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뿌려야 밥나오지 '공사말고 농사짓자' 현수막을 들고 1인 시위
8월 6일 있을 정부의 행정대집행을 반대하고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지키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러 광화문 광장에 나왔다.
무척이나 더웠고 등 뒤에선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도심 속 시멘트 위에서 인공적으로 흩뿌려지는 물을 맞는 것보다 강물에서 헤엄쳐 노는 것이,
시멘트를 식히기 위한 물을 말라가는 작물에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땅에도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다.
마땅히 고향이라고 부를 만한 시골도 없다.
여름에는 인공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고 겨울에는 인공스케이트장에서 썰매를 탔다.
늘 다듬어지고 자연을 흉내 낸 장소에서 살아왔다.
음식은 그저 포장되어 나오는 걸 당연히 여겼고 마땅히 겪은 것도 없었기에
그저 내가 사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렇게 20년을 살아온 내게 팔당은 충격과 감동 그 자체였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로 흙을 디딘 순간 팔당을 내 고향으로 삼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처음으로,
온몸으로 '내가 이 땅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구나'라고 느꼈다.
팔당에는 줄기에 달린 오이가 있고 수확을 기다리는 통밀이 있으며 풀을 뜯어 먹는 염소가 있다.
무엇보다 강변에 콘크리트 도로가 아닌 흙과 갈대가 있다.
나는 팔당을 통해 ‘진짜’를 알았다.
하지만 팔당이 없어지면 다른 친구들은?
시멘트 위에서 물놀이하는 그 아이들은?
팔당이 사라지면 비교해볼 그 무엇도 겪지 못할 것이다.
인공호수, 인공자연, 사람들은 결국 자연이 최고라는 것, 진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의 모든 것을 가짜로 둘러싸고 가짜만 보게 하며 진짜를 파괴하고 있다.
‘돈이 아닌 밥으로 사람이 산다는 것’,
‘우리는 땅으로 살려지는 존재’와 같은 사실을 모르게 한다.
팔당 두물머리는 그걸 알 수 있게 하는 한국 유일한 자연 그대로의 강이다.
무엇보다 땅을 살리는 유기농지다.
정부가 정말 국민을 위한다면 4대강 사업한다고
돈을 뿌리는 게 아니라 씨를 뿌려야 한다.
두물머리 강제철거 반대 유기농 수레 1인 시위가 매일 12시 광화문광장에서 있습니다.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지키기 위한 투쟁, 두물머리 지키기에 함께 해주세요.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임인환 농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