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2-21
<< 마누라 죽이기 -만두- >>
"빨래거리를 저기다 함부로 벗어 두면 어떻게 해."
"거기다 벗으면 어때서 그래."
"걸래하고 섞이니까 그렇지!"
"섞이긴 뭐가 섞여. 나중에 세탁기에 넣을때 잘 넣으면 되지!"
"아니이~ 애초에 따로 잘 벗으면 될것을 왜 자꾸 따져욧!"
"뭐라구!!"
몇 일 전, 아내는 만두가 먹고 싶다며 집에서 주이 진이와 함께 만두를 빚었다.
그것도 두고 두고 먹겠다며 커다란 플라스틱 통으로 하나 가득 만들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식사 시간. 밥상에 앉아 만두를 먹는데 아내가 빨래를 가지고
시비를 건 것이었다.
아내가 만두를 좋아 하는것은 아무래도 집안의 내력인것 같다.
처갓집에선 평소에도 만두를 잘 해 먹는다. 김장을 요즘 시대의 여늬집과
다르게 수 십 포기씩 하는 이유도 알고보면 모두 만두 때문이다.
난 만두를 그렇게 좋아 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냥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 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처갓집 식구는 모두다 만두 귀신들이다.
가끔 처갓집에서 만두를 먹는 모습을 보면 엄청나다.
처갓집 만두는 맛이 있다. 대부분 김치 만두를 해 먹지만 가끔 해 먹는
호박 만두도 일품이다. 하지만 아무리 맛이 있기로 아이 주먹만한 만두를
처남,처재,장모 할것없이 커다란 냉면 그릇에 가득담아 먹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아내 역시 다른 음식과 달리 만두 만큼은 무척 많이 먹는다. 아무리 많이
가져다 줘도 사양하는 법이 없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숨을 컥컥 몰아 쉬면서도
만두를 남기는 일은 없다.
나는 수저에 만두를 올린 채 아내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꾸 내 승질 건드리면 이 만두 안 먹고 화악~ 남겨 버린다."
"칫! 만두 남기면 누가 겁난데나? 내가 다 먹어버리면 되지."
"그래에? 그럼 아까 빚은거 모두 다 끓여버린다.
그러면 자기 만두 좋아 하는 성격에 남기진 못 할 것이고,
꾸역꾸역 먹다보면... 흐흐흐~"
아내는 만두로 자기를 죽이겠다는데도 바보같이 웃으며 말했다.
"히~ 암튼 알았으니까 만두나 드셔~"
난 의기양양 마지 못한 척 만두를 입에 넣으며 말했다.
"까불구 이써~"
----강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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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마누라 죽이기 -만두-
강두선 |
조회수 : 2,852 |
추천수 : 12
작성일 : 2005-06-09 14: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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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강두선
'05.6.9 2:27 PM남편들만 순순히 죽을 수 없기에...
흠~~2. 맹순이
'05.6.9 3:04 PM호박만두가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제가 만두구신 이라고 불려서.....궁금하네요3. 파란마음
'05.6.9 7:37 PMㅋㅋ 까불구 이써~ ...재밌당..
4. 강두선
'05.6.10 2:16 AM호박만두는 애호박을 채 썰어서 양념한것으로 만두 속을 하는건데,
자세한건 먹어만 봐서 잘 모르겠네요. ^^;
아주 독특하면서도 색다르게 맛있어요.
마누라가 아직까지 살아 있으니 자세히 물어 볼까요?5. 미스마플
'05.6.10 4:12 AM네.. 만두 만드는 법좀 올려 주세요.
김치만두, 호박만두.. 둘 다요.
저희집에 만두귀신 하나 있거든요.
만두로 죽여주게....6. 사람이 하늘처럼
'05.6.11 1:50 AM호박으로 만든 만두도 좋겠지만..오이와 표고버섯으로 만든 만두인 [규아상]도 상당히 색다르고 맛납니다.일반적으로 묵은 김치로 만드는 김치만두는 속이 매우 풍성하여 그자체만으로도 넉넉합니다. 반면 오이와 버섯으로 속을 넣은 만두는 사각사각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일품이어서..여름에 어울리도록 상큼~상쾌..그러면서 개운합니다. 규아상을 적극 추천!!
7. 망고
'07.11.25 11:27 AM가끔
아니 글 있을때 마다
찾아 오는데
쬐끔, 화날라 하네요, 넘 재밋게 사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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