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만 보면 과묵해 보입니다.
실제로 저와 둘이 있으면 말을 조심합니다.
문제는 제 주변사람들을 만나면 입이 터져서 미친듯이 헛소리를 합니다.
저희가 잘 살다가 중간에 남편이 사고쳐서 좀 삐걱거렸어요.
다행히 맞벌이 하면서 제가 투자를 꾸준히 해서 지금은 크게 걱정없이 살고 노후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저를 칭찬하다면서 와이프가 투자를 잘해서 재산이 늘었다. 언니가 누나가 투자를 잘해서 재산이 늘었다...이 지랄을 합니다. 누가들으면 재벌된 줄 알거에요.
제 친정식구들포함 주변사람들은 다 저희보다 잘 사는 사람들이지만 만날때 돈얘기, 재산얘기 안합니다.
그 흔한 부동산, 주식에 대한 대화도 안합니다.
개인의 경제에 관한 대화는 실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 암묵적으로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아요.
제 남편은 아주 구체적으로 떠들어요. 와이프가 어떤 주식을 샀고 그것으로 돈을 얼마를 벌었고 ㅠ
이해가 안갈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남편의 저 가벼운 입이 이혼을 생각할 정도의 큰이슈입니다.
그 입만보면 쥐어뜯고 싶어요.
남편은 시집식구외에는 주변에 친구도 한명 없어서 늘 제 주변사람들만 만납니다.
친정가족 제 형제자매들 모임, 가끔은 제 친구들 부부동반모임, 어쩌다 우연히 합석하는 제 지인들 모임.
게다가 제가 화장실에 가거나 잠깐 자리를 비우면 더 자랑질을 합니다.
저희 그렇게 자랑할 만큼 큰 부자 아니고 중산층입니다. 크게 자랑할게 없는 가정입니다.
평소에는 저에게 기죽어서 둘이 지낼때는 말을 안하고 살다가 친정식구들만 만나면 자기 못난사람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은건지 더 허세가 심해요.
제 주변은 남편이 이미 못난사람인거 다 알아요. 저를 보고 만나주고 상대해 주는거에요.
저는 남편에게 늘 타인에게 자랑도 하소연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잘살면 질투하고, 못살면 우습게 보는게 세상이다.
아무말 안해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안다 그러니 제발 입 좀 다물라고 합니다.
자신이 한때는 제법 잘나가다 사고치고 힘들었을때 열등감이 많았었는지 '그때의 자신'을 다른사람들 머리속에서 지우고 싶은건지. ㅠ
자신에게 씌어진 변변치 않은 인간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서 그런거 같아요.
몇년안에 은퇴하는데 재산 반 주고 이혼하고 싶어요.
참을수 없는 저 입, 그것도 저 없을때 저렇게 말하는 비겁함까지 너무너무 싫어요.
작은 자랑거리만 생기면 그 입을 다물줄을 모릅니다. 저 가벼움이 지긋지긋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