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시댁 제사가 있었습니다. 그 전 토요일에 말씀해주셨죠. 회사 끝나고 가겠다고 남편은 그랬구요.
저는 9개월 아기와 집에 있는데 상태 엉망인 집에 이사한 뒤 툭하면 밤새고 구석구석 청소하고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친정 부모님이 갑자기 아기가 보고싶다고 올라오셨고 같이 아는 분 댁에 갔는데 갑자기 남편이 전화해서 오늘이 제사 아니냐 하대요. 3시쯤이었는데 놀라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어요. 바로 시어머니의 호통이 시작되고 너네는 다 죽었다. 뭐뭐 말씀하시다가 너네 오지말라며 전화를 뚝 끊으셨어요. ... 전 멘붕..
저희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사실 시집와서 제사지내는거 처음 봤고 아직 제 머리속엔 명절 차례상이니 제사상이니 잘 입력이 안됩니다. 그걸 준비한다고 하면 일찍 가서 음식준비하는 거 정도만 생각했지 그 이상은 몰라요. 근데 어머니는 전화한번 빨리한다고.. 나중에 알고보니 아침부터 음식준비하셨고 전날 장도 보셨는데 제가 전화도, 오지도 않았다 그거에요. 뭐뭐가 얼마나 비싼지 아냐.. 이러시는 말씀을 듣고 생각이 혹시 저희가 명절때처럼 돈도 드려야되는건가 싶고..
근데 남편은 언질한번 준적도 없고. 자기도 잘 모르는거 같아요.
제가 눈치껏 미리 전화드린건 잘못한거지만 그럴까봐 저번에도 어머니께 저 제사때 할 거 있음 미리 말씀해달라고 부탁드렸건만 한마디 없으시다가 그냥 당일에 너 죽었다 식으로 호통치시는 것도 당황스럽네요.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맘이 풀리질 않아요. 생각중인데 어머니께 대고 말씀드릴려구요. 제가 기독교집안이라 전혀 모르는거 뻔히 아시면서 그러지 마시고 필요한게 뭔지 말씀을 하시라구요.. 저희 어머닌 맨날 저보고 딸처럼 생각해서 그런다하시면서 대놓고 할말 안할말 다하시면서 전 눈치만 살피는게 참 답답하네요.
나는 이렇게까지 한다.. 뭐 그런 극단적인 내용의 조언 말구요. 그냥 평균적으로 한국에서 제사를 지내면 며느리는 뭘하는건가요. 경비는 어느정도 보태는거고 음식장만은 언제부터 가서 하면 되는건지요. 제 속 문드러져가며 착한 며느리 될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어느정도는 해야 남편에게도 떳떳할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