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생생하고 또렷하게 기억이 나서 몸서리쳐져요
친정아빠가 큰아버지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을 안 가시길래 평소 가족들 대소사 끔찍하게 챙기는 분이라 의아했는데
어려서 너무 맞아서 미워서 가기 싫었다고
저는 난생 처음 아는 얘길 하시더라구요
80대 노인이 되도 미움받고 학대받은 기억은 절대 안 지워지나봐요
제겐 시모가 그런 사람이예요
저 신혼 때 너무 힘들게 했던 사람이라
저도 이제 50살 갱년기 오니까
시모가 인간같지가 않아요
이제서야 늙고 힘빠지니 과거는 다 잊자고 어쩌고 하는데 나한테 용서를 구한 것도 아니고
가해자가 잊자는게 이치에 맞는 소린가요
저도 아빠처럼 80대가 되어도 여전히 소름끼치고 죽어도 못 잊을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