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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작은 아이 생각

| 조회수 : 1,037 | 추천수 : 2
작성일 : 2005-01-15 17:47:33
(지난주  일요일, 오후 늦게 일어난 일입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공사중인데,
월요일에 그 공사의 한 과정으로
교정에 커다란 크레인이 들어와서
32M나 되는 체육관의 보를 올린다고
등교시간이 조정되어 9학년 학생들은
오전 11시 30분까지 등교를 하라고 쪽지가 왔었습니다.
그걸 전해주면서 우리집 작은 아이 하는 말이
그냥 하루 쉬지~ 뭐 하러 늦게 오라하쥐...?

그러더니 토요일 오전내내
친한 영국인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고
한참 수다를 떨다가
결국은 친구네로 놀러가겠다 하면서 짐 싸들고 내려와
데려다 줬습니다. 오늘밤만 자고 오렴...하면서요.
토요일 오후 반나절과 일요일 하루종일 실컷 놀았을텐데
오후 5시 반쯤 전화가 와서는
진지한 목소리로(그나저나 그 아이에게 그런 목소리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됩니다-엄마생각)
"지금 숙제를 하고 있는데요~~"
-더 있다가 오고 싶다는 소리...
"너 어제 갈 적이 숙제 없다고 했잖어?"
-짐 싸들고 내려올 때 물었었습니다.
"어어~ 이건 함께 하는 숙제라서요..."
"무슨 과목인데?"
"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역사요."
-이건 엄마가 도와주지 못하는 과목들...
"몇 시까지 하면 되지?"
"어..어 그게 한 한시간쯤 더 하면 될것 같아요."
-너 더 머물려고 핑계 만들고 있는거 보이는데...
"한 시간이면 끝나겠니? 그럼 7시에 데리러 갈께 나와"
"지금 몇신데요?"
"5시 반야"
뚜뚜...후다닥~
일분이라도 더 놀려고 전화 집어던지고 뛰어나가는 소리 들립니다.

이 아이가 들째 입니다.
정의감 있고 사교적이며,한편 기분파입니다.
(이건 학교 선생님들 표현 그대로 입니다.)
심각한 적도 없고 놀기 위해서라면 거짓말도 살곰 살곰 해가면서
그렇지만 인생이 절대적으로 행복한 아이.
행복하게 살려고 요리를 배워야하고
건강해야 행복하다고 주장하는...그런데
자라면서 몇번쯤은 금새 들통날 가짓말도 해서
추운 겨울에 베란다로 들어가야하는 벌도 몇번이나 섯었고
그래도 약속을 안 지켜서 어느 춥던 겨울날에는
너 자꾸 그럼 이 집에서 엄마랑 함께 못 살아..나가렴...했더니
APT단지 바깥길을 스스럼 없이 돌아 나가더라는
그래, 쫒아가던 형아가 질겁을 해서 데리고 들어오기도 하구...

깡돌이라고,  잔머리 왕이라고 해도
모자랄 것이 하나도 없는 아이입니다.
그래도 가끔 밉지 않은 짓을 잘해서
Credit을 잔뜩 쌓아놓고는 있지만,
이것이 둘째의 특성인지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이쯤해서(13세 20일이 지났습니다)
정말 따끔하게 한번 혼을 내서라도
다시는 사소한 거짓말을 안하도록
그것은  금새 들통이 나고
또 세상에서는 그런게 안 통한다는걸 알려줘야 할텐데
도무지 현명한 방법을 모르겠네요.
오히려 그런 아이를 감싸주려고
엄마도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다가 들키고하니
뭐라 더 할 말이 없네요.

새해 다짐 글에
올해는 더 많이 칭찬 해 주고...뭐 이렇게 혼자 다짐했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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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진(띠깜)
    '05.1.15 6:32 PM

    아이들 키우는 얘긴 언제든지 재미있고 또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제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딱 님 둘째 같았는데, 지금은 아주 똑부러지는 녀석이지예.
    저랑 11살 차이가 나니 올해 29이겠군요.
    근데, 학교 다닐때 지할짓 다하고(못하게 막아도 다해요) 그러다 한번은 엄마가 참다참다
    욱~ 한 마음에 그 찬겨울 다 저녁에 "다 벗고 나가~!!" 했더니 중3짜리 다큰 녀석이 홀랑
    벗고 나가 더라고예. 전 아무리 동생이라도 다 커서 우째 손도 못써보고 동생은 나가고....
    엄마가 두손 두발 다 들고 데리고 도로 들어 오셨지예.
    그런 녀석들이 주로 공부도 알아서 잘 하더라고예. 학원한번 안다니고 서울에 그나마 괜찮은
    대학에 척 붙어 주고서, 4년 내내 장학금 적당히 받으면서(지말로는 더 어려운 아이를 위해
    양보하는 거 라나요?)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스키/스노보드 다배우고,
    여름이면 서울의 유명한 놀이동산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혼자 재미 다보고.....
    그러다 결정적으로 공부를 잘해 대학원 진학을 앞뒀는데, 누나인 제가 그당시 부실한 관계로
    고만 과감히 포기하고 지금은 서울에서 제일 큰 여행사에 취칙해서(취직당시 몇천대 1의
    경쟁에서 당당히 1등으로) 지 관리 잘하면서 너무 인생을 행복하게 잘 즐기고 있지예.

    부모님 뜻 안 거스르고 너무도 잘 들어주는 착한 아들보담은 이렇게 속을 가끔은 썩혀도
    지관리 지할짓 너무도 잘해주는 녀석들이 나중에 꼭 성공 합니다.
    또 그런 녀석들이 나중엔 부모님께 더 효도도 하고예. 너무 멋진 둘째를 두셨구만요~~^^

  • 2. 하늘아래
    '05.1.15 7:24 PM

    ㅋㅋㅋ 잼난 녀석이군요...ㅎㅎㅎ
    제 아들넘은 제가 워낙 무서워서 아직도 꼼짝을 못한다는.....
    제가 학교다닐때 한주먹 날렸다는 전설이..(믿거나 말거나)
    머리가 커지면 아들들은 엄마손에선 안된다고하대요마는...
    넘 귀여븐 둘째넘 많이 사랑해주시고
    큰아들 챙기는거 부족하지 않게 해주세요..(큰애들은 드러나지 않은 손해를 넘 많이 입고살아요.ㅠ.ㅠ;)

  • 3. 무장피글렛
    '05.1.15 9:39 PM

    김혜진님의 <지 관리 잘하면서 너무 인생을 행복하게 잘 즐기고 있지예.>를 믿고 또 믿으며
    이쁘게 봐줘야 하는지...정말 그리되면 더 바랄게 없겠지요.
    아님 하늘아래님 믿거나 말거나 처럼...(엄마가 한때 운동선수였다는 사실을 고지시키며)
    커다란 주먹을 살짝 뵈줘야하는지...그런데 큰아이가 손해를 보며 산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네요.

  • 4. 깜찌기 펭
    '05.1.15 10:00 PM

    무장피글렛님 글을 보면서 뜨끔했던건..
    엄마가 꾸중하시며 나가- 그러면, 진짜 나가서 해질때까지 동네돌아다니며 놀고..
    방에들어가!! 하면 방문걸어잠궈 엄마속상하게 했던 과거가 생각나서리.. -_-;;

    늦었지만, 새해가 밝았습니다.
    가족분 모두 올한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받으세요~ ^^*

  • 5. 헤르미온느
    '05.1.16 2:00 PM

    어릴때 쫒겨났던 기억이 저만있는게 아니군요...흐흐...

  • 6. 미네르바
    '05.1.17 8:45 PM

    ^0^

    우리 아들 이야기군요!!!
    잔머리계의 왕이지요.
    일기 다 썼다고 창문턱에서 보여줘서 확인하니 지난 일기 !
    확인하라고 보여줘서 내용 보니 읽은 내용이라 확인 들어가니 며칠전 일기!


    우리 결론은 공부를 안할려고 머리를 쓰다보니 온갖 잔머리가 다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성은 무지 좋아서 보는 모든 이들이 귀엽다고 하지요.
    (왜냐하면 확실한 인사와 눈웃음)
    친구들에게는 인기가 있는가 봐요.(반장입니다------>요즘 반장 성적으로 안뽑거든요.
    인기순위가 아닐까합니다.)
    둘째 아이들의 특성이 아닐까요?
    엄마한테는 마냥 아기로 보이는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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