래서 세팅을 해놓고 보면 영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저희집에도 흰색 그릇이 몇 가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녀석 셋을 집합시켜봤습니다.
1번과 2번은 조금 따뜻한 느낌이 나는 흰색이구요(아이보리 느낌이 들기도 하는) 3번은 회색빛이 도는 창백한 느낌의 흰색입니다. 사용자 설정으로 화이트발란스를 맞출 때 아무 흰색이나 맞추면 저런 색감의 차이 때문에 애써 설정을 했음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색감을 만나게 되는 거죠.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따뜻한 느낌이 나는 흰색을 기준으로 화이트발란스를 맞추면.. 그 설정으로 찍은 사진은 반대의 느낌이 납니다. 녹색이나 푸른색이 많이 도는 창백한 색감으로 찍히구요.. 창백한 흰색으로 화이트발란스를 맞추면 역시나 반대의 느낌으로 노란기가 조금 도는 따뜻한 사진이 찍히죠. 집안에 있는 흰색 종이나 그릇을 이용하실 때 이 점을 기억하시고 흰색을 고르시면 원하는 색감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가장 좋은 건 가장 중성적인 흰색인데 우리 일상에서 정확한 중성의 흰색을 찾기란 좀 힘들잖아요..
물론.. 정확하게 중성적인 기준이 되는 색을 구할 순 있습니다.
그레이카드란 건데요.. 18%의 회색이라나.. ^^;



손바닥만한 하드보드지인데.. 몇천원 한답니다.
저는 집에 있을 땐 요녀석으로 화이트발란스를 맞추는데요..
밖에 나갔을 땐 주변에 있는 흰색을 아무 거나 사용합니다.
음식점에서는 냅킨이나 흰색 물수건 같은 걸로.


화이트발란스 맞추기는 여기까지 하구요..
혹시 흰색 물체를 찍으셨는데 사진이 뭔가 모르게 어두컴컴하고 우중충하다 싶을 때 있지 않으십니까?



카메라란 녀석이 참.. 똘똘해서요.. 혼자 생각을 많이 합니다.
왼쪽의 두 사진은 흰색잔에 초점을 맞추고 찍었는데요.. 밝은 물체에 조첨을 두면 카메라가 인공지능을 발휘해서.. 물체가 너무 밝으니까.. 한톤 낮춰서 어둡게 찍어야겠군..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나름대로 노출을 맞춘답시고 내린 결론인데 실제로 찍힌 사진은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해져버리죠. 오른쪽 사진은 그 점을 이용해서 미리 노출을 살짝 밝게 보정한 겁니다. +0.3, +0.7 정도 올린 거죠.

밝은데서 음식사진을 찍을 때나 흰색 그릇류를 찍을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시면 밝고 화사한 느낌의 사진을 찍으실 수 있답니다.



* 덧붙일 것이.. 화이트발란스는 한 번만 설정하고 그걸로 계속 사용하는 게 아니구요
조명이 다른 곳에서 매번 설정을 해줘야한답니다. 심한 경우는 같은 자리에서 뒤돌아 선 것만으로도 설정을 필요로하기도 하구요. 조명이나 벽의 색깔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특별한 장소 같은 곳에서는 꼭 필요하죠. 번거롭다고 생각되지만 익숙해지면 아주 간단한 일이니까 시도해보세요.. 대신 같은 조명 같은 장소에서 늘 찍는다면 한 번만 설정해도 상관없겠죠?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름름
    '05.8.31 9:59 AM

    와~ 정말 자세하고 꼼꼼한 설명인데요..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느낌입니다
    화이트발란스 당장 집에 가서 해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가르침 부탁드리면 안 될까요 ^^
    그런 의미에서 추천 한 방 누르고 갑니다

  • 2. 맑음
    '05.8.31 10:07 AM

    고맙습니다! 저도 추천 꾸욱!

  • 3. 아나콩콩
    '05.8.31 10:15 AM

    오오~ 재미있는 사진의 세계~!
    내 사진이 어둡게 나오는 이유가 있었군요. 늘 카메라 탓만 하다닛.
    디카 바꾸겠다고 돈 모으는 중이었는데 디카탓이 아니니 다시 이뻐해 줘야겠군요.
    이제 그 돈으로 뭐하지..??

  • 4. gloo
    '05.8.31 10:17 AM

    도움이 되셨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머리 속에 엉켜 있는 걸 끄집어 내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잘 안 되더라구요..
    괜히 더 헷갈리게 만드는 건 아닌가 싶어서 걱정했거든요.. ^^;

  • 5. 하루키
    '05.8.31 11:02 AM

    화이트 발란스만 맞추면 사진 잘나온다고 해서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쳤답니다.
    이렇게 시시 때때로 설정해 줬야 하는 건지 몰랐다는....최근에서야 조금 알듯해요.
    왜 일찍 알려주시지 않으셨던가요...문구점에서 그레이 카드라고 하면 알라나요?

  • 6. gloo
    '05.8.31 11:05 AM

    문구점에는 아마도 안 팔 것 같아요..
    카메라점 같이 사진관련 제품을 파는 곳에 가셔야할 것 같은데..
    가끔 사진관에 가면 남는 그레이카드를 그냥 끼워 주기도 하다는 말이 있구요.

  • 7. kimbkim
    '05.8.31 11:10 AM

    꼭 필요했던...
    쉽게 잘 설명해주셨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꾸벅~

  • 8. 카민
    '05.8.31 11:34 AM

    사진을 보이게 해 주세요~~~

  • 9. 때찌때찌
    '05.8.31 11:40 AM

    디카를 집에 놔두고 왔는데....아....해보고 싶어서....안절부절^^
    정독하겠습니다. 감사해요.

  • 10. 김수진
    '05.8.31 12:30 PM

    저도 카메라탓만했어요.
    반성합니다, 화이트발란스,노출을 자세히 정독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11. 열쩡
    '05.8.31 1:55 PM

    감사감사~
    글루님 사진 올리면 유난히
    기종이 뭐죠? 라는 질문이 많잖아요..ㅎㅎ
    이건 진짜 기종의 문제가 아니네요

    이렇게 하나씩 알려주심
    그 은혜 두고두고 잊지 않겠슴다~

  • 12. 야옹냠냠
    '05.8.31 8:21 PM

    아하, 하드보드지... 저도 하나 장만해서 갖고 다녀야겠네요^^ 화이트밸런스 맞춘다고 백지 펼쳐들면 이리저리 종이가 춤추고 아차하는 새에 회색으로 잡히고 해서 애먹었거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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