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래돼서 장소도 기억이 잘 안 나네요.
63빌딩이었나, 백화점이었나, 광화문 어딘가였나...
높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는데, 중간에 이순재 선생님이 타셨어요.
당연히 젊으셨지만, 그 때도 중후한 어른 역할을 하시던 때였지요.
저도 모르게 어? 하고 인사를 하려다, 아 이분은 나를 모르시겠구나 하고
엉거주춤 인사를 한 것도 안 한 것도 아닌 상태로 있는데
"안녕하세요"하고 친절하게 먼저 인사를 해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저보다 먼저 내리시면서 또 "안녕히 가세요(가십시오였던가는 또 당연히 기억이 안 나네요)"하고 내리셨구요.
참 단정하고 다정하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냥 모른 척해도 될 텐데,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에게도 인사하시던 모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연기대상 받으시면서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신 말씀,
오늘 속상한 제가 다시 보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편히 쉬시기를...


