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 여왕벌 스타일인데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파트너가 정해지고 나니 심심하구나. 그래서 여기저기 거들며 참견하는 사람.
영숙: 상황파악이나 자기감정에 무딘 사람. 그러나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돌진. 주로 말로 설득함. 진심으로 경수에게 반했다기 보다는 순자에게 지기 싫다는 목표가 생김.
순자: 질투와 집착 강함. 은밀하고 집요하고 수동공격형.
이 셋 중에서 저는 순자가 싫어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3인방을 미워하고 순자를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왜 나는 순자가 싫지?
옥순이 자기가 심심하다고 만만한 사람 하나를 왕따시키는 건 분명 나쁜 행동입니다.
저는 그렇구나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에겐 그런 성향이 전혀 없으니까요.
옥순같은 사람을 만나면 피하면 되니까요.
영숙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와 비슷한 게 전혀 없어요.
그래서 좋지 않다고 생각은 하지만 별 감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순자는 이상하게 싫어요.
가만 생각해보니까 순자의 집착을 제가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사귀기 전에는 그런 게 없지만, 일단 사귀기 시작한 후부터는 제가 엄청 집착을 했었거든요.
그게 싫고 나자신이 힘들었고 (다 과거의 이야기죠. 지금은 연애세포 사라진지 오래.)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내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인 것 같아요.
제가 순자를 싫어하는 이유가.
내 스스로 싫어서 억누르고 있었던 저 밑바닥 감정의 모습을 순자에게서 거울 보듯이 보게 되니까요.
융이 말한 '그림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순자의 헌신성, 적극성 같은 건 저에게 없지만
그 집착만큼은 마치 나 자신을 보는 듯한
그래서 순자가 싫은 거죠.
자기 감정과 역할에 충실한 순자님은 아무 잘못이 없고
이 싫은 감정의 원인은 제자신에게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