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솔밧님의 사진후기 두 번째입니다. (사진은 밑에 있고요.)
솔밧님께서 두물머리를 위해 널리널리 퍼뜨려 달라고 하셨어요.
마지막 사진 속 분필낙서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는 듯 하네요.
국토청 펜스 안쪽으로는 경찰기동대 버스 한 대가 하루종일 대기하다가 정리집회가 끝남과 동시에 유유히 사라졌지요.
이 쬐끄만 나라에 무슨 전의경이 이렇게 많아서 집회 한 번 할라치면
기본적으로 모인 인원의 3배 이상의 경찰이 따라붙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스스로 생각해도 지은 죄가 많습니까? 국민을 왜 그렇게 무서워 하나요?
행정대집행도 마찬가지예요.
명분없는 공사가 지연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재판결과도 나오기전에 무리하게 경찰력을 동원해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자라나는 생명까지 짓이기려고 하나요?
우리가 두물머리에서 농사짓는 것이 위험한 일인가요?
30년 동안 유기농지였던 땅에서 계속 유기농 농사를 짓겟다는 것과
30년 동안 유기농지였던 땅에 갑자기 쳐들어가 모든 것을 박살내고
벼이삭이 영글기 시작하는 논과 얼마 전에 산란을 시작해 이제 막 쑥쑥 자라나고 있을 논우렁이들, 옥수수, 고구마, 호박,
아욱, 토마토, 오이, 수박, 여주, 콩, 고추밭을 모조리 갈아없고, 청포도 나무와 꿀이 다디단 아까시나무,
오디와 앵두와 청매실나무를 모조리 베어내고 남생이의 산란지와 두더지의 보금자리, 너구리의 은신처를 다 없애고,
어디에나 있는 잔디와 천편일률적인 조경수를 사다 심고 인공적인 구획을 나눠 이름뿐인 야생초밭을 만들어
손으로 뽑는 것조차 죄스러이 느껴지던 잡초들에게 제초제를 부리고 벌레 한 마리 살지 못하게 살충제를 뿌리고
우리가 늘 흙에 대한 예의라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느끼던
보드라운 맨흙에 콘크리트를 부어 땅의 호흡을 틀어막는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일중에
어떤 것이 더 부자연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인가요?
일단 공사부터 하고 혹시라도 대법의 판결이 뒤집힌다면 그때 보상금 좀 던져주면 그만이라는,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임광수 하천관리 국장님,
당신 정말 저질이에요. 돈만 아는 저질.
그러나 당신을 미워하지 않으렵니다.
다만 당신을 동정합니다. 당신의 가족들을, 아이들을, 그 아이들의 아이들까지 동정합니다.
그래서
오는 8월 6일,
우리는 우리가 씨를 뿌린 생명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살아있는 두물머리,
사랑하는 우리 농부 아저씨들, 우리 친구들과 우리 아이들,
그리고 가엾은 당신의 아이들을 위해서
반드시
모든 것을 걸고 두물머리를 지켜낼 겁니다.
우리 함께 공사말고 농사지어요!
우리 함께 행정대집행에 저항해요!
우리 함께 삶을 난도질하는 삽의 시대를 끝내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