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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주이 이야기

| 조회수 : 1,042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5-08-14 09:59:03

* 2년 쯤 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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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9


오늘은 오랜만에 주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혹시 팔불출이라고 놀리시지나 않을까 생각도 되지만 그래도 뭐 할수 없지요.


지난 중간고사때 이야기 입니다.
그때도 주이는 중학교 생활에서의 숙원 사업(?) 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었답니다.

참, 주이의 숙원사업이 뭐냐구요?
중학교 졸업 하기 전에 전교 1등을 해 보는것이 주이의 숙원사업이지요 ㅎㅎ~

반에서야 늘 1등을 하지만 전교에서 1등은 한번도 해 보지 못했기에 평소 경쟁심이 강한 주이로서는
꼭 한번은 전교 1등을 해보는것이 자신의 숙원사업인셈이지요.

암튼 그날도 열심히 시험 공부를 하던 주이가 갑자기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아마 체육시험 공부 중이었나봅니다.)

"아빠,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죤이 어디서 어디까지야?"
"응~ 스트라이크 죤은 이렇게 무릅에서 팔꿈치 까지야."

저는 밥먹다 말고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 타자의 폼을 잡아가면서 자신있게 설명해줬지요.

그날 이후 주이는 저의 설명 덕분인지 시험을 잘 보는것 같았습니다. 11과목 전체에서 4개만 틀렸다더군요.
자알~하면 이번에는 주이의 숙원사업이 달성 될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발표된 날, 집에 돌아온 주이의 표정은 시무룩 했습니다.

"어떻게 됐어? 전교 1등 했어?"
"아니..."
"그럼?"
"전교 2등..."
"아니~ 그렇게 잘한 애가 있었어? 그 애는 몇 개 틀렸데?"
"나랑 똑같이 4개"
"그런데?"
"그 애는 한 문제에 3점짜리 틀리고 나는 4점짜리 틀려서 나는 전체에서 마이너스 15점이고 그애는 마이너스 14점이라서..."

계산을 해 보니까 주이의 평균 점수는 98.64고 그 아이는 98.73로 평균 0.09점 차이로 전교 2등이 됐더군요. 이렇게 아쉬울데가...

주이의 성적을 보고 저는 미안한 마음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주이의 어께를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주이가 1등한거나 마찬가지야. 아빠가 인정해줄께. 누가 물러보면 그냥 1등이라고 그래 아빠가 증인해 줄테니까."
"참~ 아빠도... 어떻게 2등이면서 1등이라고 그래... 그리고 괜찮아. 2등이면 어때~"

그래도 아빠를 원망하지 않고 환히 웃는 모습을 보자 더욱 미안하더군요.

주이가 전교 2등을 했는데 제가 왜 미안하냐구요?
그건 바로.... 알고봤더니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죤은 무릅에서 팔꿈치까지가 아니라 무릅에서 겨드랑이까지더라구요... ㅠ.ㅠ
주이가 체육에서 틀린 4점짜리 문제가 바로 그것이었지요.


(에필로그)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큰일 날뻔 했더라구요.
주이가 전교 1등을 했으면 학교에 떡도 돌리고 선생님들 식사도 대접해야하고 또 여기 저기 한턱을 내느라 허리가 휠뻔 했는데 정말 다행이지요...^^;
사실 스트라이크 죤을 잘 못 알려준것은 다~ 저의 작전이었답니다 ㅎㅎ~ ^^;

팔불출이라고 놀림을 받는김에 한가지 더.
주이는 얼마전 특목고(외국어고등학교)에 합격했답니다.
외고중에서 경쟁율이 특히 치열했다는 명지외고에 당당히 합격을 했지요. (으쓱~)

그런데 합격증을 받아 왔을때는 무지 기분이 좋았는데 함께 받아온 공납금 고지서를 보고는 눈이 나오는줄 알았습니다.
고등학교 공납금인지 대학교 공납금 고지서인지 원~
이럴줄 알았으면 주이를 특목고 말고 일반고로 가라고 살살 꼬셔볼걸 그랬나봅니다.

암튼 기왕에 업지러진 물... 아니 기왕에 입학한 외고...
이제 저는 더욱 열심히 설렁탕을 끓여야겠습니다.



2003-12-09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그랑
    '05.8.14 5:42 PM

    두선님 저희 그림이 이야기 하시는것 같아요 지난번 중간 고사때 전교 2등 1등과는 틀린갯수 4개 같고 총점에서 1점차이 아이는 억울해 하며 학원장학금이 배이상 차이가 난다나뇨...에궁 35만원 날아갔죠
    그치만 기분은

  • 2. 셜록홈즈
    '05.8.15 12:56 AM

    보고만 있어도 배부르시겠어요. 딸 사랑은 아빠라더니...
    저도 저를 무척 예뻐해 주셨던 아버지가 보고 싶네요.

  • 3. 강두선
    '05.8.15 9:47 AM

    아~ 그림이도 공부 잘하는군요.
    어쩐지 엄마랑 같이온 그림이 보니까 얼굴에 범.생.이... 이렇게 써 있더구만~ ㅎㅎ

    맞아요 제가 그래서 밥 안먹고도 배가 불러서 살이 안 찐다니까요~
    주이도 대견하지만 사실은 더 이쁘고 귀엽고 착한 딸 진이가 또 있으니 얼마나 배가 부를겠어요 ㅎㅎㅎ

  • 4. 건이현이
    '05.8.16 10:23 AM

    부럽다. 좋으시겠다. ^^
    초등 1학년 울 아들도 열심히 하면 그리 되겠지요?

  • 5. 강두선
    '05.8.16 12:47 PM

    건이현이가 초등1학년인가보군요?
    당연히 열심히 이뻐해주면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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